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단에 자리한 가고시마는 '동양의 나폴리'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섬을 가득 채운 초록 물결과 코발트빛 태평양이 어우러진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탁 트인다. 석양이 물든 바다를 바라보며 천연 모래찜질을 즐길 수 있고, 한겨울에도 라운드가 가능하다. 특별함으로 가득한 그곳, 가고시마로 떠나보자.
◆신비로운 화산섬, 사쿠라지마
= 가고시마 앞바다에는 가고시마의 상징이라 할 정도로 유명한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있다. 가고시마 항에서 페리를 타고 20분 정도만 가면 닿을 정도로 가깝다. 섬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섬은 아니다. 본래 섬이었으나 1914년 화산 대폭발로 30억t의 용암이 분출돼 섬 일부가 규슈 본섬과 연결됐기 때문이다.
사쿠라지마에서는 지금도 화산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르고 있다. 여전히 화산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활화산이 이처럼 도시 가까이에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한다. 살아 숨쉬는 듯한 산봉우리를 보고 있으면 신비로운 기운에 기분이 묘해진다.
사쿠라지마는 도보로 여행하기는 불편하므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렌터카를 타고 용암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면 바다 내음을 가득 품은 바람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용암도로는 화산 중턱 전망대까지 이어지는데,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도예촌에도 꼭 들러보도록 하자. 용암가루를 이용해 만든 이 지방 특유의 용암 도자기 제작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유적지 풍성, 옛 향기 물씬
= 가고시마 풍경을 한눈에 담으려면 시내 중심가에 우뚝 솟아 있는 시로야마로 향해 보자. 해발 107m의 야트막한 산으로 가고시마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다. 정상 주변에는 아열대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시로야마 전망대에 서면 가고시마 시내는 물론 사쿠라지마도 잘 보이기 때문에 사쿠라지마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들도 많이 온다. 하루에 일곱 번이나 색깔이 변하는 사쿠라지마를 가장 아름답게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2~3시께라고.
가고시마는 메이지 유신의 원동력이 된 일본의 영웅 사이고 다카모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로야마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다 보면 다카모리가 총에 맞아 최후를 맞았던 동굴을 볼 수 있다.
가고시마에는 고풍스러운 유적지도 많다. 가고시마 역 근처에 있는 쓰루마루 성터가 대표적이다.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곳으로 옛 향기가 여전히 감도는 돌담과 해자 등이 남아 있다. 성터 안에 세워진 레이메이칸은 역사ㆍ문화 박물관이다. 가고시마 옛 유물과 민속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메이지유신 기념관도 가볼 만하다. 전시물은 평범하지만 일본 근대사와 가고시마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고시마 역에서 버스로 25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이소테이엔 역시 놓치지 말도록 한다. 흔히 '센강엔'이라 불리는 이곳은 가고시마 지역이 '사쓰마'라 불리던 1660년, 이 지역 영주였던 시마쓰 집안의 별장이다. 아름답게 꾸며진 일본식 정원과 정원 뒤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호젓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검은 모래찜질하고 라운드 만끽
= 가고시마에 왔다면 인근에 있는 이부스키에도 꼭 들러봐야 한다. 가고시마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이부스키는 화산재로 만들어진 검은 모래해변으로 유명하다. 이 검은 모래해변에서 이색적인 모래찜질을 즐길 수 있다. 모래밭 아래에서 온천이 분출되는데, 이 뜨거운 증기를 이용해 모래찜질을 하는 것.
모래 온도는 최고 50도에 육박하지만 유카타(일본식 가운의 일종)를 입고 모래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염려는 없다. 속옷은 다 벗고 유카타만 입은 후 미리 파놓은 모래 구덩이에 누우면 온천 스태프들이 삽으로 모래를 떠서 얼굴을 제외한 온몸 위에 덮어준다. 그리고 잠시 후면 모래 열로 몸이 데워진다. 마치 뜨끈뜨끈한 온돌방에 두꺼운 이불을 덮고 누워 몸을 지지는 듯하다.
10분 정도 모래찜질을 해 몸속 노폐물을 빼낸 뒤에는 바로 옆에 있는 노천 온천탕으로 향한다. 모래를 털어내고 온천수로 땀을 씻어내면 피로가 확 풀리고 온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모래찜질로 컨디션이 좋아졌다면 이제 필드로 향해 보자. 가고시마는 골프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가고시마GC, 미조베CC 등 현 내에 있는 32개 골프장에서 사계절 내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싱그러운 풀내음과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라운드를 즐겨 보자. 가고시마 지역 골프장 잔디는 다소 억세기 때문에 찍어치기보다는 쓸어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도 기억해 두도록 한다.
△상품정보=한진관광은 창립 47주년과 대한항공 가고시마 직항 전세기 운항을 기념해 '가고시마ㆍ이부스키ㆍ미야자키 디럭스 온천 4일' 상품을 기획했다. 가고시마와 미야자키 명소를 돌아보고 이부스키에서 검은 모래찜질을 즐긴다. 미야자키 오션 그랑데 호텔에서 온천욕도 한다. 10월 2ㆍ5일 단 2회 출발. 2일 출발은 117만원, 5일 출발은 90만원.
이외에도 '실속, 가고시마ㆍ미야자키 온천 4일' 상품과 '가고시마 디럭스 골프 4일(54홀)' 상품이 준비돼 있다. 요금은 각각 74만9000원부터, 110만원부터. 1566-1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