소비자 "선택권 침해" 반발에
정부 "KC인증 의무화 신중 검토"
한경DB
정부가 KC 인증(안전 인증)이 없는 어린이·전기·생활화학 제품 등 80개 품목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한다는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소비자와 정치권이 “국민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대책 발표 사흘 만에 기존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정부는 발암물질, 화재 위험 등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서만 해외 직구를 차단할 예정이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80개 품목의 해외 직구 사전 전면 차단은 사실이 아니며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께 혼선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부는 지난 16일 유모차 완구 등 어린이 제품 34개 품목, 전지·조명기구 등 34개 품목, 살균제·살충제 등 생활화학제품 12개 품목 등 80개 품목에 대해 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 직구를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 하반기 법 개정을 추진하고, 법 개정 이전에는 다음달부터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입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세법 273조에 따라 국내 반입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일자 ‘KC 미인증 제품의 해외 직구 금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상모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은 “해외 직구 제품의 안전 관리를 위해 KC 인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법률 개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해외직구 규제 논란에 각 세운 與 당권주자들
정책 비판하며 全大 예열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논란에 여권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총선 패배 이후 ‘잠행’을 이어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과도한 규제”라는 글을 올리면서 당권 도전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경제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등이 총선 패배 원인으로 지적되자 소비자들에게 호소력 짙은 민생 아젠다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 안 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 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이 정책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힌 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선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해외직구는 이미 연간 6조7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국민이 애용하고 있고, 저도 가끔 해외직구를 한다”며 “5월 16일 발표처럼 개인의 해외직구 시 KC 인증을 의무화할 경우 그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 일방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며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전날 “취지는 공감하지만,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조 심판 대신 ‘민생’ 힘 받나
여권의 당권 주자들이 정책 현안 비판을 통해 전당대회 ‘예열’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 평가다. 특히 한 전 위원장도 정부와 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취하며 당권 레이스에 사실상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한 전 위원장은 ‘야당 심판’ 프레임을 많이 내걸었는데, 이 때문에 메가시티 등 정책 이슈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으면서도 보수의 가치에 맞는 아젠다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총선 백서 작성 과정에서 ‘이조 심판론’ 등이 패인으로 지적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은 민생·물가 등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게 증명됐다”며 “필요할 땐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할 정책 엘리트로서의 면모가 중요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규제 개혁 등 아젠다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정책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당권 주자들이 이에 집중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이 문제(해외직구 규제)를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만 비판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을 너무나 협소하게 만들어버린다”며 “본질적인 것은 따로 있다. 우리 제품과 유통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다. 우리 손발을 묶는 구시대적인 규제 틀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퇴행적 쇄국정책으로 21세기 흥선대원군이라도 되려는 거냐”며 규제 강화에 이례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사견
해외직구 시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현재 국내 쇼핑 시장이 조금씩 위축 되고 있다. 해외 직구의 문제점은 첫번쨰로 안정성.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의 입에 들어가는 장난감제품이나 실리콘 제품들, 중금속 허용치 초과한 반지등, 안전에 문제가 있는 중국산 제품들을 무분별하게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지않다. 두번째로 환경오염이다. 가격이 싸다보니 불필요한 물건임에도 충동적으로 사게되는 충동구매 심리를 더 자극한다. 결국 몇번쓰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들은 결국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부풀려서 팔기' 도 문제가 크다. 온라인 쇼핑 브랜드 '에이블리'만 봐도,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선 30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옷을 사진도 그대로 쓰지만 몇배로 가격을 부풀려서 판매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더 싸게 살 수 있는 해외직구 쇼핑몰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국내 플랫폼들은 안전한 제품, 퀄리티 있는 제품들을 속이지 않고 판매하도록 노력하며 소비자는 자신의 구매 행동으로 따라 올 수 있는 위험들을 인지하고 항상 신중한 소비를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첫댓글 저는 정부의 KC인증을 통한 과감한 규제가 국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생각했기에 단기간만의 ‘백지화’ 소식이 안타깝습니다. 정부가 하루빨리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만큼은 확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학우님의 사견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에이블리와 같은 국내 의류플랫폼의 제품 다수가 중국에서 수입해오지만 가격은 훨씬 비싸며, 아예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은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소비되며 상당히 고가에 가격이 책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과 퀄리티의 간극을 줄일 수 있게 시장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괄적인 KC 인증(안전 인증)문제는 졸속적인 결정으로 그 시행에 적지않은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란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발암물질, 화재 위험, 어린이 유해성 등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된 제품 등은 국민보호 차원에서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참 딜레마네요 ㅜ 국내시장 물건을 사자하니 비싸게 팔고 해외에서 싸게 사자하니 불안하고 참 물건 구입하기도 힘든 현실이네요,,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