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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연구 28 – 전간
양ㅇㅇ(44세, 여, 3병동, 본원입원일 2010.6.15.)
2008.7.2. 본원에 처음 입원한 이후 치질이나 재활 치료를 위하여 본원을 잠시 떠난 적은 있으나 간질 발작이 계속 있고 뇌수술 후유증으로 입원시킬 수밖에 없었음. 전간약은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받아옴. 3세 때 뇌막염을 앓은 이후 간질이 있었음. 고교 때 신경외과에서 2차례 뇌수술 이후 보행 불가.
2009.3.27. 본원에 재입원 당시 (페니토인 200mg+발프로에이트 1000mg+토파막스 200mg+카바마제핀 400mg+ 디아제팜 10mg+알프람 0.5mg+브렌딜 400mg+락토바이 500mg/day)를 복용하고 있었으나 2~3일에 한 번 발작이 나타남.
2009.5.25. 재활치료를 위하여 퇴원할 때 (발프로에이트 1200mg+카바마제핀 800mg+디아제팜 20mg/day)를 복용하며 15일에 한 번 발작이 왔으나 대발작으로 심하게 와서 간병인이 더 힘들어함.
2010.6.15. 재입원하러 왔을 때 정신과의사의 처방은 (발프로에이트 1200mg+카바마제핀 800mg+아티반 1mg+토파맥스 100mg+가바펜틴900mg/day)로 2가지의 항경련제가 추가되었지만 발작 빈도는 별 차이점이 없었음. 발작 없이 2일이 지나면 또 발작이 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오지만 대발작으로 심하게 오는 경우는 2~3개월에 한 번이라 약은 그대로 먹기를 원해서 1년간 거의 약물 변동이 없었음.
2011.6.10. 가바펜틴 1200mg으로 올리고 리보트릴 2mg을 추가하며 나머지 약을 끊어나가자 발작 빈도가 늘어나 발프로에이트와 카바마제핀을 급히 원래대로 병용함. 이후 2세대 항경련제(가바펜틴, 토파맥스, 라모트리진)가 별 도움을 주지 못하여 중단하고, 2009년5월 퇴원시의 처방(발프로에이트 900mg+카바마제핀 800mg+디아제팜 20mg/day) 수준으로 돌아옴.
2011.7월12일 마지막 발작 이후 왠일인지 현재까지 의식 소실이 없음.
2011.11.15. (발프로에이트 900mg+카바마제핀 800mg+디아제팜 10mg/day)
2011.11.29. (발프로에이트 900mg+카바마제핀 600mg+디아제팜 10mg/day)
2011.12.27. (발프로에이트 900mg+카바마제핀 400mg+디아제팜 10mg/day)
그토록 자주 오던 발작이 지난 6개월간 왜 멈추었는지 소생도 모릅니다. 참으로 기이하고 감사합니다. 여고시절 간질을 치료한다고 뇌수술만 받지 않았더라도 휠체어에 의존해야만 하는 신체장애인은 안 되었을 것이고, 정상인으로 이제 살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울화가 치밉니다. 아래에 이 환자를 보며 3년 전에 전간에 대해 정리한 글이 있어서 함께 올립니다. 아울러 최근 6병동에서 있었던 ㅇㅇ규 환자의 라모트리진 복용으로 유발된 피부발진, 경상대 신경과에서 처방받아온 케프라에 대한 임상의사로서의 2세대 항경련제에 대한 소견과 지난 31년간 임상의로서 간질병에 대한 소회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잦은 메스꺼움으로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52--->44kg로 내려와서 1월8일 아침 채혈한 결과 발프로에이트의 혈중농도가 108ug/ml(치료농도 50~100)로 조금 높았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인 1월9일 채혈결과 혈소판이 66000/ul으로 떨어졌음이 발견되어 당일 모든 약물을 중단하고 디아제팜 10mg만 복용하게 했더니 1월11일 6개월 만에 발작이 왔습니다. 페니토인 200mg을 복용하게 했고 현재 1주일이 지났지만 재발작이 없습니다. 떨어진 혈소판도 1월11일 84000/ul, 1월13일 89000/ul, 1월16일 150000/ul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고, 메스꺼움도 사라져 모든 것이 호전된 상황입니다. 발프로에이트의 독성은 혈소판과 백혈구(2600-->3700/ul)의 조혈기능을 저하시킨 결과였고 장기 입원중인 환자로 자칫 놓치기 쉬웠을 터인데 혈소판 저하가 발견되고 적절한 조처가 이루어져 다행이었습니다.
지금도 사회복지법인 산하의 기관이나 요양시설에는 뇌성마비나 정신지체아들이 함께 기거하고 있으며 그들의 상당수가 간질을 함께 앓고 있습니다. 오랜 소아과 처방의 관행처럼 페노바르비탈과 페니토인의 복합처방이 주종을 이룹니다. 그러나 대부분 페니토인의 단일 처방으로 바꾸어도 그 발작의 빈도는 비슷합니다. 지금은 많이 변했습니다만 간질약을 공급하던 장미회의 처방도 대부분 페니토인과 페노바르비탈의 복합처방이었습니다. 요즈음은 페니토인과 발프로에이트, 카바마제핀의 복합처방으로 변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대부분 복합처방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발작이 없어지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덜 오게 하기 위해서 복합처방이 필요할 수 있지만, 단일 약으로 줄여도 발작이 없어지는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즉 한 가지 약물로만 치료해 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는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의 무성의와 무지에 불과합니다.
