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4 20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 (청년2부/이승규)
20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
청년2부 인도네시아 목장/이승규 청년
안녕 승규야, 너에게 쓰는 편지는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네. 44살은 어때? 지금의 넌 어떤 모습일까? 아직도 책을 보면서 한참 생각에 잠기곤 하는지 여전히 진중하고 고민 많은 성격에 재미 없는 농담 하곤 하는지 너무 궁금해. 말씀 묵상과 기도 시간은 잘 지키고 있는지 믿음의 가정은 잘 세워가고 있는지 너무 궁금한 것이 많지만 사실 상상이 잘 되지 않아.
나의 근황을 좀 나눠보자면 나의 올 한 해는 내 연약함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어. 청년부 회장이란 자리에서 섬기면서도 내 안에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없음에 놀랄 때가 너무 많고 내 안에 교만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내 모습에 실망하고 하나님께 죄송할 때가 정말 많아. 다른 사람들에게 표를 내진 못하지만 사실 개인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과(집, 학업, 가정, 미래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에 가끔은 내가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 내 우상이 돼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해. 너의 근황은 어때? 정말 궁금하다.
그런 내가 요즘 묵상하며 은혜받았던 말씀을 너에게 나누고 싶어. 요즘 시편을 읽으면서 말씀 묵상을 하고 있는데 42편 말씀이 내 마음에 콕 박히더라고.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편42:1)' 시편 기자는 자신이 원수에게 위협받고 조롱당하고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 속에서 다른 어떠한 것을 구하거나 바라지 않고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갈망해. 그리고 두 번이나 자신의 영혼에게 외쳐.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2:5,11) 난 이 시편 말씀을 읽고 하나님이 아닌 걱정으로 나를 채웠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어. '아, 나의 어떠함, 나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들 너머에 한계가 없으신 하나님을 갈망해야 하는구나. 나도 하나님으로 나를 가득 채우고 싶다. 하나님께만 참 소망이 있구나!'하고 말이야.
또 예레미야 말씀으로 내게 은혜를 주셨어.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 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 2:13)'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아닌 다른 어떤 것들로 나를 채우려 하면 난 그저 터진 웅덩이가 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
지금의 너는 어때? 너를 어떤 것으로 채우고 있니? 만약 다른 어떤 걸로 너를 채우고 있다면 네가 돌이키길 간절히 원해. 하지만 네가 너의 상황이나 다른 것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갈망하고 나날이 가까이 나아가고 있다면 그건 가장 의미 있고 소망 있는 삶일 거야. 네 삶이 하나님 안에 잠잠히 잠기기를 축복해. 하나님으로 가득 차는 복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가득하길 소망하며 기도할게. 우리 나중에 꼭 행복한 모습으로 만나자. 이 짧은 편지가 네게 자그만 즐거움이 되길 소망하며….
from. 2022년 어느 선선한 가을날 24살의 승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