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친구들' 이야기
여 희 숙
우리 동네 도서관은 어디일까?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서울 광장동에 이사 온 것이 벌써 5년이 되어 갑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는 살 수 없을 거라고, 포항에서 오래 오래 살거라고 마당 넓은 집도 장만하고 나무도 심고 꽃씨도 뿌렸습니다. 그래서 일터를 서울로 옮긴 남편과는 주말 식구가 되어 3년을 버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다시 내려 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남편 말에 남은 식구들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보다 내 마음 바꾸기가 더 쉽다고 하던가요...
낯선 동네 서울로 이사 와서 이웃으로부터 제일 처음 소개받은 곳은 백화점도 슈퍼마켓도 아닌, 바로 도서관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동네 사람들이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느낌이 전해져 왔습니다. 잘 모르는 길을 묻고 더듬어 처음 가 보았던 그날의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동네 사람들이 도서관을 소개하며 짓던 그 웃음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열람실 창가, 강을 향해 놓여있는 자료실 의자에 앉으면 서울이 아니라 한가로운 강촌마을에 와 있는 듯한 도서관, 거기에 훌륭한 서비스까지.......광진구로 이사 왔다고 하니까 그 자리서 대출증을 만들어 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사서 선생님들에게서 저는 제법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공기관에서 받는 이 느낌도 아주 특별한 것이었지요.
그런데 살면서 보니 우리 동네는 늘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어요.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이를 시장에서 만나고 그이를 또 도서관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눈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이웃이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도서관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는 자연스레 책 이야기도 나누고 요즘 아이들이 너무 책 읽지 않는다는 걱정도 함께 하면서 더 깊이 정이 들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은 아주 특별하지요.
도서관에 힘이 되는 사람들
그러다 작년 9월, 가을이 시작될 즈음이었습니다. 우리 도서관에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라는 큰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광진구민이 모두 한 책을 읽고 그 책을 매개로 대화와 토론을 전개함으로써 구민으로서의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을 마련해 보는 이 행사는 외국에서는 이미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그곳에서는 한 도시가 한 책을 함께 읽고 활발한 토론을 전개한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사람과 삶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 저는 그 행사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걸음은 쉽지 않겠지만 우선 한 도서관이 한 책을 읽는 일부터 시작하면 우리도 10년 쯤 후에는 한 도시가 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꿈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또 사랑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일인지라 평소 도서관에서 많은 기쁨을 얻고 누려왔던 우리들은 자연스레 '우리도 도서관에 힘을 좀 보태보자.'고 하였고 그래서 '도서관에 힘이 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즈음에는 해마다 도서관 예산이 줄어들어 도서관 운영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 것이 도서관은커녕 학급문고도 변변치 못한 곳에서 자란 저였지만 포항공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교육재단에서 근무한 뒤로 제 눈높이는 하염없이 높아져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엄청난 장서를 마음껏 이용하다 우리 동네 도서관의 장서를 보고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미래를 만드는 도서관'이란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도서관과 도서관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꿈이 더욱 커져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지요.
도서관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꼬드겨 우리도 도서관에서 뭔가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우리는 더 자주 도서관에 나가게 되었고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서선생님들과도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전력이 들통 나 도서관 독서교실에서 자원봉사 강의를 하게 되었고 학부모 대상 강연도 하게 되고 보다 적극적으로 도서관 일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힘사'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한 참 뒤였습니다. 도서관이 좀 어수선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바로 그 때가 도서관 운영 주체가 문화원에서 광진구 시설 관리 공단으로 바뀌는 시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즈음 한 책 읽기 행사가 시작되었고 도힘사 첫 일은 한 책 읽기에 필요한 책을 사서 기증하는 일이었습니다. 행사 기간은 짧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책 200권을 사서 기증하였습니다. 그 책은 행사 기간 중 돌려 읽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광진 구내 초등학교에 도서관도 알리고 행사도 홍보할 겸 나누어 기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도힘사 회원들이 조용히 회비를 내어 봉사하자고 하며 시작하였지만 기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책 시장을 열어 기금을 마련해 보기로 하고 몇몇 출판사에 협조를 얻었습니다. 반품 도서를 기증 받아 싼 값에 판매하여 수익금 전액을 도서관 발전에 쓴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받았지만 정말 좋은 책만 받는다는 원칙이 있었으므로 책 시장은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단숨에 수익도 얻고 친구들 활동도 알리게 된 책 시장은 우리 도서관의 재미있고 인기 있는 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들은 언제 또 하느냐고 기다리게 되었구요.