간질 발작의 조절이 잘 안 되어서 2세대 항경련제[토피라메이트(토파맥스 정 등), 라모트리진(라믹탈 정), 비가바트린(사브릴 정), 옥스카바제핀(트릴렙탈 정), 레베티라세탐(케프라 정), 가바펜틴(뉴론틴 정, 가바틴 정 등)]를 첨가하거나 교체한 경우 기존의 항경련제보다 이점이 없다면 5~6가지 항경련제를 복용시킬 일은 아니라 봅니다. 6병동의 ㅇㅇ규 환자에게 라믹탈 복용 이후 온몸에 붉은 반점이 부풀어 올라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을 의심하여 경상대병원 피부과로 급히 이송하였고, 경상대 신경과의 처방은 케프라였으나 발작의 빈도는 1세대 항경련제를 복용할 때와 비슷하였습니다. 멈추지 않자 점차 증량하여 케프라 2000mg으로 증량되었으나 발작 빈도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본 사례의 환자에게도 라믹탈을 시도했으나 발작은 더 나타나고 결국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2세대 항련제가 2가지(가바펜틴과 토파맥스)가 다 소용이 없다는 생각으로 다른 주치의에 의해서 첨가되었던 2세대 항경련제를 다 뺐는데 오히려 발작이 멈추었습니다. 메스꺼움으로 인해서 체중 감량 때문인지 발프로에이트가 900mg으로 줄어 있었는데도 독성 혈중농도(108)를 보였고 혈소판과 백혈구까지 낮아진 경우였습니다. 이번에 함께 복용했던 카바마제핀을 400mg까지 감량하여 복용했지만 2주간 발작이 없었습니다. 이상에서 보듯이 2세대 항경련제들이 새로 개발되어 비싸기만 하고 별다른 이점이나 차이점이 없었다는 점에 임상의사는 주의하여야 합니다. 특히 보호 환자에게 하루 5000원이 넘는 처방을 내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국립대학병원이니 가능한 처방이었으나 개업가의 병원에서는 처방 낼수록 병원은 손해나는 경우이고, 환자의 결과도 차이가 없다면 해서는 안 되는 처방입니다. 조절이 잘 안 되는 간질 환자에게 2세대 항경련제들이 별 이점이 없다는 게 소생의 생각입니다. 2세대 항경련제의 처방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6병동 환자의 보호자에게도 그런 설명을 했고 대학병원까지 가서 처방을 받지 않기로 했고 원래 본원의 처방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본 사례의 경우, 혈소판이 과다하게 떨어져서 모든 항경련제를 끊고 페니토인 200mg만으로도 현재 발작이 없습니다. 외과적인 수술 후유증으로 20년 가까운 세월 주 2~3회 오던 발작이 왜 멈추었는지 짐작도 하기 어렵습니다. 추측하건데 뇌에서 전기적인 균형을 찾는 기능이 저절로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는 설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로 손상을 입힌 뇌조직의 부위가 저절로 조금 회복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아니면 본원 원장님의 기도 덕분일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본원에서 이런 기적이 자주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최근 6개월 발작이 없는 동안에는 1세대 항경련제가 한 가지였더라도, 용량을 더욱 낮추었더라도 발작이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됩니다. 발작이 멈추고 3개월만 경과하여도 불필요한 항경련제가 2중으로 처방되는 것은 아닌지 처방권자가 스스로 살펴야함을 느끼게 해준 경우였습니다. 오랜 세월 항경련제의 복합 처방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혈소판의 심각한 감소가 약물의 감량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은 결국 불필요한 약물의 독성에 대한 반응입니다. 복용하던 항경련제를 모두 끊자 급속히 회복되는 혈소판의 수치를 보면 장복하는 약물의 독성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라는 사실을 처방권자가 알아야 합니다. 필요 이상의 약물은 장복하면 우리 인체에 전부 독물질일 뿐입니다. 페니토인이 초창기의 항경련제라 200mg이면 현재 월 1800원의 약가이니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되고, 환자에게도 어느 때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방권자는 어느 환자든 이와 같은 노력이 선행되어야 의사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2012.1.19. 새벽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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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전간, Seizure Disorder, Epilepsy, Convulsive Disorder)
정신과가 의과대학생들에게도 미친병과 지랄병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정신병약물과 항경련약물의 개발이 반세기의 역사에 불과하다보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신병은 죽은 사람(Dead Person), 간질은 天刑(하늘이 내린 징벌, 악마의 저주)이라는 무서운 표현들이 있어 왔습니다. 간질은 인구의 1(0.3~1.5)% 정도의 유병률로 옛날에는 동네 창피하여 집의 제일 안채나 헛간에 땅을 파서 자식을 가두어두고 먹을 것을 주며 죽어주기를 기다리던 시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간질이 정신과 질환이 아님에도 정신과에서 오랜 세월 진료를 담당하여온 이유는 신경과전문의 교육과정이 늦어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신경과의 전공의 과정이 늦어진 이유는 어려운 진단을 내리고 나면 의사가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중요한 질환이 많아서 정신과(간질), 내과(뇌졸증, 뇌출혈, 연탄가스중독, 여러 가지의 근무력증), 소아과(열성간질, 소발작), 신경외과(뇌수술후 간질, 간질의 수술적 치료)에서 나누어 분담하여온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에야 신경과 학회가 처음 생겼습니다. 1983년에야 신경과전문의가 처음 배출되어 제가 신경과전문의 자격증은 있습니다만 전공의 과정 중에 3개월의 신경과 파견근무가 고작이었고, 겨우 뇌파를 어설프게나마 판독할 정도입니다. 간질을 제외하고는 25년간 진료한 신경과 환자가 없어서 사실 신경과전문의의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간질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정신과에 근무하는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사들의 부끄러운 모습이기도하나 여러분들이 바른 정보를 가지고 계시면 장차 어처구니없는 의사들은 저절로 퇴출되리라 보고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입니다. 우리병원에 멀쩡히 잘 걸어 다니던 여고생이 간질의 외과적 수술 후에 40세가 넘도록 평생을 눈물 속에 보내며, 이제야 체념 속에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휠체어에 의존하여 겨우 이동하는 분이 있습니다. 수술 후 간질 발작의 횟수는 더 늘어났습니다. 최근까지 항경련제의 복용을 대학병원의 신경외과전문의가 내리고 있었으며 항경련제의 종류가 무려 5가지였고 어느 약도 치료적인 농도에 도달하지 않을 용량이었습니다. 즉 명백하게 대학병원 신경외과의 엉터리 처방입니다. 현재 3가지로 줄였으며 2일마다 오던 경련도 15일마다 오는 정도로 줄었습니다. 발작이 더 이상 자주 안 온다면 약물도 한 가지 더 줄여볼 예정입니다.
위궤양과 같은 병을 놓고도 내과의사와 외과의사는 의견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2개월 이상 제산제를 지속적으로 복용시키는 내과의사도 문제이고, 툭하면 수술로 덤비는 외과의사도 문제일 수 있습니다. 다른 병원에 가더라도 어차피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을 터이니 내가 수술하겠다며 잘라난 멀쩡한 충수가 대부분인 외과의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정신분열병이 아닌 환자인 줄 알면서도 보호자의 원에 의하여, 장기입원을 시키기 위하여 정신분열병의 진단을 내린 것도 모자라 정신장애 진단을 내리는 정신과의사도 문제입니다. 말썽꾸러기 아이를 장난이 너무 심해 부모가 감당이 안 된다고 저능아들의 교육기관에 입소시켜서 정신지체의 진단을 받게 하여 거기서 잘 한다고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했던 기관이나 정신지체 진단서를 발행한 의사나 저절로 퇴출되는 시절이 올 것입니다.
