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겨울연가' 재방영위해 편성 제외
KBS "시청률 낮고 케이블서 영화 볼수있어"
"토요일의 행복 빼앗아" "공영방송 맞나" 비난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입력 : 2005.01.03 18:12 41'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협주곡’. 제목만 들으면 생소하기만 하다. 그러나 클래식에 문외한(門外漢)인 사람도 이 곡의 장중한 멜로디와 리듬을 접하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오랜 추억들이 하나 둘 머릿속에 포개지는 것을 느끼게 마련.
이 곡은 지금은 없어진 TBC 시절부터 지금껏 30년 넘게 매주 토요일 밤 시청자의 벗이 되어준 KBS 2TV ‘토요명화’의 시그널 음악이다.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는 영화가 최고의 오락수단이었던 70~80년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토요명화’가 요즘 존폐 위기에 빠졌다.
KBS는 8일부터 ‘겨울연가’ 재방영을 토요명화 시간에 편성했다. 일본에서 엄청난 한류 바람을 몰아온 그 드라마를 다시 본다는 게 이유다. ‘토요명화’는 ‘겨울연가’ 재방영 기간(10주) 동안 아예 빠져 버렸다. 지난해 10~11월에도 7주간 ‘토요명화’ 간판을 내리고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 ‘스티븐 킹의 킹덤’을 방영했지만 그때는 그나마 처음 방영하는 외화라는 명분이라도 있었다.
KBS의 이 같은 처사에 시청자들 반발이 거세다. 인터넷포털 ‘다음’에는 ‘토요명화 대신 겨울연가 편성 반대한다’는 항의서명 운동이 벌어져 3일 오후까지 7000여명이 서명을 하기도 했다.
KBS 홈페이지에도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토요명화’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박정범’씨는 “‘토요명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토요일의 행복, 기다림을 주던 프로그램으로 성인이 된 지금도 잊지 않고 시간나면 챙겨 보고 있다”며 “평일 심야에 방송해도 될 ‘겨울연가’ 재방송을 왜 대신 내보내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KBS 성우 극회원들도 성명을 내고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졸속 영화편성을 반성하지 못하고 ‘겨울연가’를 끼워넣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3일 오전, KBS 내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명철 KBS 2TV 편성팀장은 “매체가 늘어나면서 영화 판권도 비싸진 데다 케이블에서도 하루종일 영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겨울연가’ 재방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KBS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낮다(5~8%)는 이유로 주말 영화 프로그램 편성을 밤 11~12시로 밀어내 왔다.
그러나 공영방송인 KBS라면 비록 소수일지라도 다양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킨다는 차원에서 ‘토요명화’를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BS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쓴 ‘류시환’씨는 “시각장애인이 외국영화를 시청하는 길이 ‘토요명화’인 것은 알고 있느냐”며 “공영방송이라면 소수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MBC 영화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온갖 매체가 집중된 서울에 살고 있으니까 잘 모르지만 지방에는 분명히 지상파 심야 영화프로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며 “좋은 영화만 편성되면 시청률이 15% 가까이 나온다”고 말했다.
첫댓글정말 가슴 후련해지는 기사네요. 점점 더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늘어난거 같아 기쁩니다. 겨울연가의 방송 시간대 변경을 이룰때까지 계속 의견을 계시해야 겠지요. 하지만 뜻을 이루거나 KBS가 일회성 방송으로 토요명화의 유지를 공식적으로 보장한다 하더라도 토요명화의 질적향상이 이루어질때까지
첫댓글 정말 가슴 후련해지는 기사네요. 점점 더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늘어난거 같아 기쁩니다. 겨울연가의 방송 시간대 변경을 이룰때까지 계속 의견을 계시해야 겠지요. 하지만 뜻을 이루거나 KBS가 일회성 방송으로 토요명화의 유지를 공식적으로 보장한다 하더라도 토요명화의 질적향상이 이루어질때까지
계속 항의해야 할거 같습니다.
킹덤도 토요명화 자리를 꿰차고 방영한 거였군요.. 몰랐어요.. ㅡ.ㅡ;; 하지만 그래도 킹덤은 더빙했었으니까 그나마..
맞아요~ 지방에 살면 심야영화프로가 얼마나 반가운데.... KBS 나빠요~~
시청자들의 힘을 보여주는겁니다....!!
마지막에 류시환님이 올리신 글을 읽으니 뭔가 답답해 지네요. KBS는 공영방송으로써의 책임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MBC가 옳은말을 하는듯..MBC가 옛날에 성우분들 파업을 겪어봐서인지 다시는 나쁜짓모하죠..kbs는 정말뇌없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송국
CSI가 인기있었을때 20%가까이 간적도 있었죠... 그리고 예전에 방영한 스타워즈에피소드 3~5까지 연속방영할때 시청률 높았죠... 최강
MBC관계자의 말대로 좋은 영화를 좋은 퀄리티로 방영해 준다면 시청률은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재방, 삼방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으니 그 때문에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것이죠. 으레 그러려니하고 채널을 돌려 버리니까요. 원인도 파악하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저러니 한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