모여서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회원들에게도 뭔가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들이 나와 그럼 특강을 한 번 들어보자 하였습니다. 우선은 회원들 중에서 한 강의씩 맡기로 하고 기회가 닿으면 주변에 아는 분들을 모셔서 들어 보자고 하였구요. 그렇게 자주 모여서 차도 마시고 책도 함께 읽고 특강도 듣다가 '도서관 친구들'이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서관 친구들
모여서 도서관 활동도 돕고 스스로 공부도 하면서 우리는 오늘날의 공공 도서관에는 단순한 자원봉사 모임뿐만이 아니라 공공 도서관의 주인으로서 도서관의 운영과 활동을 돕고 도서관의 진정한 가치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게 하는 모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하나도 없지만 유럽이나 캐나다 같은 나라에는 이미 5000개가 넘는 '도서관 친구들 모임'이 있어 도서관이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즐거운 일은 함께 만들어가며 단순한 이용자모임이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건강한 참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지요. 특히 영국이 몇 년 전 우리나라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도서관 친구들이 있는 도서관과 없는 도서관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는 강의를 듣고 우리는 작은 모임으로 조용히 봉사하자던 처음 생각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임으로서의 '도서관 친구들'이 되기로.
우리들의 생각이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물론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김영석 교수님의 강연회였는데요. 함께 해보자고 꼬드겼던 저도 사실은 특별한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도서관을 좀 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우리 회원들은 우리가 도서관을 위해서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한 동기와 이해를 얻었으며 이름도 '광진 도서관 친구들'로 바꾸었습니다.
모임
도서관 친구들은 매주 월요일 10시에 도서관 이야기 방에서 모입니다.
첫 주 : 친친 모임
둘째 주 : 견학이나 행사 준비와 정기 모임을,
셋째 주 : 친구와 명사의 초청특강,
넷째 주 : 그 달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기.
도서관 친구들 대부분이 30대에서 50대까지 엄마들이 되다 보니 자연히 아이들 교육에 마음이 가서 특강은 주로 교육이 주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교육환경 속에서 보다 멀리 내다보고 우리 아이들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우는 지혜도 나누고 힘도 모읍니다.
조직
'조직' 이렇게 말하니까 우스운 생각이 먼저 납니다. 17명으로 시작한 모임에서 회장 한 사람, 부회장 두 사람, 총무 두 사람, 서기 두 사람 이렇게 하고 보니 절반이나 임원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씩 한 이유는 매주 나와야 하니 혹시 부담스러울까봐 번갈아 나와도 좋도록 그리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회원이 150명이나 되어서 조직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친구 모임을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되었습니다. 1주년을 기념하여 정기총회를 열어 조직도 새롭게 구성하고 할 일도 나누어 맡았습니다.
부서는 회장단 이하 기금모금부/ 문화부/ 홍보부/ 자원활동부로 하였고 동대문 정보화 도서관 친구들이 생긴 것처럼 이웃 도서관에서도 도서관 친구들이 생기고 있어 서로 긴밀하게 연락하고 협조 할 수 있도록 대회협력팀도 두어서 조직 구성을 마쳤습니다.
운영
김영석 교수님 강연회를 듣고 난 후 우리는 다시 모여 우리 모임의 운영과 방향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고 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 회칙을 마련하였으며 친구하기 신청서나 도서관 친구를 알리는 홍보지도 제작하였으며 정기 월요 모임에 필요한 회의록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뒤에 첨부합니다.)
도서관의 협조
우리 도서관에는 사서과장님과 사서 선생님 한 분이 우리 도서관 친구들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자료들을 모아서 계속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친구들이 도서관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보내 주어 우선 인간적으로 감동하게 합니다. 정기적인 모임 장소 제공부터 각종 인쇄물과 자료 준비, 도서관 친구들 활동 알리기, 행사 협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아낌없는 지원에 우리 도서관 친구들은 도서관에 힘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을 받고 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 동안 한 일
-기증 :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책 200권, 종합자료실과 어린이 열람실 독서대 100개, 이야기 방 암막 설치, 간이 전시회용 전시대(이젤) 15개
매달 회비를 내 모으고 작년 가을과 올 여름, 두 번의 책 시장을 열어서 좋은 책을 도서관 이용자들께 알리고 판매도 하여 수익금 전액은 도서관에 독서대와 한 책 읽기 운동에 필요한 책으로 기증하고 이번에는 아이들 이야기 방에 암막을 설치하여 더 효과적인 독서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문화 행사 주관 : 친구 특강 5회, 초청특강 5회, 달빛 낭독회 열기
달마다 도서관 친구와 작가, 명사들을 초청하여 특강을 열어 도서관 예산 부족으로 전면 중단된 문화행사 중 강연회를 맡아 친구들과 일반 이용자들이 함께 들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 달빛 낭독회를 열어 여름 밤 강변 도서관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자원 활동 : 책 읽어 주기, 광진 어린이 토론교실 열기. 소식지 발간 협조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행사 중 광진 어린이 토론교실을 열고 토론대회도 하였습니다. 토론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토론 학교 만들어주세요.'라며 졸랐고, 아이 어머니들께서는 아이 키우며 처음으로 '시키지 않아도 공부하는 거' 보았고, '공부 그만하고 제발 잠 좀 자라'고 해보았다며 기뻐하시던 모습은 오래 우리 모두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캠페인 / 로비 : 도서관 정책 질의서 제작 전달
