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를 찾아 나서다 !
며칠전부터 별렀다. 이번 놀토엔 뭔가 보람있는 일을 만들어야겠다고.....
단풍리님과 수락산을 모의했다. 둘만의 가뿐한 산행을 꿈꾸며... 술~술~술~
헌데 전날 문제가 발생했다. 산행동무가 못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내가 아니지... 혼자가기로 하고 준비를 서둘렀다.
산행지도와 어느 노선을 택할건지...
했더니 단풍리님도 사전 연구를 하셨더란다.
하여간 나는 이렇게 옛친구를 거의 30년만에 찾아보기로 했다!
전날저녁, 배낭과 준비물들을 챙겨놓고 2시경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6시 일어나라는 소리가 요란하다,
잠결에 어렴풋 이게 뭔소린가 하다가 깜짝놀라 일어났다.
0605 기상과 동시에 아침국과 밥을 데우고 식탁에 앉기전 컵라면용 물 끓이고 ...
그사이 아내가 나와 밥먼저 먹으란다,
나머진 자기가 챙겨준다고, 밥을 먼저 먹었다.
양치하고 머리감고 치실하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얼굴에 구루무까지 바르고,
치장을 했다, 옛친구를 찾아가는 터라 정갈하게 하고 가야 한다.
0715 현관문이 열렸다. 동이 트기전이지만 기분이 상쾌했다,
남들은 아직 이불구녁속에 있기에...
0720 신호등에 9404가 와있다, 그걸 탈요량으로 횡단보도부터 뛰었다, 얼마가지않아 물병과 컵이 뒤에서 같이 가자고 나를 부른다, 돌아보니 얘들이 보도에 나뒹굴고 있다, 저차는 포기, 다음차!
0730 한진8단지앞 9404 버스를 탔다, 신사역에 내려 논현역 7호선을 탈 예정.
차에 오르니 나혼자 탔다, 내가 첫손님이란다.
1번 좌석에 앉아 가면서 기사분과 이런저런 세상살이 얘기를 하며 가다보니 금방 왔다,
결국 3명이 탄 버스택시를 편히 타고 왔네~
0810 신사역 하차, 150m 후방 7호선 논현역으로 가서 기다림.
0819 시커먼 구렁이가 왔다, 이 구렁이는 땅속을 헤짚으며 잘달린다,
21개 역 50분정도 걸린다, 지긋이 눈을 감고 산행지 생각에 잠기며 잠을 청해본다.
0911 내가 탔던 구렁이가 도봉산에 쏟아놓고 도망갔다, 5분정도 기다리며 산행객1과 옛친구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장암행이 왔다, 갈아타고 1구간 가서 내렸다.
0923 횡단보도 건너 들머리 입구가 보였다, 신호를 기다리다 차들이 멈춘사이 한컷! 인터넷서 봤던 장면을 나도 만들었다. 얼른 건너야지... 맨앞장을 서서 들머리로 진입, 아! 친구가 얼른 보고 싶다! 아침 찬공기가 공기주머니에 들어가며 상쾌하다.
0932 채 10분을 못가 노강서원이 있다. 숙종때 박태보의 넋을 기리는...
0935 수락산 석림사 일주문이 우뚝 솟아 등산객을 반긴다.
0944 드디어 옛친구의 옷자락을 한발 밟았다.
0951 갓 600여m 올라 왔을텐데 덥다. 제1쉼터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겉옷을 두 개나 벗었다.
0959 약 900m정도를 올라왔고 주봉까지 1.3km 남았단다. 깔딱고개을 포기하고 전망대를 택했다.
1034 어느정도 올라와 능선을 탔고, 여기서 얼마더 깔딱~ 헉헉거리니 전망바위에 다달았다.
두 젊은이가 전망대바위 못미처 쉬고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물을 권했다. 있다고 고맙다고 하자 배낭에 물 귀할줄 알고 많이 가져왔더니 무겁기만 하단다. 멀리 북한산 인수봉쪽이 흐린 날씨탓에 뿌옇게 보인다.
1041 얼마를 올라가 모자바위? 같은 것이 나왔고 그주변 바위구경, 전망, 경관구경겸 조금 쉬었다. 조금 오르니 정상모습이 보인다. 반갑다.
1048 드디어 정상에 도착! 1시간 30분만에 정상을 정복했다. 어느 회사에서 등반대회를 하는지 60여명이 올라와 정상에서 사진찍느라고 난리가 났다. 난리는 피하고 보자, 옆 바위에 서서 주변경치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먼 바위마다 누군가 차지하고 쌍쌍히 간식을 즐긴다, 많이 부럽다.