항경련제의 복용으로 한 번도 발작이 오지 않을 만큼의 조절이 가능한 확률이 80%에 이릅니다. 그런데 아기들의 성장 과정을 보면 소발작이 오거나, 뇌막염을 앓거나, 고열로 인한 열성 발작이 오면 먼저 소아과의사와 상의하고 치료받게 됩니다. 고열이 나고 뇌막염을 낫게 해준 소아과의사가 너무 고마우니 간질이 후유증으로 남아도 그대로 소아과로 가게 됩니다. 소아과의사가 뇌막염 치료 후에 소아신경과로 보내는 게 아니라 소아과의 간질 담당 소아과교수에게로 보내는 게 현실입니다. 소아과의 간질 담당교수는 그 학문의 뿌리가 너무 약하고 이론적이지도 않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결과도 소아신경과에 비하면 월등 떨어집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소아 간질은 소아과교수가 담당하여 엉터리 처방을 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소아과로 워낙 환자들이 몰리다보니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고 환자 수도 얼마 없는 소아신경과에서는 벙어리냉가슴 앓듯이 그냥 쳐다봄이 현실입니다. 제가 왜 엉터리라고 말할 수 있느냐 하면 약물을 너무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면서 단일 약물이 가능할 환자도 부지기수일 터인데 단일 처방을 시도도 하지 않는 처방전을 많이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우리병원 환자의 신경외과 처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경외과 수술이나 잘 할 일이지 신경과 환자를 붙들고는 여러 가지 약을 모두 미달되게 사용하여 2일마다 발작이 오는데도 스스로가 가장 잘해 주고 있는 양 환자를 그냥 진료함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였습니다. 더욱이 환자를 그 지경으로 만든 신경외과의사가 거제도에서 큰 병원의 원장으로 내려와 있음을 여러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간질의 수술적 치료는 극히 제한적이어야 함에도 수술적 치료가 가장 좋은 방법인 양 설명하며 시술하여 그 지경으로 만든 환자 수가 다반사였다면 의사면허증을 반납하는 게 도리일 것입니다. 언제인가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교수들의 진료로 인해서 대학병원 경영에의 기여도를 평가했다니 그의 반대급부인지, 스스로 교수라는 자만심의 극치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결론은 간질병은 신경과전문의가 다루는 병이며, 정신과에서 잘 조절이 안 된다면 대학병원의 신경과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숟가락을 떨어뜨린다던가, 깜박 정신을 잃는 소발작의 경우도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고 성장하면서 소멸되는 수도 있고 대발작으로 이행하기도 합니다. 우리병원에 입원중인 정신지체아들의 발작은 참 어렵습니다. 몇몇은 2가지 이상의 약물을 시도할 것입니다.
강의 때에 있었던 얘기이지만 간질중첩증(Status Epilepticus)이 오면 5% D/W 500cc에 Diazepam 30mg을 섞어서 빠른 속도로 정맥주사(dripping)하면 멈춘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를 기대합니다. 간호사만 있는 오지이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응급실이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에 발작을 멈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간질이 50% 정도입니다. 즉 간질의 원인을 알게 되는 경우가 반은 된다는 얘기입니다. 뇌결핵, 뇌기생충, 뇌막염, 뇌수술 후유증, 뇌종양, 뇌농양.. 등등. 신경외과의 감마나이프 시술로 발작 횟수나 약물의 용량이 줄어드는 좋은 효과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감마나이프 시술도 신경과전문의와 먼저 상의함이 원칙이겠으며 뇌의 한정된 부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될 때에 시술합니다. 두개골절제 없이 하는 방사선 시술입니다.
2009.5.21. 아침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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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연구 29 – 몰린돈의 효과(과체중을 해결해가는 환우들)
반ㅇㅇ(여, 35, 초등교사, 2010 결혼, 발병일 2006, 본원초진일 2011.8.9.)
‘교회 사람들과 종교단체의 사람들이 나를 쫓아다닌다. 나를 잡아서 억지로 사모를 만들려고 한다.’는 관계망상으로 2006년에 1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자이프렉사 15mg을 계속 먹다가 내원 3주 전에 10mg으로 감량했으나 여전히 잠을 10시간씩 잔다고 했습니다. 힘들어도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프록틴을 복용했으나 도움이 안 되어서 안 먹고 있고, 인지치료를 받으며 명상을 자주 한다고 했습니다. 잠자는 시간이라도 줄일 겸 설피딘(설피라이드) 400mg을 1개월 처방해 주었으나 자이프렉사에 오래 길들여져서 복용하지 않았으며 본 카페의 체중 감량에 대한 상담 글들을 보고 12월23일 재차 내원했습니다.
155cm에 65kg이었습니다. 정신과 치료 이후에 67kg까지 늘었다가 덜 먹으려는 노력으로 2kg가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정신과 치료 이후 잠만 퍼져 자고 30% 이상의 체중 증가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내년 봄에는 임신을 해야겠는데 체중을 원래대로 줄일 수 있다면 줄이는 것이 태아에게도 나을 것 같다며 몰린돈으로 바꾸길 원했습니다. 몰린돈 25mg+벤즈트로핀 1mg/day를 잠자기 전에 1번 복용하게 했습니다. 혹 자이프렉사에 길들여져서 잠을 못 자게 되면 디아제팜 10mg을 함께 복용하라며 따로 30알을 주었습니다. 1월12일 재차 내원한 환자는 자이프렉사 5mg을 함께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자이프렉사를 끊지 않으면 식탐의 부작용은 여전할 것이니 완전히 끊기를 지시하고 몰린돈 25mg을 그대로 처방했습니다.
2월3일 재차 내원한 환자는 자이프렉사를 완전히 끊었으나 몰린돈 25mg가 약해서 재발이 될까봐 약을 반 봉지씩 더 먹고 왔습니다. 몰린돈 37.5mg+벤즈트로핀 2mg+디아제팜 10mg/day를 복용했는데 식탐은 없어졌고 체중은 58kg까지 줄었습니다. 식탐이 사라진 것에 대하여 스스로 놀라워합니다. 54kg까지는 곧 감량이 가능할 것 같다며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여성에게 몰린돈 25mg도 결코 약하지 않으니 이번엔 더 먹지 말고 의사의 처방대로 몰린돈 25mg+벤즈트로핀 1mg/day만 먹기로 하고 2개월 후에 다시 내원하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옴을 느끼니 임신하면 태아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너무 좋아하며 갔습니다. 본원까지 왕복에 3시간이 넘는 거리이나 벌써 4번 다녀갔습니다. 자이프렉사를 끊기 힘들어했지만 결국 완전히 끊었고, 놀라운 노력으로 원래의 체형을 회복 중입니다. 소생의 칼럼을 읽고 바울선생님 같다는 칭송을 주셨던 분이었습니다. 예정대로 금년 5월엔 임신에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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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ㅇㅇ(남, 31, 1998.8월 대학병원에 첫입원, 본원입원 2011.12.19.~2012.2.6.)
