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몇 년 또는 몇 십년간 잘 살던 유명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을 전해듣곤 합니다.
김구라 부인이 수억을 빛을 지거나, 강남길 부인이 왜도하다가 들키거나, 성격차이이거나, 모 아나운서가 속아 결혼했다는 둥, 서세원은 부인을 패기도하고, 결혼해서 신혼여행 가자마자 서로 싸워서 바로 이혼하기도 하고.......
부부관계는 결국 힘들 때 진실이 나타나나 봅니다.
처음 만난 열정이 식지않고 평생을 간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이던 그 순간이 영원하게 된다면,
이혼하는 부부가 하나도 없을 겁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져도,
건강이 나빠져도,
아이를 키우다 힘들일이 생겨도,
어려울 때일 수록 서로 이해하고 고통을 나누고 측은 한 맘으로 살아간다면 이혼하는 일들은 없을겁니다.
두어번의 대피소 예약 실패 끝에 장터목과 벽소령 산장을 예약했습니다.
8/21(금) 밤 11:30 남부터미널에서 증산리까지 바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거기서 명숙씨(?)와 옆지기도 만났지요. 세상 참 좁아요.
8/22(토) 새벽 3시쯤 도착해서 홀로 어둠 속을 걸어올라갑니다. 일정도 2박 3일 일정이라 맘도 여유롭습니다.
이대로 지리산을 즐기다 가렵니다.
혼자 가는 산행이라 무섭지 않냐구요? 뒤에서 자꾸 저를 추월해오는 산꾼들이 많아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 천왕봉 오르다 찍은 칼바위 입니다.
▼ 로타리 산장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식사는 햇반컵반을 준비해왔습니다. 7끼나....전투식량 보다 훨씬 좋습니다....(무겁다고 부인에게 짜증 냈는데, 산행 내내 김치하고 볶음 고추장은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역시 부인 말은 들어야 할 듯... )
▼ 천왕봉 올라가는 끝 물입니다. (심장이 이상하긴 하군요. 평지 길도 호흡이 되지 않기도 하다가, 저 고바위 길이 내내 넉넉한 숨을 쉴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산행내내 현수막에 제일 많이 써있던말은? "국립공원 사망사고 1위는 심혈관질환자 (심근경색,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입니다." → 제가 모두 가지고 있는 것들이군요.
그 다음 많이 걸린 현수막은? → "곰 출연 주의 아니, 출현", 무서운 곰을 풀어 놓고 주의 하라고 하네요.
곰 대응 방안 현수막을 요약하면 ? 1) 혼자 다니지 마라.
2) 곰을 보면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을 찍지 마라
3) 절대로 뒤돌아서 도망가지 마라
4) 곰이 덤비면 저항하라
위 4가지가 안되면? 5) 몸의 주요 부위를 감싼 채 죽은 채 하라. (한마디로 곰의 의지에 맡기라는 거죠.)
▼ 천왕봉 정상에 도착 했습니다. 오전 11시 쯤에요... 증산리에서 무려 8시간 결렸네요.. 힐링 힐링 ~ 이라고 자기위안 합니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는 성격이라 정상 인증도 셀프로 합니다.)
* 정상에서 간이의자에 온 몸을 맡기고 지리산 내음을 음미하다 간이의자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 순간 저에게 쏠렸습니다. 아 ~ ○ 팔립니다. 많이~. (* 몸무게가 100kg 이상이어서 그런건 절대 아닙니다.)
▼ 천왕봉 정상에서 찍은 사진 입니다. 몇 번 와보지는 않았지만, 맑은 날을 보여준 적이 없는 지리산 천왕봉 입니다.
내려 서려는데 명숙누님 내외가 오셔서 같이 장터목 산장까지 갔습니다. 세석까지 가신 답니다. (전, 장터목 ~ 날로 먹지요.)
▼ 천왕봉 장터목 산장에서 저녁 식사 후 6시 쯤 자고, 잠깐 잠을 잤다고 생각했는데 담날 새벽 6시 였습니다. 주변엔 모두 일출을 보러 산에가서인지 저 혼자 자고 있네요. 오랜만에 정말 긴 잠 잤습니다. 다음 잠자리는 벽소령 산장 까지 입니다. 아주 아주 여유롭죠.
