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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만화책 짱 완결스토리를 예상해서 적어 놓은 얘기입니다.
재미를 위주로 적은 거라 말도 안될 거 같은 내용도 있을 수 있지만, 이해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별판> 만화책 '짱' 완결스토리 -1편-
민주연합은 상태와 창식, 병용, 국도, 건하가 소속 되어있는 인천연합한테 깨지는 가 동시에 해체되었다.
그 이후, 인천에는 더이상 학교간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움이 유지 되었다.
따분함을 느낀 연합원들은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다짐하며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달 후, 마침내 상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우상고 강당안, 수많은 학생들이 우글거리는 지금 이 곳에서는 지금 고등학교 졸업식을 시행하고 있었다.
바람이 쌩쌩 부는 추운 겨울이지만 학생들의 얼굴은 추운 날씨가 무색하게 무척이나 밝았다.
이 졸업식이 끝나고 나면 이제는 모두들 각자의 길로 가야 할 때….
모두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이로써 제 168회 졸업식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졸업식을 끝마치는 안내멘트가 나오자마자 온갖 괴성부터 시작해서 주책스레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까지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그 속에서 상태와 국도, 봉수와 동혁은 각각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서로를 껴안았다.
"축하해요 상태 선배, 동혁 선배, 국도 선배 그리고 봉수 선배도요!"
혜진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외쳤다.
"고맙다."
상태가 맞받아주었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쥐어져 있었다.
상태 뿐만 아니라 주변에 다른 졸업생들도 모두 각각 꽃다발을 하나씩 쥐고 있었다.
"국도 선배, 졸업 축하해요."
"고맙다, 자식."
태진의 말에 국도가 팔짱을 낀 채로 거만스레 말했다.
그러자 옆에 서있는 지만이 입을 연다.
"와-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거 아닙니까? 1년 바짝 공부했다고 대학에를 갈 수 있다니 말입니다."
"상태 선배는 그렇다 쳐도 동혁 선배도 대학에 가는걸 보면, 왠지 나도 힘이 생기는걸…."
"뭐야, 임마!"
태진의 말에 동혁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상태 선배……."
어느새 대섭이 상태 앞에 다가오며 그를 불렀다.
그러자 상태가 기분 좋게 웃으며 입을 연다.
"대섭이 넌 좋겠네, 이제 이 학교에서 너를 울타리에 가두어 놓는 미운 선배가 하나 떠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네 편한대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잖아."
"그…… 그동안 죄송했어요. 선배 마음도 몰라주고 철없이 함부로 행동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대… 대섭아."
"그동안 선배한테 모질게 대하고 반항해서 정말 죄송해요.
저 입학할 때 부터 선배가 떠날 때 까지 못난 짓 만 보여준 거 같네요.
지금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정말 좋은 후배가 되고 싶은데…… 정말 좋은 후배가 되고 싶은데……
결국, 선배 떠날때 까지 좋은 모습은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네요……."
대섭은 진심으로 상태에게 사죄했다.
그는 지금까지 곁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사실 무의식적으로 상태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다.
상태가 관심을 보였던 것이 자신을 미워해서 하는 게 아니라 다 생각해서 하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계속 부정하며 삐딱하게 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상태가 졸업하면서 떠나게 되자 그동안 모질게 대하고 반항했던 것에 대해 죄책감과 더불어 아쉬움이 밀려왔다.
2년동안 같은 학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걱정해주며 관심을 가져줬던 상태 선배라는 존재가 그한테 너무나도 크게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후회하며 모두 반성했지만, 이미 모두 늦은 뒤였다.
오늘이 지나면 우상고에서 상태를 만날리가 없기에 더이상 좋은 후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입학할 때 부터 마지막까지 상태한테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준 셈이다.
대섭은 상태에게 좋은 후배가 될 기회가 없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나야 말로 너한테 좋은 선배가 되지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다.
대섭아…… 넌 이제 고3이고 죽어라 공부만 하느라 바쁠테니 앞으로 만나기 힘들겠지만,
차후에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때는…… 그때는 정말 좋은 형 동생으로 지내자……."
상태가 대섭의 어깨위에 손을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섭을 용서해주었다.
"서… 선배는 정말…… 흐흑……."
대섭은 감명 받은 표정으로 상태를 바라보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
한 줄기 두 줄기 감춤없이 흘러내리던 눈물이 그의 볼을 적셨다.
"울지마 임마, 사내 자식이 왜 울어?"
상태가 대섭을 따듯하게 안아주며 달랬다.
지금까지 상태와 대섭 사이에서 볼 수 없었던 훈훈한 선후배애의 모습이었다.
주변에 학생들은 감명받은 눈초리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이제껏 서로 앙숙관계라고 생각했던 상태와 대섭의 선후배애의 모습에 감동받은 것이다.
몇몇 학생들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그러자 상태와 대섭은 서로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더니 이내 카메라를 향해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은 화기애애한 선후배간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야, 임마. 너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난다."
"하하하. 선배도 참……."
대섭과 상태가 서로 친근하게 농담을 주고 받았다.
멀리서 흐뭇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판원식 선생이 상태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넨다.
"졸업 축하한다. 나는 아직도 네가 대학진학을 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아.
아무튼, 대학가서…… 더도 말고 고등학교 때 했던 거 만큼만 열심히 공부해라…….
그리고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알았지?"
"네, 선생님."
"그건 그렇고 너 카메라 가지고 있니? 내가 사진 한 장 찍어 줄게."
"여기 있습니다."
상태가 교복 마이에서 꺼낸 디지털 카메라를 판원식 선생에게 건넸다.
"자- 자- 너희들 모두 다 한 곳에 모여 봐. 선생님이 사진 한 장 찍어줄게!"