(세로켈 800mg+할돌 3mg+카바마제핀 400mg+프로이머 5mg+디아제팜 10mg+알프람 0.5mg+인데놀 40mg/day)를 하루 2번에 나누어 먹으며 본 카페의 단일 약물과 최소량의 처방을 권하는 내용을 보고 약물조절을 위하여 모친과 함께 찾아와 입원하였습니다. 정말 근거를 알 수 없는 저런 무책임한 처방전이 너무 많습니다. 입원 당일 혀가 굳고, 말을 잘 못하겠으며 12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공연히 왔다갔다, 전기 스위치를 5번 이상 껐다가 켰다가를 반복하는 중이라 했습니다. 나빠지면 모친을 때렸고, 불안, 우울해 하며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부모가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약물을 단순화하고 179cm에 60--->115kg로 늘어난 체중을 줄일 목적으로 입원시켰습니다.
입원 다음날로 새벽 5:30분에 깨워서 함께 바닷가까지 조깅을 했고 이는 퇴원 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입원 당일 세로켈을 400mg으로 줄이고 몰린돈 75mg를 추가하자 오랜 세월 먹은 세로켈인데 마음이 불안하고 잠을 편히 못 잔다고 세로켈을 더 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무시하고 밀어 붙였습니다.
입원 9일째 세로켈은 완전히 끊었고 몰린돈 75mg+벤즈트로핀 2mg+디아제팜 20mg/day.
입원 22일째 108kg로 감량, 몰린돈 50mg+벤즈트로핀 1mg+디아제팜 20mg/day로 복용함.
입원 31일째 103kg, 불안신경증 환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모든 항정신병약물을 10여년 만에 끊었습니다. 디아제팜 25mg+벤라팍신 112.5mg/day으로 입원 50일 만에 97kg로 퇴원하였습니다. 퇴원 후 4일 밤을 지나고 95kg로 감량되었다는 상담실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았더라도 발병 당시나 재발 상태에서의 정신병적인 증상들을 묻고 기록으로 남겨야함을 일깨운 사례였습니다. 모친이 챗방에서 다른 환우가족들과 소생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뚜렷한 망상과 환청이 아들에게는 없었다는 언급에 소생이 처음 정신과 치료시작 당시부터 다시 검토하여 조현병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던 사례입니다. 소생도 사람이니 틀릴 수 있겠지만 입원 환우들과 이리 밀착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누구보다 더 진단에서는 정확하리라 자부합니다. 다만 채팅하던 날 밤에 모친이 만일 없었다면 위 사례는 평생 조현병의 치료를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정신과의사로서 끝까지 부지런함과 겸손해야함을 소생에게 가르쳐준 경우였습니다. 모친께 제가 더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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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린돈의 효과(몰린돈을 처방내지 않는 정신과전문의들)
열매를 보아 나무를 안다(마 7:15~20, 누 6:43~45)
입술로만 주를 부르는 자(마 7:21~23, 누 13:26~27)
행하는 자와 행하지 않는 자(마 7:24~29, 누 6:46~49)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 7:13~14, 누 13:24)
다음에서 [정신분열병을 이겨낸 사람들] 카페를 2011년 9월부터 운영하며 여러 가지 소회 중에 가장 큰 문제가 환우들의 과체중 문제입니다. 소생은 이렇게까지 과체중을 만들어놓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보통 여성들은 50 ---> 80~90kg대로, 남성은 60~70 ---> 90~120kg대로. 원흉은 주로 자이프렉사(올란자핀)와 쿠에타핀(세로켈)이었습니다. 소생은 전공의 시절부터 교수들과 부딪혀가며 환우들에게 최소량을 찾아주지 않으면 모든 일상이 망가지고, 비만은 자존감 상실로 의사가 정신병 환자들을 폐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무모할 정도로 약물을 감량했지만 지금까지 조금도 잘못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작년에 정신병이 아니었어도 90kg대의 21세 처녀가 잠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경제적인 여유도 없으면서 서울서 내려온 주로 근육질의 날렵한 총각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돈을 낭비했습니다. 거제 시내로 그들을 데리고 가서 몇 십 만원씩 비용을 써가며 대접하였습니다. 나중에 서로들 사이가 비틀리자 울면서 저에게 하는 말이 ‘나 같이 뚱뚱한 여자에게 관심을 보일 남자가 어디 있다고 함께 나가서 놀아주는 것만 해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틀어지자 돈도 아깝고, 더욱 자존심이 상하고, 자기는 일해서 벌어야 카드 값을 마련할 수 있는데……. 깍쟁이 같은 서울 총각들을 불러서 5만원씩 내게 하고 각자 부담으로 하게 했습니다. 비만은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소생도 아내에게 허리가 굵어지면 살다가도 그만둘 것이라 했지만 아이들을 낳자 현재 허리가 거의 반은 늘어난 아내와 함께, 어제도 살고 있는 아파트 뒤의 독봉산에 다녀왔습니다. 12년 더 어린 아내이지만 무릎에서는 기계를 조작하는 듯한 ‘뚝뚝’하는 소리가 제법 크게 규칙적으로 들립니다. 소생도 환갑 나이라 배가 좀 나오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항정신병약물의 부작용으로 배고픔을 느껴서 식탐이 생기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냉장고를 뒤져서 먹을 정도로 참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정신과 치료 일이년 만에 체형의 변화가 올 정도로 과체중으로 변해가지만 스스로 정신병자라는 낙담과 함께 될 대로 되라는 막가는 심정으로 더욱 비만을 자초합니다. 이럴 때에 정신과 약물치료로 비만이 오는 것은 하는 수 없는 부작용이라며 ‘덜 먹어야 합니다.’는 조언 정도로 그치는 의사들은 전문의 자격미달입니다. 정신과 환우와 그 가족들은 치료 시작 후 원래 체중의 5%만 늘어나도 체중 문제를 외면하면 다른 정신과전문의를 찾기 바랍니다. 인간으로서 해볼 방법이 있는데 노력도 안 하고 포기시키는 것은 더 나쁩니다. 전문의가 몰린돈을 몰랐다고 한다면, 사용해 보지도 않았다고 한다면 100kg을 넘기며 변해간 자신의 체형을 보면서 그런 전문의는 결과로 봐서는 가장 나쁩니다. 전문의는 부작용에 대한 최선의 선택을 제공할 줄 알아야 하고, 부단히 노력해야할 서비스 맨인데 아무것도 안 하니 소생이 감히 자격미달이라 하는 것입니다. 취직을 못하는 변호사가 양산되고 있으니 아마도 정신과 치료 후 장기간 지속된 비만 문제는 지연성 운동장애와 함께 소송의 대상이 될 날이 온다고 봅니다. 소생은 독설가가 아닙니다. 환우들을 보면서 소생이 화가 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젊은 환우들을 만날 때마다 그런 처방을 일삼는 전문의들이 소생에게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며칠 전 위 사례의 석 군 모친에게 사죄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psyfree12.02.10. 04:54
