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철도탐사여행기 15편 <리조트특급-유후인노모리>
대망의 유후인노모리의 출발은 앞으로 50여분뒤인 2시40분. 뭔가 조금이라도 많은걸 봐두기 위해서 우리는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일본의 거리는 차가 왼쪽으로 다닌다는 것과 높은 건물을 찾기 어렵다는것(대도시에 아닌한) 외에는 그다지 크게 특징적인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배가 고파져서 식당을 찾아서 돌아다녔는데 마땅히 뭔가 먹을만한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걷고 또 걸었다-_-;;

상점가로 추정되는 거리.. 길이 딱딱 맞춰서 나있고,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슈퍼도 있고..옷집도 있고...
이런걸...아케이드 라고 그러던가...?
네모를 그리면서 역주위를 크게 돌았는데...중간에 전자상가가 보이길래 냉큼 들어가서 일본의 최신 AV기기들을구경했다... 40인치 액정TV에...PDP에...비싼것들이 나를 유혹했다(라지만 어차피 돈 없음;). 확실히 가격이 한국보다 싼듯했다. 환율을 생각해도 그렇고..체감물가를 생각해도 그렇고... 아무튼 거기서 그렇게 열심히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2시25분...;; 뭔가 엄청나게 위험하다 싶어서 막 뛰었다..(어째 매일 뛰는것 같다ㅠㅠ) 역 뒷문에 헐레벌떡 도착하니 2시34분이었다. 배가 무지무지 고팠던 우리는 얼른 에키벤을 한개씩 고르고, 후다닥 개찰구를 통과해 타는곳으로 올라갔다. 뭔가 많은 관광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후 대망의 리조트특급-유후인노모리가 들어왔다.
탑승열차-30 키하71계 특급'유후인노모리4호'
이용구간-벳부(別府)→유후인(由布院) 14:40 ~ 15:47
이동거리-54.5KM
정상운임-2,300엔
열차평가-★★★★★
유후인노모리는 크게 키하71계의 1세차량과 키하72계의 2세차량이 있다. 이번에 유후인으로 가면서 탄 차량은 1세이다.(2세는 유후인에서 하카타로 갈때 타게 되는데, 2세의 소개는 다음편에 하도록 하겠다) 1세는 키하 71계로써, 유후인쪽의 관광객들을 위해 JR큐슈가 완벽하게 리조트특급화 시켜서 만든 차량이다. 일반 특급열차와는 컨셉부터가 다른 차량이라고 볼수 있다. 기관사,차장외에도 레이디가 3~4명이나 탑승하는 관광특급열차이다. 큐슈에 간다면 885계와 함께 꼭 타기를 추천하는 열차중 하나이다.

10년정도 된 열차라곤 하지만 꽤 멋지다...
앞의 젊은 분은 무려 차장님;

복도에는 이런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원목의 우아한 느낌을 준다.

유후인노모리는 전차 지정석으로써, 지정석권이 없으면
아예 탈수가 없다. 사진은 차내의 모습. 멋진 조명이 돋보인다.

언뜻보면 색도 바랜것 같고 안좋은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편하다.

이걸 타면 꼭 마치 관광버스에 탄 듯한 기분이 든다...레이디누님이
뭔가를 열심히 소개하는 모습을 찍어보았다.
열차에 타고 자리에 앉아 짐을 푼 우리는 열차의 내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물론 이제까지 탄 카모메나 츠바메쪽도 멋졌지만 이 열차는 그런것과는 컨셉자체가 틀리다고나 할까... 꼭 추천하는 열차중 하나이다-_-b 하지만 열차구경도 배가 고프면 할 수 없는 법... 우리는 아까 사온 도시락을 꺼냈다. 일본의 특급열차는 반드시라고 해도 될정도로 모든좌석에 도시락용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다. 도시락을 먹는 승객을 배려한 좋은 서비스이다.

조림반찬도시락(?) 470이라는 가격에 비해 맛도 괜찮고,
특히 양이 많아서 엄청 좋았다. 반찬 의외로 양이 많다;

심심해서 한 번 펼쳐본 유후인노모리 메뉴판...
유후인노모리도시락-1200엔,유후맛도시락-780엔등등...
살인적인 가격에 치를 떨었다...(그 외 기념품들도...엄청난 가격;;)
벳부에서 출발한 열차는 일단 오이타를 향해서 아까 우리가 온길을 거슬러 달렸는데, 안내방송을 통해서 옆에 지나는 바다와 그외 여러가지것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역시 리조트특급은 달라도 뭔가 달랐다-_-b
이 유후인노모리에 사용되는 키하71계 차량은 디젤동차지만, 좌석을 일반차량보다 높게 설치해서(초고상구조또는 하이데커형이라고 한다)엔진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았다. 역시 리조트특급다웠다. 열차는 오이타역을 지나자, 유후인으로 가기위해 규다이본선(久大本線)으로 진입했다. 조금 달리고나자 금새 창을통해 보이는 풍경은 아득한 시골풍경으로 바뀌어있었다.


산도 펼쳐지고, 논도 펼쳐지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편안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쉬고있던 우리는 열차의 놀라운 서비스를 얘기하면서 천천히 유후인을 향해 가고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우리는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승객들에게 차장모자를 빌려주고, 승차기념판을 들게해서 사진을
찍어주는 정말 초 감동의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ㅠㅠ
내 생에 이렇게 차장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게 되다니...
지금도 그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감동에 젖어 있는 우리를 태운 열차는 드넓은 들판들과 숲을 지나서 목적지 유후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어느새 유후인에 다와가길래 나는 내리기전에 열차의 구조를 봐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열차는 총 4량 편성으로써 3호차에는 카페테리아카가 있다고 했다(우리나라의 식당칸과 비슷한 개념). 그래서 그걸 보러 3호차에 갔는데...으윽...문을 열자마자 웃으며 인사하는 레이디들의 압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돈도 없었고, 사먹을것도 없는데 뻘쭘하게 서 있기가 뭣해서 사진도 못찍고 돌아와버렸다(지금 생각해보니 참 후회가 되는 부분이기도하다)
돌아와서 자리에 앉아서 좀 쉬고 있자 열차는 유후인역에 도착했다. 유후인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내렸다. 우리도 일단 유후인구경을 하기 위해(원래 일정에는 없었는데, 5일째 일정을 변경하면서 이렇게 일정을 바꿔버렸다)같이 내렸다.

유후인역의 모습. 아담하고 예쁜 건물이다.

유후인역을 나오면 바로 앞에 보이는 유후다케(우리말로 치면 유후봉)
의 모습. 화창한 날씨, 맑은 하늘등 관광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저 많은 관광객들은 이제 온천도 가보고, 하룻밤을 보내면서 편안하게 즐길테지만...우리는 갈길이 바빴다... 하카타로 가는열차는 1시간 20분후에 있었으므로, 온천과 공기로 유명한 이 유후인을 최대한 구경하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서 역을 나섰다. 유후인에서는 어떤것들을 보고 느낄수 있을까? 두근두근 하는 기대를 품고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유후인노모리...1세든 2세든 정말 최고였어요~ㅠㅠ
정말 최고의 관광특급열차라 봅니다~ ㅋ
앗-_- 그러고보니 제 얼굴 공개군요(;;;)
왼쪽이 접니다..쿨럭쿨럭
첫댓글 저 손동작은;; 그랑피티;; =ㅁ=;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전에 탔더니 크리스마스휘장을 들고 기념사진 찍어 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