지난 5월에 있었던 지자체 선거 기간 중 구청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하여 미리 준비한 광진 도서관 정책 질의서를 전달하였으며 구청장 당선자와 면담을 통해 도서관 친구들을 알리고 지속적인 협조를 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역주민 연계 활동 : 친친 행사
매 달 첫 주 월요 모임과 토, 일요일 이용자가 많은 시간에 도서관 로비에서 친친 행사를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 친구들을 알리고 도서관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도서관 친구가 되고 싶고 우리 도서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도서관에 도서관 친구들이 생겨나 또 그 친구들과 연대하여 도서관이 우리 동네에서 가장 소중한 곳, 우리가 일하고 공부하고 생활하는 중심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지키고 싶은 원칙
-기쁨 나누기
정기 모임 외에 가졌던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과 파주 출판단지, 어린이 도서관 연구소와 푸른 꿈 도서관 견학은 곳곳에서 싹트고 있는 작은 도서관들의 싱싱한 움직임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한 시화전 관람이나 각종 문화 행사와 전시회 참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느꼈던 기쁨을 친구와 나누고 나아가 모든 이웃과 함께 나누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함께 성숙하기
매월 한 권의 책을 정하여 함께 읽고 있습니다. 지금은 토론이라기보다 이야기 나누기 수준입니다만 함께 꾸준히 책을 읽는 것, 그런 활동을 통해 함께 성숙해 가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사색하고 행동하며 자신을 성숙시켜 가는 것. 그러한 시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가 만나는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기금 사용
기금은 친구들이 낸 회비와 수익사업을 통한 수익금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기금은 전액 도서관 발전을 위해 쓰기로 합니다. 그러므로 회원들의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각자가 능력과 의지에 따라 나누어 부담합니다.
약간 어려운 점
-지난 8월 1일 중앙일보에 우리 도서관 친구들 활동이 소개되고 난 뒤 도서관 운영주체인 시설관리 공단 관계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듣고 있습니다. 특히 예산 지원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신중하게 풀어가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IT강국이라지만 독서환경과 도서관 시설에서는 아직도 꼴찌에 가까운 우리나라라고 합니다. 기준에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력과 OECD평균 3% 수준의 예산에는 더 할 말을 잃었구요. 이러한 현실은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일이겠지요. 정책적인 배려와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함께 꾸는 꿈
17명으로 시작한 '도서관 친구들'이 이제 149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우리 모임 소식을 들은 친구들 중 광진 구민이 아닌 친구들은 전국에서 '후원친구'가 되어 회비를 내 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그 친구들은 어쩌다 텔레비전에서 광진구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번쩍 뜨인다는 말을 합니다. 마음에 있어야 보인다고 하지요.
저는 이제 남편 회사에서 제공한 사원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기간이 다 되어서 올 가을엔 우리 집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아마도 광진구를 떠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벌여놓은 일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 헤어지기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지난 5월에는 '주식회사 장성군'이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였습니다. 지자체 선거가 있는 달이기도 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는 지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의미에서 그 책을 선택하였습니다. 시골 작은 군에서 지난 10년간 받은 상금만 100억이라고 하더군요. '장성을 변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하였는데 교육의 힘이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우리는 생각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세상이 변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바로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게 될테니까요.
우리는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또 새로운 것을 꿈꾸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영혼의 갈증을 푸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 이 세상에서 큰 길을 내고 앞서 큰 걸음을 걸었던 사람들이 한결 같이 자신을 키운 가장 위대한 장소로 기억하는 곳, 그리고 우리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곳, 그곳이 우리 도서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이 담긴 책을 찾아 읽는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 또한 시키지 않아도 책을 읽게 되겠지요. 그래서 부모와 아이가 손잡고 도서관에 나와 그곳에서 꿈을 키우고 마음의 폭과 깊이를 더하여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나아가게 될 때 세상은 우리가 꿈꾸는 바로 그런 세상이 될 것입니다.
저와 우리 도서관 친구들은 그곳에 힘이 되고 기쁨이 되고 싶은 친구들이 1000명, 10000명, 10만 명이 되어 어깨동무하고 함께 가는 꿈을 꾸어 봅니다. 희망이 생깁니다. 조용하고 느려서 변하는 것 같지도 않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가보고 싶습니다. (2006.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