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털어내기도 벅차

[캐치온]

미분양아파트 털어내기도 벅차

작성시간 : 2007-11-30

이종호 기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 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막판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도내의 경우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밀어내기 분양은 커녕 기존 미분양 아파트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시한 종료를 앞두고 지난 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95개 단지에서 총 6만3000여 가구가 분양신청을 접수, 연말 분양에 나섰지만 도내의 경우 연말 신규 분양이 전무한 실정이다.
오히려 도내 5000여 세대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산적한 채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신규 분양을 계획했다가 무기한 연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주 하가지구에 아파트 사업부 지를 매입한 진흥기업은 더 루벤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416세대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내년 3월 이후로 무기한 연기했다.
도내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어서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복안이 깔려있는 것.
도내 분양업체들은 분양가상한제에 대응하기보다는 각종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미분양 해소에만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저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주 인후동 위브 어울림(1,549세대)의 경우 3.3㎡당 분양가격은 50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입주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나도록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최근에는 발코니 새시 설치, 융자금 2년 간 이자대납 등의 조건까지 내걸었다.
전주 송천동 현대아이파크(782세대)도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없자 계약금 5%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을 제시했고, 중앙 하이츠는 일부 세대를 전세로 전환하는 등 미분양 털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유)KC건설이 오페라하우스를 분양가격의 3분 1에 전세를 내놓는 등 주택건설업체마다 미분양 아파트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내 분양시장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밀어내기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도내의 경우 기존 미분양 아파트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여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비할 여유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