땅에 엎드려 동료 정신과의사들을 대신하여 사죄드립니다. 10년 넘도록 조현병이 아닌데 항정신병약물을 과량으로 복용하였고 60대의 체중이 115kg까지 늘어났던 환우였습니다. 지금으로 봐서는 조현병이 아니고 불안신경증입니다. 공포와 불안 발작이 나타나면 정신병적인 증상으로 오인될 수 있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새벽에 깨여서 눈물이 글썽여집니다. 다시 한 번 동료들을 대신하여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80세가 넘어가면서 조물주가 하늘나라의 정의가 더 필요하다 하시면 제가 나서서 그들을 응징하도록 하겠습니다. 모친을 뵈면서 본 카페 챗방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psyfree12.02.10. 04:52
피곤하더라도 더 자주 챗방을 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면회 오셔도 70여명의 주치의로 바삐 돌아가는 저의 일상은 보호자와 깊은 대화의 시간이 모자라는데 챗방에서 모친의 정신병적인 뚜렷한 증상이 없었음을 얘기하게 되어서, 다음날로 제가 다시 차트를 검토하고 본인과 면담한 결과는 조현병이 아니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첫 주치의가 신경증으로 얘기를 했다는 것도 새삼 보게 되어서 얻은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니 10년 넘는 세월 동안 필요도 없는 항정신병약물의 부작용과 몸이 곱절로 불어나는 체형의 변화는 분명 정신과의사들의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 맞습니다. 제가 했던 일이 아니라 하여도 거듭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psyfree12.02.10. 05:26
저도 이 나이에 공연히 새벽부터 게으른 환우들을 깨우러 다니고 뜀박질을 하겠습니까? 정신과의사의 일이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동료들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저의 일상이 환우들에게 모범이 되기를 바라고 할 뿐이랍니다. 그리고 아드님처럼 묵묵히 따라오는 환우들은 모두 정상생활로 나아갔고, 체중도 원래대로 돌아오고, 시집가서 낳은 애기가 71명이고 조울병 여자환우들까지 합하면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가 80여명일 것입니다. 본원에서 얻은 결론은 거듭 축하드릴 일이고, 아드님의 앞날이 남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찬란한 젊음의 인생이 펼쳐지기 기대합니다.
방금 다시 댓글을 인용하며 읽으니 소생의 눈에 눈물이 마구 흘러내려서, 콧물이 범벅이 되어서 자판을 칠 수가 없습니다. 통곡하듯 상담글을 올리신 모친을 생각하며 눈물, 콧물을 닦았습니다. 거듭 사죄드립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과체중 부작용으로 무수히 올라오는 psyfree 상담실 때문에 몰린돈을 공급하는 유니메드 제약사에 부탁하여 몰린돈을 처방 내는 병의원을 알아내어 psyfree 칼럼에 올렸습니다. 또다시 놀랐습니다. 서울서 개업의 중에 두 군데만 몰린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즉 정신과전문의 98% 이상이 과체중으로 환우들의 변해가는 체형에는 관심이 없고 제대로 조언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조금 전에 전문의 자격미달이다,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까지 했는데, 환우들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닌데 이 어찌하면 좋다는 말인지요? 神이여, 소생을 용서하소서!
시간이 흐르며 본 카페에 최근 가끔 들어오시는 군의관 말년차 정신과전문의 후배가 있습니다. 몰린돈이 2010년6월 미국에서 생산이 중단되었다는 기사를 구글에서 보았다고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큰일이네 하는 심정으로 기사와 논문을 검토해보니 비정형성 항정신병약물들에게 밀려서 일어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맨 아래 인용한 논문을 보면 그 동안 미국에서 정신과 환자인 노인들에게 몰린돈 처방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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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3.1월초 임신이 확인되어 8월말에 출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몰린돈 20mg+벤즈트로핀 1mg을 복용 중입니다. 건강한 아기가 태어날 것입니다.
2. 석 군은 나중에 잠을 못 자며 ‘너는 나쁜 놈이다. 뛰어내려라.’는 환청과 망상이 나타나 2012.6.12~2012.6.21일까지 재입원하여 항정신병약물로 호전되었습니다. 현재는 먼 곳으로 이사 가서 할돌 10mg+벤즈 2mg을 복용하며 정신보건센터에 나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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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정 특장점>
3. 노인환자에 특히 좋습니다.
1) 노인성 치매와 연관된 정신병증상을 현저히 개선시킵니다.
2) 체중증가, 저혈압 및 추체외로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치매 노인에게서 원인을 모르는 사망이 몇 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멜러릴(mellaril=thioridazine)이나 피모자이드(pimozide) 같은 직접적인 심장 독성의 부작용이 발견되어 1000명당 1~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이 올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치매 환자의 평균 생존율이 5년이니 몰린돈이 아니라 다른 항정신병약물을 먹었더라도 사망할 노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미국 식약청의 금지가 아니라 제약회사의 결정이었습니다. 짐작하건데 세로켈의 연간 매출이 미국에서 2500억 달러를 넘어가며 자이프렉사를 추월했다는 비정형성 항정신병약물들의 요란한 마케팅 전략에서 정형성 항정신병약물이 밀려나는 모습으로 이해하게 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국내에도 공급이 중단되는 것은 아닌가 하여 유니메드 제약사에 문의했더니 금지 약물이 아니고, 노인에게 조심하여 처방내리라는 부작용 설명서를 다시 작성하고 있다고 하더니 오늘 보니 2012년1월27일자로 위의 노인에게 좋다는 언급은 빠지고 노인에게는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삽입한 것을 보았습니다. 오히려 대학병원 정신과에 임상연구를 하게 하여 몰린돈에 대한 판매 전략을 구상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고가의 세로켈과 자이프렉사가 미국에서 항정신병약물 연간 매출 1, 2위라니 미국에서도 정신과 환자들의 비만 문제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신약이 아니면 돈이 되지 않으니 제약사마다 많은 신약들을 개발하여 고가로 출시하였으나 꼭 필요한 것은 아빌리파이와 클로자핀 뿐이었다고 psyfree 칼럼의 [항정신병약물] 강의 글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국내 의사들의 리베이트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정신과는 아니었지만 그런 데에 관심을 가지고 교수의사들까지 폭력을 휘두르는 기사를 접하면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울 뿐입니다.