1052 틈새 공략이 가능해졌다, 수락산 주봉 637m 표시석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도 찍고, 찍어달라기도 하고, 그런데 진짜 정상은 2m정도 위쪽에 있다. 올라갈 수 없을까?
1102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정상바위 주변을 맴돌아본다, 올라가는 계단도 없고, 방법이 없다.
어느 용기있는 신행객2 중년이 나와 의견이 같다, 얘기좀 했다, 예전엔 위쪽에 잡을것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서 어렵겠단다. 어느순간 위쪽을 보니 그가 위에 있다, 하다면 나도 올라갈 방법은 있다는 얘기 아닌가? 다시 바위와 바위사이 틈새를 이용해 궁리에 궁리를 한 끝에 1cm도 안되는 약간의 턱이 보인다, 거기를 밟고 올라갈 수는 있겠다, 암벽등반 전문가 중급수준은 될거 같은데 올라가긴 간다쳐도 내려올 수 있을까를 궁리 중, 먼저 올라간 사람한테 손을 잡아달라고 하고 내려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조건 올라갔다. 헌데 정상엔 그가 없었다. 내려갈 곳은 내가 올라오려고 궁리하느라 계속 지켜졌고 안내려왔는데 그는 어디로 내려갔을까? 올라와보니 남들보다 훨씬 위에 서서 우월감마져 있는 우쭐함도 있지만, 한편으론 이제 어떻게 내려가느냐가 문제다, 올라온 곳으로 거꾸로 내려가면 될 일이겠지만 발 디딜곳이 마땅치 않게 간신히 올라온 곳이다 보니, 내려갈 때 누가 밑에서 바쳐주면 좋겠지만 난 독불장군아닌가? 잠시 사진을 찍고 내려갈 생각을 다지고 올라올 때를 되새기며 밟았던 턱을 보이지 않는 발가락 끝에 달린 눈으로 찾아가며 간신히 내려왔다. 내려올 것을 생각하고 올라가야 할 곳이기에 혼자서는 시도하시지 말기를...
1111 거기서 지체할 것이 아니다. 갈길이 먼사람 아닌가, 불암산이 멀리 반대편에 보이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이제 시작이다, 정상을 뒤로하고 200m여를 내려왔을까 철모바위가 나를 내려다 본다, 한 장 찍고, 주변 경관 도찰하고 돌아서니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를 생각한다, 앗싸리 여기서 조금이른 점심을 먹고 배낭무게도 줄이고 올라오느라고 소비한 에너지도 충전하고 1석3조인듯하다.
1120 좌판을 깔았다. 컵라면 물부터 붓고, 물한모금 마시고, 김치꺼내고, 사과하나 입에 넣고, 잠시 기다리며 술 한잔을 김치안주삼아 마시고 뒤에 있는 부부에게 권하니 자기네도 있단다, 옛날 우리는 내 술이 있어도 남이 권하면 그 손이 부끄럽지않게 기꺼이 받아 마셨는데 요즘은 안그렇다, 쫌 삭막한 것인지? 내가 무서워 보이는 것인지? 돈내라고 할까봐? 하여튼 혼자 몇잔을 마신후 라면을 후루룩 거리며 김치 걸쳐서 먹는다, 맛이 최고! 손가락끝이 따뜻, 세상 모두가 안부럽다, 후식도 먹었겠다 이제 또 가야지...
1150 또 정신줄 놨었다, 경치와 식탐에, 옛친구는 찾아보니 잘 있었던듯하고 친구에 친구인 불암산을 만나자니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1224 치마바위, 안부삼거리를 지나 도솔봉에 다달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1313 산행지도 봐가며 이길이 맞겠지 혼자 되물으며 덕릉고개를 향해서, 가며가며 오르는 사람들에게 하산길은 어떤지 물으며 얼마를 가야 덕릉이가 있는지... 하산길은 흙길이 많아서 쉬웠다, 잠깐잠깐 뛰었다, 아직 해가 안보이고 날이 흐린지라 비가 약간 올수도 있다는 예보도 있었고, 초행길이니 서둘러서 다녀야 할듯, 어느덧 한40분정도 걸렸을까 신병교육대같은 부대를 지나 덕릉고개에 다달아 육교를 건너서니 그 땅주인이 불암이였다.
