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주산성과 행주대교를 지나면서 애물단지로 방치되어 있는 구 행주대교를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재활용 방안에 대하여 고심한 적이 있다.
구 행주대교는 폭 10m, 길이 1.4km로 안전정밀검사 결과 향후 50년 이상은 사용이 가능한 다리로, 서울시나 고양시가 서로 관리를 거부하여 현재는 국토관리청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한강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관광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모드급 유람선을 띄우겠다는 계획이 있어 건설교통해양부에 철거요청을 하고 있다. 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금년에 철거용역 예산을 확보하여 철거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하겠다고 한다.
나는 평소 역사공원이 된 행주산성과 연계하여 구 행주대교를 터널식 유리 돔을 설치하고, 신세대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태양광과 태양열 시스템을 지붕에 설비하여 브리지 갤러리(Bridge Gallery)를 만들어 이 일대를 아트밸리로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의 역사성과 서울의 관문으로서의 국제적 입지성, 그리고 우리 고양의 독특한 문화·예술성을 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밸리로 자리매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이 브리지 갤러리가 한국의 브랜드를 싣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행랑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와 연결하여 한강에 분수가 뿜어나고, 노을 전망대를 건설하여 서해의 아름다운 석양을 맞이하며, 밤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를 거닌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려진다.
더구나 이곳은 동양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음악가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등 소위 정트리오의 생가가 있어 이를 복원할 경우 예술분야의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21C는 문화와 예술을 육성시켜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하는 시대이다. 미국 뉴욕의 소호나 첼시의 아트밸리처럼 세계적인 예술 촌을 육성하여 문화와 예술을 팔고 수출하는 세계지방화 정책을 구현해야한다.
서울에는 인사동, 북촌, 청담동 등에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밸리가 조성되어 있고, 지방으로는 포천. 가평. 안양. 평창. 파주 헤이리등에서 나름대로 아트밸리를 조성하거나 추진하고 있으나 국가나 지자체의 배려와 지원이 미미하고, 참여하는 예술인들의 적극성 부재 등으로 인적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사동 같은 경우는 예혼(藝魂)이 실종되고 지나치게 상혼(商魂)이 난무하여 진정한 아트밸리로서 명성이 너무나 퇴색되어 가고 있다.
나는 이 브리지 갤러리가 예혼과 상혼이 모두 살아 숨 쉬는 신 아트밸리의 개념으로 문화·관광·예술의 허브로 고양시의 브랜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다.
흔히 우리 고양을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한다. 나는 근자에‘겉만 있고 속이 없는 예술이요. 깊이 동면하는 문화의 동산이다.’라고 혹평을 하는 소리를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