지난 31년간의 소생의 진료실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정신분열병을 이겨낸 사람들] 책을 믿으며 묵묵히 따라온 환우들은 거의 다 좋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몰린돈을 복용시키지 않았더라도 90, 100kg대의 비만 문제가 왔던 환자가 한 명뿐이었습니다. 25세의 처녀로 클로자핀을 복용하지 않으면 곧 정신병적인 증상들이 오는 경우였는데 용량도 250mg 이하로 줄이기만 하면 나빠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생이 마음아파하며 환우의 모친과 함께 거듭된 고민을 하자 모친은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데 그만 얘기하셔도 된다는 말씀은 들었지만 의사로서 환자에게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에 대해 항상 미안했었습니다. 클로자핀을 꼭 복용해야만 했던 경우도 이 처녀를 제외하면 비만 문제로 지속적인 문제가 된 분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클로자핀 50~150mg 정도의 유지용량이었고, 1차 항정신병약물들도 최소량을 찾아주면 항정신병약물로 인하여 비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복용하면 클로자핀 100mg 정도의 용량에는 침을 흘리거나, 과다 수면도 없었습니다. 수시로 나빠져서 자주 입원했던 남자환우가 클로자핀 복용 이후 아주 건강하게 클로자핀 100mg를 복용하며 15년 이상 재발이 없었고 다시는 입원하지 않았으며 이후 하루도 결근하지 않으며 한국통신에서 성실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재차 입술로만 주를 부르는 동료 정신과의사들에게 경고합니다. 비만으로 망가져가는 정신과 환우들에게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아니 한 대가를 치루게 될 날이 옵니다. 이 세상에서도 법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고, 저 세상에 가서도 체형이 변해갈 정도로 비만해지는 정신과 환우들에게 몰린돈 처방조차 내지 아니하여 비만으로 젊은이들의 인생이 꼬여가게 한 문책을 조물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알면서도 행하지 아니 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몰린돈을 모르고 있어서 처방 내지 아니한 책임까지 문책당할 것입니다.
의사든 환자든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십시오. 천국이 여러분들 것입니다.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천국이 너희 것이라 했습니다. 소생의 눈에는 보이는데 본 카페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행하지도 않고 똑같은 질문만 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리석도다 갈라디아인이여!’ 외치던 바울선생님의 절규가 소생의 귀에는 환청처럼 들려왔습니다. 몇 십 년 들어온 가성환청을 애써 무시하며 살려니 소생의 인생은 얼마나 외롭고 고달팠겠습니까? 지난 31년간 진료실에서 보아온 정상생활을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고 얘기를 하여도, 도무지 귀가 어두워서 들리지 않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툭하면 낙제를 거듭했던 의대생이 약물조절 후 4년 만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된 분이 4명이나 있다고 하여도, 보여주어도 진실이냐고 묻기만 합니다. 동료 의사들까지 소생에게 건방지다고 하고, 진단이 틀렸다고 하고, 잘난 척 그만하라는 비난만 합니다. 환우들에게 유지 약물의 최소량을 찾아주어야만 젊은이들의 청춘이 찬란하게 펼쳐질 것이라 하면 네 인생이나 찬란하게 만들어라 하지만 이제 耳順의 늙은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청춘의 찬란함이여! 그래도 마침 뜻을 함께하는 후배 전문의가 본 카페에 자주 오고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본 카페를 물려줄 후배를 찾은 기분입니다. 추후 기회가 되면 그 후배 선생님과 교환한 서신도 수상록에 올려 보겠습니다.
기쁜 소식을 기쁘게, 예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2.2.12. 아침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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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몰린돈 체험기 2011.11.02. 12:35http://cafe.daum.net/overcomemyself/GPJz/13
최근에 개방병동(3층병동)에 있는 정신분열병 환우가 할돌 10mg을 복용하며 타 환자가 남긴 음식을 배식카에서 기다렸다가 먹는 식탐이 있었습니다. 몇 차례 되풀이하자 몰린돈 75mg으로 바꾸었더니 그런 식탐이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환자의 상태가 낮이나 밤이나 복도에 나와 종일 서있어서 실은 개방병동에 어울리지 않는 환자였고, 약물의 변경과 증감에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1주일 만에 혹이라도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할돌 20mg로 바꾸어 증량했는데 바로 다음날로 남의 남긴 식판에 관심을 가지고 음식을 더 먹으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몰린돈의 효과를 확실히 보았다고 할 정도로 몰린돈 복용은 다른 항정신병약물로 오는 식탐을 사라지게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하니 비정상적으로 배고픔을 느껴 식탐이 나타나서 많이 먹게 되고 살이 찌는 부작용은 오지 않는 약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임을 보여주었습니다.
20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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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메드제약 모반정 (Molindone HCl 10mg/25mg)
염산몰린돈은 디하이드로인돌-유도 항정신병 약물이다. 이 약물은 세로토닌, 뷔페테닌 및 실로신과 같은 천연으로 존재하는 항정신성 약물과 구조적으로 연관이 있다.
새로운 정신활성이 있는 인돌 유도체인 몰린돈은 다른 항정신병 약물과는 같지 않다. 그것은 장기 입원된 정신분열증에 대한 항정신병 활성 및 동물에서 진정 및 신경안정성 효과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염산몰린돈은 페노치아진, 부치로페논 및 치오크린틴과 유사한 약리학적 반응을 나타낸다. 정확한 약리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몇 연구자들은 몰린돈이 상승된 망상 활성계통에 대하여 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에서 몰린돈은 보행성활성, 조건 회피행동 및 암페타민 유도 상동증을 억제한다.
염산몰린돈은 방향감각의 상실, 개념의 혼란, 지각왜곡, 환각, 과장, 정서불안, 긴장과 같은 정신분열증의 증상의 치료를 위해 1970년대에 Du Pont Merck Pharmaceutical에서 개발되어 현재 미국 등에서 정신장해증상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1. 구조
Molindone은 dihydroindole 계열 중 유일하게 항정신병약물로 개발된 약물로, 이 계열의 약물들은 구조적으로 세로토닌, 멜라토닌, indole 환각제인 dimethyl-tryptamine과 유사하며, 화학적 구조는 3-erhyl-6,7-dihydro-2-methyl-5-(morpholinomethyl)-indol-4-(5H)-one hydrochloride이다. molindone은 구조적으로 phenothiazines, thioxanthenes, butyrophenones, dibenzoxazepine 등과는 차이를 보인다.
2. 수용체 친화성
Molindone은 중추성 D1이나 D2 수용체에 친화력이 낮으며, 이 점에 대해 clozapine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친화력을 보임. 마찬가지로 중추성 무스카린성 α-1 아드레날린성 수용체, 히스타민 수용체에 대한 친화력이 낮음.
