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사람과 차량이 다니는 소통의 수단입니다. 길을 통해 물건이 오가고, 정보도 퍼지며,
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재회의 기쁨도 이루어집니다. 이런 길 중에서 가장 붐비고 활력이
넘치는 길은 고속도로겠지요. 1970년도에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는 한국이 폭발적인 고도성장을
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고속도로는 쓸쓸합니다. 너무 쓸쓸해서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북한의 동과 서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고속도로인 평양원산 고속도로는 길이가 196km에 달하며, 북한의 6개 고속도로 중 가장
길이가 긴 고속도로입니다만, 구글어스로 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 수를 세어보니 불과
183대 뿐이었습니다. 평양개성고속도로(162km)는 이보다 더 적은 115대의 차량만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더군요.
강원도 법동군을 지나는 평양원산 고속도로 (Photo by Kernbeisser)
평양원산 고속도로는 1970년에 준공된 남한의 경부고속도로에 자극받아 1972년에 착공하여 북한
건국 30주년이 되는 1978년에 개통되었습니다. 산악구간이 많아서 공사 도중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당시 공사현장을 취재했던 전 조선중앙방송 기자 장해성씨는 고속도로 건설
공사장에서는 변변한 중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많은 군인들이 원시적인 노역에 시달렸다고
증언합니다.
"평양원산 고속도로 건설할 때 마식령산맥 통과하는 10리굴이 제일 어려웠는데, 나 거기에 취재를
나갔댔는데 사람이 수없이 죽었소. 가스가 너무 차서 완전히 앞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소. 한사람이
두 시간만 있으면 쓰러지면 그거 막 줘내다가 길바닥에 널어놓고 정신 차릴 때까지 기다리고..."
417km인 한국의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는 불과 2년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거의 맨 손으로
만들다시피한 197km의 평양원산 고속도로를 만드는데는 무려 6년 반이나 걸렸습니다.
2차선~4차선의 콘크리트 도로인 평양원산고속도로는 평양 낙랑구역에서 시작하여 중화군, 상원군
(이상 평양직할시), 연산군, 수안군, 곡산군, 신평군, 평산군(이상 황해북도), 법동군(강원도)을 거쳐
원산시 석우동까지 북한의 동서를 가로 지릅니다.
중간에 이 고속도로의 유일한 휴식처인 신평휴계소가 있으며 도로변에는 수안광산 ·백년광산 등
여러 개의 금광 ·탄광 ·중석광산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도로는 함흥, 흥남, 나진 등 동해안을 잇는
경제적 ·군사적 용도와 그 밖에 원산 ·금강산 지역을 찾는 관광객 수송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고속도로의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 북한에서 제일 길고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고속도로임.
- 중앙분리대가 없어서 평지에서는 비상활주로로 사용 가능.
- 이용하는 차량이 극히 적음 (하루 1천대 내외 추산), 북한의 다른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임.
- 속도 제한이 없음. 그러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노면상태가 열악해서 속도를 내기는 어려움.
- 당연히 톨게이트도 없고, 무인단속카메라도, 주유소도 없음.
- 고속도로 주변마을은 북한의 여타 지역에 비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으며, 현대식 아파트도 많이
들어서 있음.
-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 사람, 트랙터, 우마차까지 같이 다니고 있음.
평양직할시, 황해북도, 강원도를 가로 지르며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평양원산고속도로를 달려 보겠습니다.
북한에서의 사진 촬영은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만,
외국인에게는 일부 허용되기도 하나 봅니다.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해서 생생한 사진을 촬영한 Kernbeisser, Eckart Dege, K. E. Arnesen, Gom씨
등의 사진들과 구글어스를 캡쳐한 사진들을 통해 평양원산고속도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 구글어스로 본 평양원산고속도로 노선도 ]
[ 고속도로 출발점 : 평양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
거대한 모습의 기념탑. 나중에 도로확장 할 때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도로 위에 떡하니 만들었을꼬....
멀리선 본 기념탑 모습 (Photo by K. E. Arnesen)
구글어스로 위에서 바라 본 통일 3대헌장 기념탑 모습입니다. 대동강 남쪽 2.3km 지점에 있습니다.
[ 평양개성고속도로와 평양원산고속도로가 갈라지는 분기점 ]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남쪽 1.9km 지점에 있습니다. 여기서 동쪽으로 빠지면 본격적인 원산행이 시작됩니다.
