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 시민기자란에 기고한 글입니다>
“내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는요.”
<충북청소년희망올림피아드>에서 학생들의 톡톡 튀는 이야기 펼쳐져
올림피아드하면 먼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학, 과학경시대회는 물론이고 영어 말하기에서부터 정보대회까지 올림피아드라는 이름의 경연대회가 계절마다 곳곳에서 펼쳐진다. 각종 올림피아드로 이름은 바꾸었지만 그 특징은 동일하다. 참여자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경쟁중심적인 경시대회라는 것이다. 결국 학교 내에서 학생들 간의 경쟁을 학교 밖에서 학교끼리의 경쟁으로 확대해 놓은 모습이다.
이런 경쟁 중심의 올림피아드에 변화의 새바람을 만드는 시도가 있었다. 충북교육발전소와 청주교차로가 공동주최한 제1회 충북청소년희망올림피아드. ‘내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를 주제로 충북의 청소년들이 파워포인트나 프레지로 자신의 아이디어, 평소 생각, 상상력 등을 5분 분량으로 발표하는 청소년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기성세대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준비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지난 6월 8일 토요일 오전 10시, 청주시 상당도서관에 모인 발표자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흥분 그러면서도 미세한 긴장이 흘렀다. 이에 경연대회를 시작하기 전, 참가자와 방청객들이 모두 나와 일렬로 서서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존의 올림피아드와 구별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했다. 나 혼자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협력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발표에 앞선 학생들의 얼굴에는 어느덧 긴장과 어색함이 사라졌다.
심사기준은 간단했다. 주제에 따른 상상력과 구체적인 내용이 45점, 설득력과 어휘력을 포함한 발표력에 45점, 파워포인트 제작 능력은 10점이다. 중학생부 7팀과 고등학생부 11팀이 참여한 학생들의 발표는 신선했으며 아이디어는 탁월했다.
학교생활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행복한 학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학생도 있었고, 핀란드 등 교육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학교에도 실현해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현재 학교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구체적인 수치로 조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심도 깊게 준비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발표였다.
학생들이 꿈꾸는 행복한 학교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이었다. 학생과 선생님 간의 소통, 학교와 학생들 간의 소통, 학생과 학생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것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에 대한 학생들의 진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런 아이디어와 방법들이 학교 내에서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바라는 행복한 학교는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고등부 대상은 강세리(일신여고3) 양, 금상은 이희철(운호고2) 군이, 중등부 대상은 차운재(서현중3) 군, 신경아·염수빈(서현중3) 팀이 금상을 차지하였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은상, 동상, 장려상이 각각 수여되었다.
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강세리 양은 “제 꿈이 제 이름으로 대중들 앞에서 강연회를 하는 것인데 그 첫 번째가 이 자리가 되어서 너무 기쁘다. 그리고 일반적인 올림피아드는 경쟁위주이고 참여자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이 희망올림피아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 대상의 기쁨을 나누었다.
고등부 금상을 받은 이희철 군은 “처음 시작할 때 모두 한 줄로 서서 어깨를 주무르고 ‘경쟁을 통한 발전’을 꾀하기보다 ‘협력을 통한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을 듣는 순간,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단 한순간도 경쟁의 끈을 놓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모두가 어깨를 주무르고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 다른 친구들의 발표력과 프레젠테이션 기술은 정말 뛰어났다. 다음 기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충북교육발전소 김병우 상임대표는 “요즘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맘 편히 발표할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오늘 청소년들의 발표는 재미있고 놀라웠다. 그들의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와 학교에서 원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청소년들에게 말할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부터 충북교육의 희망이 만들어 질것이라고 생각이다. 이번 행사와 발표로 학교가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는 시작이 되면 좋겠다.”는 말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충북교육발전소는 입상작과 현장 동영상을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충북교육발전소 카페(http://cafe.daum.net/cbedufactory)에 올릴 계획이다.
충청리뷰 시민기자: 충북교육발전소 사무국장 엄경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