3. Molindone과 체중변화
1960년대 말 이후로 molindone이 다른 항정신병약물보다 체중변화라는 부작용 면에서 우수하다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현재 이 점이 molindone의 가장 큰 특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Stanton은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체중변화에 관한 문헌고찰을 통해 clozapine과 phenothiazine이 체중증가를 많이 일으키고 molindone은 체중감소를 일으킨다고 하면서, 체중증가 기전으로 약물의 진정효과, 항콜린성 작용에 의한 구강건조에 따른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 증가,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 작용으로 인한 식욕증가,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으로 인한 체중증가 등을 제시하였으며, Baptista는 항정신병약물이 D2, 5-HT1B, H1 등의 수용체와 황체화호르몬(LH)과 상호작용하여 식욕을 증가시키고, 항정신병약물에 의한 고프로락틴혈증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성호르몬의 비를 변화시켜 비만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항정신병약물이 체중증가를 일으키는 기전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molindone에 의한 체중감소에 대해서는 그 원인으로 식욕감퇴, 환자의 증가된 일상 활동성, α-1 아드레날린과 H1 수용체 차단 효과의 미미, 모노아민 산화제의 억제 효과 등이 주장되었지만 확정적인 것은 없다. 그러나 체중감소는 좌불안석증이나 운동과다증과 같은 신경학적 부작용에 의한 것은 아니다.
<임상연구>
1. molindone을 투여한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평균 4.5kg의 체중감소를 보고함. 체중감소의 효과는 중추성 식욕부진 효과로 추정하였으나, 체중감소에 미치는 다른 매개변수가 고려되지 않음.
2. 19개월동안 5~200mg/day로 molindone을 복용하는 5명 환자에서 약 5~11kg 가량의 체중감소를 나타냄.
3. 3개월간 입원치료동안 molindone을 투여한 9명의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에서 평균 7.6kg 체중감소가 나타났으며, 0.9~16.8kg까지 폭넓은 범위의 감소를 보였다. 그리고 첫 1개월에 가장 많은 체중감소가 나타났다.
4. 45명의 급성 정신분열병 환자를 대상으로 chlorpromazine 투여군과 체중변화를 비교한 결과, chlorpromazine 투여군은 평균 0.75kg의 체중감소, molindone 투여군은 2.2kg의 체중감소를 보였으나, 단지 molindone 투여군에서만 체중감소의 통계학적 의미가 있었고 8주간의 연구동안 첫주부터 꾸준하게 체중감소가 발생되었다고 보고됨.
5. 6주 동안 thioridazine, haloperidol, molindone으로 세 군에서 molindone이 5.9 pound 의 체중감소, thioridazine은 4.7 pound의 체중증가를 보여 molindone이 다른 두 약물과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증명하였으며, 이 연구가 세 군을 무작위로 나누어 이중맹검 연구를 한 점을 고려해 볼 때 molindone의 체중 감소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한 연구라 할 수 있겠다.
결론 : 이상의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molindone이 체중감소 혹은 체중 증가를 일으키지 않거나 변화가 아주 적다고 보고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모반정 특장점>
1. 모반정은 구조적으로 phenothiazine류 butyrophenone류 또는 thioxanthene류와는 다른 dihydro-indolone 계열의 항정신병약으로서 상승된 망상활성계통에 작용하며, 효과는 major tranquilizer와 유사하나 부작용이 개선된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하는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즉, 모든 phenothiazine류 투여시 나타나는 부작용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1) 체중증가, 임포텐스, 저혈압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2) 근긴장성운동, 추체외로계 부작용 발현율이 떨어집니다.
3) 영구적 만발성 운동장애가 보고된 바 없습니다.
3. 노인환자에 특히 좋습니다.
1) 노인성 치매와 연관된 정신병증상을 현저히 개선시킵니다.
2) 체중증가, 저혈압 및 추체외로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4. 젊은 환자에도 역시 좋습니다.
임포텐스와 근긴장성 운동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Reference - 생물치료정신의학 제 5권 제 1호 1999년 6월(Monlindone 약물학적 특성과 임상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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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연구 30 – 클로자핀의 항정신병 효과(정신병적인 증상들은 약물로 다 해결된다)
임ㅇㅇ(여, 20, 대1 휴학 중, 발병일 2006 중2, 본원입원일 2012.3.11~2012.4.24)
중2부터 안절부절못하며 불안해하고, 누가 시킨다, 귀신이 보인다며 교정을 돌아다님. 정신과 통원치료 시작. 고1로 진학하여 적응이 힘들어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고졸.
아줌마들이 나를 쳐다본다는 등 뭔가가 깨끗하게 나은 느낌은 아니지만 학교는 다녔음.
2011년 법학과 진학했으나 한자가 어렵고 1학기 성적 3과목 F학점, 3과목 C학점. 휴학함.
2011년1월 키 늘리는 수술해 달라, 연예인이 된다며 이상한 모습 보이어 대학병원에 1개월 입원치료.
2012년1월21일 2번째 입원 후에는 50일간 입원했어도 아무런 호전이 없었음.
보호자의 소개로 본원으로 데려오기 위하여 3월10일 퇴원하여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으나 전혀 차도가 없고 횡설수설함. 3월11일 대구에서 본원에 도착 당시 ‘내 아버지가 아니다, 길러준 아빠다. 내가 왜 장애인인가? 약 먹을 필요가 없다’며 대화가 안 됨. 병동 근무자들에게도 부모에게 가야한다며 욕설과 발길질.
영영 낫지 않는 정신병인가 하며 부모는 눈물을 보이며 입원시킴.
아마 클로자핀이 필요한 환자일 것이라는 설명을 했고 1주 후 면회 오기로 함.
인베가 6mg+자이프렉사 10mg+리보트릴 2.5mg+데파킨 900mg+프로이머 5mg+테프라 40mg+루나팜 2mg+에바스텔 10mg/day로 여러 종류의 약들을 복용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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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자핀 200mg을 복용하고 잠을 푹 자고 난 다음날 이미 환자는 안정되는 느낌을 주었음.
3월13일 환자가 안정되었으니 저녁에 전화통화를 하여도 된다고 너무 걱정만 하던 부모에게 전화를 드렸음. 3월14일 클로자핀 150mg으로 감량. 아직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고 침을 베개에 흘린다고 함.
3월18일 1주일 만에 부모 면회함. 정신병적인 모습이 없어졌으니 너무 고마워하심. 앞으로 감량의 필요성과 다시 나빠지더라도 이제는 호전되는 약을 찾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드림. 클로자핀 50mg까지 감량을 시도하여 정상생활로 유도할 것이라고 하였음.
