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일기는 일기
형식으로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으려 노리고 있다는 강박관념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나’의 역할은 친구와 동생의 일기를 읽어주고, 친구와 아우에 대해 간단히
코멘트를 제시하는 3인칭적 역할에 가깝다. 광인일기에서 ‘나’는 ‘식인’이라는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 먼 주제로 이야기를 문어체로 서술하여 소설을 사실적이고 신빙성 있게 만들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유교의 위선과 함께 드러난 식인문화와 더 나아가 장족 등의 비인간적인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관습의 윤리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에 따라 나 자신이 어느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충분히 잘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하게 수용하는지에
대해서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 중 ‘허리띠를 풀어 대들보에 걸고 스스로
목메어 죽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이 구절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중국 사회의
핍박과 그에 따른 두려움의 고조라는 것이다. 이 문장을 통해서 우리 또한 한 가지 사상에 맹목적으로
억압받는 것이 아니라, 폭 넓은 시선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추어 두려움을, 그리고 현대사회의 모순을 이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중국의 ‘식인문화’에 대해 그 심각성과 피해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저 말로만 듣던
‘식인 문화’를 이 작품의 주제로서 전반에 걸쳐서 말하고
있다. 또한 주인공인 광인은 피해망상증 환자로서 모든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괴로워하고 있지만, 단순히 미친 게 아니었다. 그 시대의
중국 사회상이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고, 서로를 견제하고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주인공과 옳지 않은 것을 무비판적으로 다수가 따르는 쪽에 서서 옳다고
잘못 판단하며 따르고 있는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을 바라보는 시각이 광인으로 표현되는 모순된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그 당시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어리석고 그릇된 정신세계로 인한 폐단을 느낄 수 있었다. 광인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심각한 상태로 빠져든다. 이미 서로를
불신하고, 그릇된 관습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우매한 이들의 정신세계에 문제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틀림없이 그의 부모가 먼저 가르쳐준 것이다.’라는 문구에서
부모로부터 내려온 관습이 아이들에게까지 내려온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를 구해야
할텐데….’ 라고 하며 끝을 맺는다. 이는 식인문화가 당연시되는
사회상을 폭로하면서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부터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르치고 구제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어떤 시대에서나 어느 나라에서나 아이들의 존재는 앞으로 나라를 장차 이끌어갈 사람들로써 마지막 희망을 가지며
중국인에게 의식개혁을 역설하고 있다.
광인은 현실 직시를 통해, 현재
자신이 처한 현실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그 변화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후 서문에서 작가는 광인이 이미 병이 나아서 관리가 되었다고 적었다. 한때
식인을 하지 말라고 외치던 광인이 사라지고 광인은 이제 관리로써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광인은 어떻게 병을 낫게 되었는지, 식인문화에 대한 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남들에게 보여 지는 모습이 광인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신념에 따라 그 사회 당시에서의 정상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읽으면서
단순한 일기로만 느껴졌었지만 광인이 서술하는 내용들을 보며 루쉰리 우리에게 당시의 중국인들에게 어떤 것을 일깨워주려고 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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