[ 동명왕릉 ]
평양원산고속도로와 접해있는 고구려 시조 동명왕의 능입니다. 동명왕릉은 평양시 중심에서 22km떨어진 역포구역 용산리(구 진파리)에 있습니다. 이 동명왕릉에 대해서는 남한과 북한의 역사학자간에 견해가 다릅니다. 먼저 북한은 이것이 무덤이고 원래 국내성 주변에 있던 무덤을 장수왕이 천도할때 옮겨온 것이라 주장하고 남한은 장군총처럼 무덤에 사당이 있었고 이것은 가묘(형식적인 시신이 없는 묘)이며 실제묘는 국내성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차가 없어서 한적하기 그지 없는 평양원산고속도로 풍경들 ]
차는 없고 가끔씩 사람들만 이용하는...
황해북도 곡산군 곡산읍 주변의 기암괴석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평산군을 지나는 평양원산고속도로
자전거가 다니는 고속도로. 하얀색 기둥은 유사시에 대비한 차단벽인듯... (Photo by K. E. Arnesen)
강원도 법동군을 지나는 평양원산고속도로. 인도인지 고속도로인지... (Photo by Eckart Dege)
황해북도 신평군에 있는 도로표지판. 어설프지만 귀엽습니다. (Photo by Kernbeisser)
구글어스에 포착된 산사태가 난 아호비령 터널 입구
[ 평양원산고속도로 주변 마을들, 풍경들... ]
평양직할시 상원군 상원읍 어귀. 어디가나 선전구호와 선전탑은 빠지지 않는다는...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연산군. 사람들이 모여서 퇴비 만드는 작업을 하는 중...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수안군의 수안 금광 모습 (Photo by Eckart Dege)
황해북도 수안군의 고속도로 주변마을. 여기에도 선전탑이 우뚝...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곡산군 곡산읍 전경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곡산군 농가 풍경. 지붕 위에서 말리는 고추가 정겹네요. (Photo by Eckart Dege)
황해북도 신평군의 경사지 밭. 급비탈을 알뜰하게 개간했네요. 최근에는 이런 경사지 밭 때문에 가뭄과 홍수에 취약하다 해서 경사지 밭들을 없애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지만 식량 부족 때문에 한계가 있겠지요.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신평군 마을. 어디서나 그렇듯이 경사지 밭이 마을을 포위했네요...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신평군의 정겨운 농가주택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 신평군 도음리 마을 (Photo by Kernbeisser)
강원도 법동군 도찬리 마을. 산비탈을 알뜰하게 개간했네요. (Photo by Kernbeisser)
강원도 법동군에 있는 마을 흔적. Kernbeisser씨에 의하면 수년 전에 방문했을 때에 비해 상당히 많은 고속도로 주변 마을들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농산물 절도를 막기 위한 감시대가 인상적... (Photo by Kernbeisser)
고속도로 주변의 현대식 아파트가 들어선 마을 (Photo by K. E. Arnesen)
[ 평양원산고속도로의 유일한 휴식처, 신평휴게소 ]
구글어스로 신평휴게소를 위에서 본 모습
신평휴게소 건물 모습1 (Photo by Kernbeisser)
신평휴게소 건물 모습2 (Photo by Gom)
신평휴게소 옆의 피크닉장과 얼음이 얼은 신평호수 (Photo by Kernbeisser)
여름철의 신평호수 모습
신평댐. 멀리 신평휴게소가 보입니다. (Photo by Eckart Dege)
[ 고속도로와 사람들 ]
고속도로를 따라 장마당에 가는 아낙네들 (Photo by Kernbeisser)
700능 선정각에서 고속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사람들 (Photo by Kernbeisser)
려명귤 앞의 사람을 태우고 가는 트랙터 (Photo by Kernbeisser)
신평휴게소의 주차장에 세워둔 트럭에 올라탄 군인들과 주민들
사람과 자전거를 싣고 달리는 트럭 (Photo by K. E. Arnesen)
군인들을 태우고 가는 승리 58호 트럭 (Photo by Kernbeisser)
고장난 승리 58호 군용트럭. 나무를 연료로 하는 목탄트럭입니다. (Photo by Kernbeisser)
[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아름다운 풍경들 ]
두무강 골짜기를 통과하는 문바위굴을 동쪽에서 본 모습 (Photo by Kernbeisser)
서쪽에서 본 문바위굴 (Photo by Kernbeisser)
700개의 산봉우리가 보인다는 700능의 설경 (Photo by Kernbeisser)
황해북도신평군 두무강 골짜기의 려명굴입구 (Photo by Kernbeisser)
고속도로에서 바라 본 남강의 저녁 풍경 (Photo by Kernbeis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