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구락부를 아십니까? 군대에서는 일명 주보라고도 하는 PX 이지요.
나는 1961년 8월28일 논산에서 입대하여 군대생활을 했는데, 훈련후 배치 받은 곳이 인제를 거쳐 양구 모 부대 였다. 배치 받자말자 한 사병이 끌고 갔는데 알고 보니 대대장 소관 사병구락부라는 곳이었다. 소대장한테 인사도 하지않했는데... 주보장이란 분은 제대를 3개월 앞둔 분이었고 PX요원은 나와 같은 학보(00군번)2명과 일반병 상병 한분이었다.
사병구락부라는 곳은 흐름한 볍집지붕을 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하는 일이란 본부및 사단본부에서 공급하는 PX 물품을 파는 일이었다.
그런데 PX 물품이 사병한테 별로 필요치 않는 화장품류 및 과자류 등이었는데, 다만 막걸리 와 빵은 사병들이 즐겨 사먹는 물품이었다. 빵한봉지에 7-8원 술 한되에 7-8원이었다. 양도 적고 맛도 그렇고 해서 우리는 밀가루, 팥 설탕 및 이스트를 사서 자체 찐빵을 만들어 팔았다. 찐빵은 맨 좌측 당시 제대를 앞둔 인천출신 김상병이 만들고 나는 주로 솥에 넣어 찌고 꺼내 파는 작업(?)을 했다.
밀가루 한포를 찐빵을 만들면 약 2000개가 되는데 연료는 군대 석탄이고 인건비가 들지 않으니 원료비인 밀가루, 설탕,팥값정도 밖에 들지 않으니, 그야 말로 꿩먹고 알먹는 장사인데, 사병들한테 비싸게 팔 수없어 PX공급 빵보다 절반값에 공급(?)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 비공식인지라 사단 PX 차가 떴다하면 찐빵 솥 재료 일체를 숨겨야했다. 그러나 이것이 사병들에게 좋고, 또 우리 PX 운영에도 좋으니 계속 했다. 그 당시 거의 모든 전방 PX 에서는 이렇게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전방의 사병들은 모두가 배가 고파했다.
그런데 문제는 결제 수단이었다. 군대 급료(당시 이병, 일병 130원, 상병병장 150원인가 했음) 걸고 외상으로 하는데 외상장부를 만들어 놓고 서명을 받거나 군번을 인주에 묻혀 결제 하곤했다.
한번은 외상장부가 급료일 앞두고 일부(중대별 장부가 있었다)를 잃어버렸다. 큰일이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대대장에게 보고하여 각 중대장한테 압력(?)넣어 자기 외상값을 적어 신고하도록하여 대부분 건질수가 있었다 ㅎㅎㅎ.
개중에는 남의 속도 모르고 나한테 와서 "외상값이 얼마냐? 묻곤 했지만 적당히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다... 암튼 이것 때문에 혼 쭐이 났다.
암튼 나는 이렇게 군대 생활을 팔자에 없는 빵장사를 1년여 하고 제대를 했다. 지나고 보니 한숨의 추억이다. 벌써 50년 전 일이다
여기에 보이는 그때의 동료 PX요원들이 보고 싶다...
첫댓글 PX 물고기가 둥둥 떠있는 막걸리도 마셨지요.
PX병이 야간에 몰래 개울물을 양동이에 떠서 희석했더랍니다
PX 술팔때, 우리 주보 뒤에 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그곳에서 세수하곤 했는데, PX차가 올때면 밤에그개울에 나가서 몇바깨스 퍼와서 술순화 시켜 (사병들독한술마시면 사고친다고 자위 하면서?), 한번은 사병 몇명이 술마시다 물고기 나왔다고 소리치지 않는가? 가서보니개울물고기 한마리가 떠있지 않는가? 그래서 내가 그랬지! 술마시는데 고기 안주가 있어야 않는가고?!..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