장터목서 아침 먹고, 세석서 점심먹고, 벽소령에 도착했습니다. 일찍이 저녁 먹고 6시에 잠에 듭니다. 낼 새벽에 일어나서 노고단, 성삼재까지 최대한 빨리 가기위한 거죠. 그러나.....
* 7시쯤 막내 아들이 다쳐서 응급실에 갔다고 큰 딸, 처재, 엄마, 장모가 전화가 왔습니다. 부인에겐 연락이 안됩니다. 벽소령서 바로 내려가야하는지 고민 많이 했지만.... 곰이 무서워서 포기 했습니다. 진짜요... 곰은 왜 풀어 놓았나요? 지금 풀어논 곰들이 야성을 되찾고 커지면 정말 인명피해 사고 날 지 모릅니다.
* 생각해보니, 내가 항상 없을 때마다 막내 아들이 다쳤네요.
- 산우회 갔을 때 목욕탕서 뒤로 자빠져 뒷 머리 꼬맷습니다.
- 사진반 갔을 때 피아노에 부딧쳐 이마 꼬맷습니다. 1년동안 상처 없애는 약 바르고, 레이져 치료 했습니다.
- 이번에 지리산 왔는데 하록 선장 수준의 상처가 이마에 생겨버렸습니다. 또 1년 동안 상처 없애는 약 바르고, 레이져 치료 해야 합니다.
* 누구 잘못일까요? 물론 부모 잘못입니다. 서로 탓하면 안됩니다. 지훈이 커서 수능 본 후 연예인 전문 성형외과에 가서 수술해주면 됩니다. 지금부터 성형수술적금 부으면 됩니다.
* 부인이 새벽 마다 웁니다. 자기 잘못이라고~ 내가 아니라고 설득합니다. 이번 주 내내 그럽니다.
* 오늘 아침엔 부인이 통장을 하나 건네옵니다. "내가 콩나물값 아껴가며 모은 돈이냐. 이 돈으로 당신 원하는 차 사아~" → 무섭습니다. 부인은 요즘 다이어트 해서 그 작은 키에 7kg이나 살이 빠졌습니다. 4kg만 빼면 처녀시절 몸무게랍니다. 큰 딸이 고3이라 매일 잠을 늦게 잡니다. 이래 저래 부인이 정신적으로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위로해 줍니다. "애가 고3인데 추석 연휴에 어디 놀러가는 건 무리잖아? 혼자 무전여행 해도 돼? 뭐, 백두대간 하려는 건 아냐.~ 그냥 내 인내력 테스트 차원이고, 내가 있으면 당신 신경 많이 쓰이니까.....그리고 수능기원 100일 금주도 하고 있는데 무전여행 하면서 풍수 좋은 곳에 가서 수능 잘 보라고 기도도 할 수 있고....."
부인 曰 " 하고 싶은데로 하세요." → 무섭습니다만, 일단 승낙으로 알고 있습니다.
* 월요일 새벽 4시에 벽소령 산장을 나와 정신없이 노고단 쪽으로 걸었습니다. 막내 아들 걱정에 밤세 잠을 자지 못해 무척 힘이듭니다. 연하천 산장에 가다보니, 일출이 올라오네요. 맘이 조금 누그러지네요.
▼ 새벽 4시에 벽소령산장에서 출발해서 노고단 산장에 오후 1시에 도착 했습니다. 9시간 걸렸네요. 점심도 안먹고 걸었는데, 확실히 느리긴 느리네요. 성삼재에서 3일만에 씻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가화만사성이 맞습니다.
* 버스 시간을 잘 못알아서 4시가 넘어 지리산휴게소에서 1만원짜리 비빔밥과 3천원짜리 만두를 시켜 먹었습니다. 맛은? 드셔보라~
▼ 연가 이틀째인 화요일날 도마리 주말농장에 갔습니다. 오후 내내 보슬비를 맞아가며 다섯 시간 동안 밭일을 했습니다. 15평 3고랑 밭 풀 뽑기, 돌고르기 등으로 밭을 정리하고 나니 한기가 들고 감기 기운까지 있습니다. (그래도 모종은 좋을 겁니다. 비가 와서~)
* 제 뒤에 95,96,97번이 제 밭입니다. 96번에 배추 모종 90포기 심었습니다. (절 반은 중간에 솎아 먹을 겁니다.)