1344 조금 오르다보니 내앞에 산행객3,4 두사람이 앞서가고 있다, 저들과 같이 가면 더 재미있을듯하여 바짝 따라붙으려고 속도를 냈다, 얼마 가지않아 꼬리를 잡았으나 혼자만 액셀레이터를 밟았었고, 점심 먹을때 서늘하여 다시 껴입었던 옷상태라서 안쪽으로부터 스팀이 올라온다, 이대론 오래 갈수가 없다, 길을 멈추고 옷을 벗어 배낭에 꾸겨넣고 다시 군장꾸려 고개드니 그들의 꼬리가 다시 안보인다, 다시 RPM높여 따라붙었다, 그들중 한명이 말을 건네온다, 어디서 오셨어요? 분당에서 왔음다, 거긴 어디서 왔습니까? 우린 안양서 왔는데 자기들도 초행이라잘 몰라 회룡서 내려 택시타고 장암역으로와서 올라왔단다. 기사분이 잘안다고 하여 믿었더니 30년 운전했다던 사람이 헤맸단다.
1400 주거니 받거니 말이 오가며 가다보니 정상 바로밑 바위군에 다달았다, 거기서 잠시 쉬기로 하고 난 좌판을 깔고 사과를 꺼내 건내니 자기들도 배낭에 있단다, 앉으라고 권하니 자기들은 서서쉬고 바로 간단다, 식빵에 맛있는 쨈발라 왔다고 같이 먹자고 하며 꼬셔?봤지만 안통했다, 그렇게 그들은 길을 재촉하기에 거기서 이별을 고하고 난 거기서 경치구경에 순대채우기에 찍사놀이까지 시간을 즐렸다, 예상보다 빠른 산행속도에 즐겨도 될듯했다.
1417 드디어 정상공략에 나서다. 200여m앞에 정상이 있다,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내가 잠시 쉬던자리며, 쥐바위며, 경치가 좋다, 잠시잠시 머물며 사진도 찍고 계단을 등지고 경치구경에 넋이 나갔다.
1427 불암산 정상 찍다! 508m, 불암의 웅비! 어느 소설가가 써놓은 시구문과 불암이가 쓴 불암산이여! 그로부터 2~3m위 정상의 국기봉에 가서 사진 한방 찍고, 여기는 507m란다, 분명히 더 올라왔는데 높이가 줄었다, 어라? 갸우뚱? 요즘 이런 계산방정식이 새로 생긴 모양이다.
홀로산행이다 보니 내사진이 없다, 옆에 젊은이한테 한 장 인증삿이 필요하여 박었다.
1446 구경도 다했겠다, 이젠 내려갈 궁리를 해야했다, 내려갈 방향은 상계동방향, 지도를 꺼내 지도정치를 한번 해보고, 15분정도 내려가다가 오른쪽 내려가는 길을 찾으면 성공이다,
거북바위도 보고, 올라오는 사람한테 다왔다고? 독려?도 하고,
1509 내려오다보니 방부목 휴식터에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다, 와이리 반갑노! 항상 버릇이 그렇듯 좀 뛰다시피 내려왔다, 돌로 된 계단이었으나 촘촘하게 만든계단이라서 낙엽에 미끄러지지않게 조심하며, 내려오며 보니 주민복지시설들이 잘되어 있었다, 이래서 상계동 사는구나 싶다.
1522 공원관리소앞에 다달았다. 아~ 단풍은 여기가 좋네~~~
1530 다 내려왔다. 큰길에 다달아 날머리 사진도 찍고 주변도 훑어보고 상계역 방향도 잡았다.
1532 이제 상계역에 가서 한구간 가서 노원역 환승, 7호선타고 논현역까지 침만 안흘리고 가면 된다,
거기서 9404로 환승하고 우리동네에서 하차하면 끝~~~~~~~~~~~~ 랄 랄 라~
친구도 잘 있었다. 옛 친구는 그동안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을 많이도 사귀었더라.
그동안 내가 찾아주지 못함이 못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외롭지 않았을 거 같아 잘 됐다. 그래 잘~~ 됐다!
이제 걱정 안해도 되겠다,
다음에 시간나면 다시 찾아오고, 아님 말고, 나도 삐졌다!?
수락아 ! 불암아 ! 고맙다 !!!
구경 잘했다.
1650 오늘 산행 잘했네~
지금바로 들어가면 얼른 씻고 마누라 눈치 살펴~야~지~~~~~ㅋㅋㅋ
2014110807151650 아우성 書
첫댓글 수락산불암산종주 대단합니다
가본지1년이 다된것같네 혼자산행했어도
옛친구가 반갑게 맞이해주어 좋았겠어요
넵 아주 즐겁고 여유롭고 맘껏 구경하고 다녔죠!
수불종주~~재미있게 잘 다녀 왔네.
옛친구라 하길래 산 말고 뭐가 있는 줄 알고~~~ㅋㅋㅋ
가끔씩 주변산에 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