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1727차 백두대간23-2구간 화령재-신의터재-지기재 산행기
산행회수 석봉 제1727차 백두대간23-2구간 화령재-신의터재-지기재
대상산 윤지미산538m 경북 상주시 내서 화서 화동면
날짜 2011년 2월13일(일)
거리 산행 시간 15.1km(도상) 5시간25분 (1차 5시간27분)
산행 시작 시간 장소 13일 10시45분 화령재 상주시 화서면
산행 끝남 시간 장소 13일 16시10분 지기재 상주시 모서면
날씨 맑음 동해안 폭설 불구 온화하고 눈 없음
주요 코스 별 시간
10:45 화령재320m 표석 도로 팔각정--2.8㎞/55분--11:40 윤지미산538m 표석 이정표(12:55 식사-13:20 식사 후 출발)--7.8㎞/175분--14:35 신의터재280m 도로 표석 소공원--4.5㎞/95분--16:10 지기재250m
참가 인원 15명
참가자 명단
강창모 장선수 서진경 정철교 전광우 노병복 김형구 조종임 최계순
김수환 진하준 홍근우 이재규 김종걸 김철우
부산 도착 시각 13일 21시10분 롯데호텔 앞
교통편 35인승 관광버스
회비 35,000원
관련지도 1:50000 관기 상주
세부 산행 코스
10:35 화령재 도착--10:45 화령재 산행시작--10:50 상주-청원 고속도로 위 통과--11:00 도로 만남 3분쯤 가다 왼편 산길 진입-11:40 윤지미산538m 화령2.9km1시간 신의터재9km3시간10분--12:04 이정표 화령4.4㎞
1시간30분 신의터재7.5km2시간40분--12:55 식사--13:20 식사후 출발--
13:30 무지개산 갈림길 화령7.3km2시간40분 신의터재4.5km1시간30분--13:44 노간주나무 서식지--14:04 화령재9.7km3시간30분 신의터재2.2
km40분--14:10 서어나무 서식지--14:35 신의터재--14:50 신의터재 출발--15:20 오른편 잘 정리된 포도과수원--15:36 지기재1.9km40분 신의터재2.8km1시간--16:00 도로 우측 들판--16:05 대간알림목 왼편 산길진입 곧 도로로 나옴--16:10 지기재 도로 버스정류장 표석
식사 목욕 상주시내
산행 대장 김철우010-9318-8382
석봉산악회 051-895-0732
다음카페 석봉 산악회(pssukbong)
찬조
김영희 100,000원 서진경 밀감1상자 조종임 달걀20개
산행 이모저모
동해안은 폭설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산골 마을은 고립돼 세상이 떠들썩한데 내륙인 경북 상주지역엔 눈이 전혀 오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그러고 보니 작은 나라가 아니라 큰 나라다.
화령재는 지난달 16일 혹한이 몰아졌던 그런 날이 언제 있었느냐고 되묻는다. 찬 기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스치는 바람이나 고개 마루 공기까지 약간의 따뜻함이 스몄다.
산길에 눈은 없다. 녹았던 땅 속이 아주 단단하게 얼어 잘못 디디면 오르막이라도 몸이 휘청댄다. 그 외는 나무랄 데가 없는 길. 선두는 횡허케 달려간다. 얼마 걷지 않아 버스로 여러 번 지나쳤던 상주-청원 고속국도 화서2터널 위 산줄기를 지난다. 고속국도를 달리는 차량 굉음이 매끄럽지 않은 우둘투둘한 메아리로 귓전을 괴롭힌다.
바람이 자는데다 햇볕이 고루 퍼진 탓인지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산행하기 안성맟춤이다. 걸음걸이에 속도가 붙어 쌩쌩하고 작은 바람이 일어날 정도다. 오늘 코스 중 제일 높은 이름도 특이한 윤지미산을 쉽게 올랐다.