3월19일부터 클로자핀 100mg으로 감량. 1개월 만에 퇴원을 예정하고 개방으로 보낼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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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연구 3 - 지연성 운동장애(=만발성 운동장애=Tardive Dyskinesia)
사례연구 14 - 연속된 12년간의 억울한 정신병원 입원(클로자핀이 필요했던 환자)
psyfree 칼럼 37 - 신비의 2차 항정신병약 : Clozapine(클로자핀, 클로자릴) --- (사람 잡는 처방전) --- 본원의 입원환자 중심으로 올렸던 글을 읽기바람. 본 카페의 psyfree 칼럼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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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자핀 처방을 내는 환자들의 차트에는 왜 클로자핀을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경과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특히 제가 보았던 환자들의 차트에는 분명한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환자가 많아져서 제가 보았던 환자의 주치의가 다른 의사로 바뀌는 경우에 경과기록과 의사 처치명령서에 붉은 글씨로 크게 적혀있는 ‘클로자핀이 꼭 필요한 환자임’을 차트가 두텁다고 장롱에 넣지 마십시오. 1년8개월간 입원했어도 처치명령서는 모두 다섯 장이었습니다.
일요일 입원환자가 있어서 병원에 왔다가 병동에서 EPS가 심하게 나타난 환자가 있다고 하여서 디아제팜을 10mg 정맥주사하게 하고 6병동으로 갔습니다. 환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근육강직이 심했습니다. 할돌 10mg에 항콜린제(벤즈트로핀, 프로이머)의 처방이 없다면 환자는 장시정좌불능증(Akathisia)과 급성근육긴장이상증(Acute Dystonia)의 부작용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간호사들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할돌 5mg 이상, 리스펜 3mg 이상에서 항콜린제가 없으면 간호사들은 수시로 EPS의 출현 여부를 관찰하여 주치의에게 보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시정좌불능증과 급성근육긴장이상증의 부작용은 환자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불안증을 함께 유발하고, 죽더라도 다시는 정신과 약을 안 먹겠다는 소리까지 듣게 될 정도로 환자는 괴로워합니다. 따라서 이럴 경우 디아제팜 10mg을 응급으로 정맥 주사할 줄 알아야 정신과간호사입니다.
클로자핀을 먹던 환자였는데 항정신병약물이 할돌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클로자핀을 사용한 이유가 적혀 있을 터인데 앞의 차트가 장롱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꺼내서 봤더니 처치명령서 맨 위에 붉은 글씨로 크게 ‘클로자핀이 꼭 필요한 환자임’이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장롱에 넣어야할 정도로 차트가 두터워져도 의사 처치명령서는 그냥두시기 바랍니다. 클로자핀의 사용 경위와 3개월 후 다시 클로자핀을 끊어보았을 때 정신병적인 증상들이 다시 나타난 경과 기록까지(2010.12.6과 2011.3.21) 다 있었습니다.
주치의가 바뀌어도 오래 근무한 간호사들은 클로자핀을 복용하는 환자는 왜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경과를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클로자핀은 2차 항정신병약물입니다. 그래서 주치의가 바뀌어도 이런 혼선이 안 생기도록 주치의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주치의가 혹 클로자핀을 안 먹어도 좋은 상태가 유지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으로 클로자핀을 끊어보아도 간호사들은 곧 나빠진다는 것까지 알고 있으면 더 좋습니다. 6병동에서 오랜 기간 입원했던 박성ㅇ이 개방병동으로 가서 본원 근무를 그만둔 주치의가 다른 약으로 바꾸자 다시 정신병적인 상태가 되어서 모친이 소생의 진료실로 울면서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즉 클로자핀이 꼭 필요했던 환자는 다른 항정신병약물로 바뀌면 모두 재발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특히 제가 클로자핀을 처방 낸 경우는 2차 약물이므로 분명한 이유가 경과기록지에 남아 있습니다. 복합처방은 더더욱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병원 간호사들은 클로자핀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처방 날짜와 그 날의 경과기록을 함께 비교해 보는 기회를 가지기 바랍니다.
그래도 우리병원 간호사들은 자부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위의 임 양은 이제 나이 20세에 정신병원에 입원해서도 50일 내내 횡설수설하며 지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는 눈물로 지샜습니다. 중2 때부터 정신과 통원치료를 받으면서도 뭔가 깨끗하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클로자핀을 복용하자마자 1주 만에 면회 온 부모는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웃는 얼굴로, 딸을 구해낸 심정으로 가셨습니다. 50일간 입원했던 정신병원의 간호사들은 임 양이 이리 호전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었던 정신분열병(treatment-resistant schizophrenia) 환자에게 클로자핀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사가 몰라서 일어난 사건이니 의사를 돕고 있는 그 병원 간호사는 당연합니다만 이제 우리병원 간호사는 클로자핀이 왜 2차 약물이며 이의 효능이 어느 정도라는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정신과에 낫지 않는 정신병적인 증상들은 없습니다. 그 동안 나간 우리병원에 입원했던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근무 태도가 그들의 평가와 장래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부모도 15알씩 먹던 약물이 8일 만에 한 알만을 먹으며 호전된 모습을 보니 감탄할 뿐이었습니다.
잔여증상에 휘둘리는 환자들을 몇 명 보았습니다.
ㅇ석ㅇ --- 클로자핀 500mg을 복용하며 대학병원에서 왔던 환자였습니다. 수시로 환청에 반응하느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금방 이상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 항정신병약물 복용 후 환각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종일 환청과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기를 즐기는 환자는 평생 그러고 삽니다.
ㅇ성ㅇ --- 초발 여고생이나 호전되고도 환청이 시키는 대로 해보는 중입니다. 스스로 무시하지 않는 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리스펜 2mg에서 잠이라도 푹 재우려고 할돌 10mg으로 바꾸었더니 졸면서 다닙니다. 호전된 후에 할돌 10mg을 복용하면서도 먹으려던 컵라면을 머리에 끼얹어 화상을 입었습니다. 할돌 6.5mg으로 감량하여도 오후에는 내내 졸고 있습니다. 특목고 학생인데 졸고 다니느라 공부하기가 어렵습니다. 할돌 5~2.5mg까지 감량해 보겠지만 환청을 무시하지 않는 한 불행한 사건이 생겨나는 일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오랜 기간 정신분열병으로 고생하며 퇴행 행동이 나타나는 분들을 몇 분 보았습니다. 공연히 문 앞에서 주춤하다가 문을 열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잠시 문고리를 쳐다보다가 나갑니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공연히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고는 또 걸어갑니다. 퇴행은 약도 없고 방법도 없음을 느낍니다. 퇴행이 생기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원래의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잔여환각과 가성망상, 퇴행이 모두 같은 것으로 낫지 않는 병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모두 다르고 약물로 호전될 내용이 아닙니다. 잔여환청과 환시는 무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원래의 일상으로 1~2개월 만에 빨리 복귀하는 분들에게는 퇴행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로 환자들의 장래를 그르치는 경우가 5%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신병원의 근무자들은 그 5%가 1%도 되지 않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2012.3.19. 새벽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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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을 중단하고 다시 나빠져서 모친에게 욕하고 머리카락 뽑고……
2012.7.17~2012.8.24 재입원함.
클로자핀 50mg으로 퇴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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