* 대나무로 표시해 둔거 보이시죠? 빈 밭을 만들어 놓아 매주가서 시금치, 알타리무, 쪽파, 대파, 갓(돌산갓, 얼청갓, 적갓) 등을 순차적으로 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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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와서 보니 이마와 눈썹만 다쳤네요. 0.5cm 만 더 갔으면 눈을 다쳐 큰일날 뻔 했습니다. 이 정도에 감사하자고 했습니다.
* 이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아들이 안쓰러워 일찍 퇴근하고, 이 번주 내내 터닝매카드 사주었네요. (1개 3만원에서 5만원 까지 합니다.)
* 토요일인 내일은 내곡동 밭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쌈채소류(청로메인, 적겨자, 치커리, 꽃상추, 적로메인, 아삭이 상추, 적치, 셀러리, 신선초, 케일, 레드치커리 등)를 심을 겁니다. 오다가 돈까스 사주기거 잊으면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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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작년 추석에는 100산 하느라 혼자 산행한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무전여행을 해볼까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조언해 주십시요. 절대 백두대간 아닙니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저녁 늦게 산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단, 새벽 산행은 가능)
9월 24일(목) : 심야 서울 → 구례기차 탑승
9월 25일(금) : 연가사용, 구례도착 → 성삼재이동, 성삼재 → 만복대 → 고기리, 노치마을 (1박)
9월 26일(토) : 노치마을 → 여원재 → 고남산 → 매요마을 (2박)
9월 27일(일) : 매요마을 → 복성이재 → 봉화산 → 광대치 → 중재 (3박)
9월 28일(월) : 중재 → 백운산 → 영취산 → 깃대봉 → 육십령 (4박)
9월 29일(화) : 대체 공휴일, 서울 상경
10월 경 좋은 날을 골라 2박 3일로 덕유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삿갓골재 대피소와 향적봉 대피소를 이용할 예정입니다. (물론 인터넷 예매이니 운이 좋아야 하겠지요. 향적봉은 15일 전 전화 예매만 가능함.)
* 오랜 만에 들어와 이야기가 길어 졌지만, 노래 말 처럼 "인생은 미완성이고, 행복은 언제나 마음 속에 있는 것이고,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입니다. 그리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입니다."
모두들 행복한 주말 되세요.
보스 올림.
첫댓글 ㅋㅋ~~백두대간 맞네요~~
절대아니긴~~머~~~맞구만~~~
큰 숙제 하나 하셨네요..
원래 시작이 무서운 법인데~~시작은 했으니쭉 이어가세요~~백두대간
응원할께요
멋지네요~~
방가방가~ 보쓰님^^
후기 잼나게 보고 갑니다~
홧팅하세요~!! 저도 응원합니다~^^
아들은 그만하기 정말 다행이네요~ 애들 키우다 보면 다치는건 순간이드라고요...
밭에 모종이 아주 싱그럽고 귀엽네요^^
빈 밭이 무성해 지면 또 인증샷 ~ 보여주세요~
보스님 화이팅~~
계획잘세우셔가지고 꼭성공하시길~~
김장거리 좀주시나요???
ㅋ.....땀을 뻘벌 흘리면서 들고올라간 의자가 뽀사지다니....이렇게 슬플수가....어느 특정 제품이 아니길...
보스님의, 그 동안 은둔의 안과 밖을 모두 본듯합니다...미래의 계획까지도..
항상 느끼는거지만, 보스님 참 능력있으십니다.
부인의 스트레스를 위로하다말고 4박5일 배낭여행 허락을 얻어내시다니...
협박을 하신건지...처녀, 총각시절의 권모술수가 지금도 먹힌건지.....아뭇튼, 존경합니다.
그리고, 이건 또 뭡니까?
대간을 우리보다 앞서시겠네...이를 어쩐다.....게름을 조금 피웠더니만...
암튼,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습니다.
수고하셨고...화이팅!
의자 어떻게여???? ㅎㅎ 저는 그 의자 브랜드를 알고 있는데......ㅎ
거기서 에이에스 될껄요...?
수고하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