예전에 없었던 이정표가 약1km 간격으로 갈래길이나 착각하기 쉬운 곳에 세워져있어 산행을 눈감고 해도 될 정도다. 이정표를 세운 상주시청이 고마운 관청이라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속도를 내지 않아도 빨리 가는 길. 산줄기가 높지 않아 힘이 덜든 탓인지 웃고 떠들면서 걸어도 이정표에 나온 거리가 쑥쑥 줄어들어 더욱 신나게 걷는다.
햇볕 잘 드는 양지에서 점심을 한다. 풋풋한 이야기와 웃음꽃에 자지러지자 주변 나무들이 화들짝 놀라 풋풋하게 일어선다. 꿀맛 같은 점심이 안긴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름도 아름다운 무지개산 갈림길. 여기서 고스락까지 200m 밖에 안되는 데다 마음만 먹으면 갔다 올 수 있는데도 세 번째인데도 정상을 마다하고 대간길만 간다. 게으름 탓이다.
노간주나무 군락지, 서어나무 군락지를 지났다.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산길을 내려서니 신의터재. 지리산 중산리 위쪽 계곡에 있는 칼바위보다 더 큰 백두대간 표석이 버티고 섰다. 소공원으로 꾸며진 신의터재는 낙동강과 금강 분수령이란 간판이 백두대간 지도와 함께 있다.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 머물지 않고 쉽게 사라지는데도 어떨 때 오래된 정황히 정확하게 나타난다. 두 번째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이 신의터재에서 비박을 했다. 지금부터 5년전쯤인데도 그 때의 정경이 사진처럼 펼쳐져 나 혼자 기분 좋은 시간의 늪에서 헤맨다.
늦여름인데도 모기가 많아 모기향을 긴 의자 여기저기에 놓아두고 잠을 불렀다. 새벽에 일어나니 맑고 맑은 공기가 싱그로운 액체처럼 온 몸을 감싸고 도로는 펄쩍 뛰는 싱싱한 생선 같았다. 엷은 안개는 이내 햇살을 받아 사라지고 찬란한 하루가 푸르게 열리고 있었다.
신의터재는 임진왜란 때 왜군을 도륙하고 순절한 의병장으로 인해 얻은 이름. 한일 합방 후 일제가 민족정기를 끊기위해 어신재로 불렀으나 근래 다시 신의터라는 이름을 되찾은 역사현장이다.
신의터재에서 지기재까지 4.5km는 백두대간에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산다운 산이 없다. 저 건너편에 이보다 높은 능선이 있는데도 하필이면 언덕 같은 이곳이 백두대간이라니 어이가 없다. 들판을 둘로 가르는 야트막한 산줄기라 도로를 거닐거나 포도밭 가장자리, 인삼밭 옆을 지난다. 바로 아래편에 동네가 드문드문 보인다. 아침 저녁에는 밥 냄새가 흘러 들어올 것 같아 혼자 걸어도 전혀 외롭지 않을 대간길.
사과, 떡, 빵, 유자차, 밀감을 먹기 위해 별 힘들지 않는데도 쉬고 쉰다. 쉬는 게 이력이 나니 참 재미있다. 걷고 쉬고, 쉰 뒤 걸으니 도로도, 산길도 다 재미있다. 어떻게 되나 하고 머뭇거려지는 곳에는 이정표가 있다. 능선이 개인 땅이라 도로로 나왔다가 산길로 들어서고 다시 도로를 나와 내려가니 지기재다.
지기재에도 신의터재와 같이 커다란 백두대간 표석, 금강-낙동강 분수령 안내판, 백대대간 안내도에다 버스정류소까지 있다. 10시45분에 화령재를 출발, 오후 4시10분에 지기재에 도착했으니 15.1km를 5시간25분에 걸었다. 예상했던 6시간보다 35분을 줄였다. 이런 대간코스가 가끔 있다면 참 좋을 까 너무 편해 그렇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