어느새 판원식 선생이 모두에게 한 곳에 모이라는 식으로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상태가 건네준 디지털 카메라가 들려져 있었다.
상태와 국도, 동혁, 봉수, 대섭, 태진, 지만, 혜진과 그녀의 친구들은 저마다 판원식 선생의 손짓에 따라 각자 알맞은 자리에 배치했다.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카메라를 향해 제각각 다양한 포즈를 지었다.
"자- 찍는다. 하나. 둘. 셋!"
판원식 선생이 카운터를 마치는 가 동시에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며 사진이 찍혔다.
아마도 방금 찍은 사진은 상태에게 있어서 우상고에서의 마지막 추억이 담긴 사진이 될 것이다.
얼마후, 선생들과 작별인사를 마치고 강당 밖을 나온 상태 일행은 교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이 이렇게 교문밖을 나가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제 졸업이구나' 하는 것이 실감나자 아쉬움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학생 신분으로 교복을 입는 것도 마지막일 것이며 학주의 눈치를 보는 것도 마지막일 것이고
가족처럼 매일매일 만났던 반친구들이나 후배들도 자주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졸업하면 지금보다는 만나는 것이 힘들어질지 모르니까 말이다.
"고등학교 생활도 오늘이 마지막이네, 앞으로 이런 교복입을 일은 영원히 없겠지."
동혁이 아쉬워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 같이 걷고 있는 상태도 같은 표정으로 입을 연다.
"난 솔직히 지금까지 담임선생님이 무서워서 빨리 졸업하고 싶었는데, 막상 이렇게 다시는 못 볼거라 생각하니까 왜 이렇게 기분이 묘하게 아쉬운지……."
"네가 그동안 판원식 선생님한테 정이 들었다는 거겠지. 그 선생님…… 겉으로는 우리한테 엄하게 대하지만 그래도 우리를 많이 생각해주셨잖아."
"그랬지……."
동혁의 말을 들은 상태는 지난 3년동안 판원식 선생과 보냈던 일들을 회상했다.
그와 더불어 그의 머릿속에 여러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는 예전에 우연히 교장실 앞을 지나갈 때 판원식 선생이 교장 선생한테 간청하는 모습을 보았었다.
그때, 그가 국도랑 싸워서 퇴학 위기에 놓여있을 상황이었는데 판원식 선생의 간청으로 겨우 정학으로 만회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기꾼 조필규를 잡아서 용감한 시민상을 받을 때도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고 위험한 일을 한 자신을 걱정하던 판원식 선생의 모습도 그의 기억에 떠올랐다.
상태는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신경 써주는 판원식 선생에게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학교생활을 해왔었다.
하지만 졸업하면서 앞으로 판원식 선생을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묘한 아쉬움이 그에게 밀려온 것이다.
"자- 우리 어디가서 뭐라도 먹으러 가자. 어디갈까? 난 자장면 먹으러 중국집에 가고 싶은데, 우리 같이 안 갈래?"
"그래, 그게 좋겠다."
봉수가 제안하자 동혁이 맞받아 주었다.
"난 패스."
"왜 그래, 상태야? 졸업식날인데 이대로 그냥 집에 갈거야?"
예상치 못한 상태의 말에 동혁이 살짝 당황했다.
"나 예전에 만났던 연합 선배들이랑 약속이 있어서…… 그 형들이 오늘 나 졸업 축하해준다면서 파티 시켜준다네……. 너희들도 같이 갈래?"
"됐어, 우리는 인천연합도 아닌데 우리가 가봐야 그 쪽 분위기만 흐려질 거 아니야."
동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이 상태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마지막날이라서 특별히 그와 더 함께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아쉬웠던 것이다.
그런 동혁의 마음을 읽은 듯 상태가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미안하다. 내가 그 형들 만나고 나서 너희들 한테 다시 연락할게."
"아무튼 가서 재미있게 놀아라. 그 형들한테 안부 전해주고…… 알았지?"
"응, 그렇게 할게."
봉수가 말하자 상태가 기쁘게 웃으며 맞받아 주었다.
이윽고, 상태 일행이 교문 밖을 나왔을 때였다.
"그럼, 나 먼저 가볼게. 이따 보자!"
"잘가, 상태야!"
어느새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마치고 헤어진 상태는 홀로 길을 걷다가 잠깐 멈추더니 이내 뒤돌아 우상고 교문을 보았다.
'안녕, 우상고……
이젠 두번 다시 학생 신분으로 발길을 들이는 일은 없겠지…….
하지만, 지난 3년동안 지냈던 추억들은 잊지 않을 거야. 영원히…….'
생각에 잠기며 우상고 교문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의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묘한 여운이 서려 있었다.
그 때, 상태를 뒤따라 온 국도가 장난스레 그의 뒷통수를 한 대 후려치며 말한다.
"야- 현상턱, 무슨 생각하냐?"
"아 씁……."
상태가 머리를 감싸며 국도를 노려보았다.
국도는 거기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상태에게 다시금 묻는다.
"멍하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내가 널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아냐?"
"그냥, 그런게 있어. 내가 말해도 형은 이해하지 못할거야."
졸업식이 되기 몇 주 전 부터 상태는 국도한테 '형' 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제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더이상 같은 학교 울타리에서 같은 학년으로 지내지 않기에 자신보다 1살 많은 국도에게 형이라고 부르기로 다짐한 것이다.
국도가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니다. 상태 스스로 국도에게 형이라는 호칭을 쓰며 그를 존중하기 시작한 거다.
국도는 그에게 편하게 '야' 라고 부르라고 당부했지만, 상태는 완고히 거절하며 꼬박꼬박 '형'이라는 호칭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친한 친구사이다. 상태한테 있어서 국도는 봉수랑 동혁이 만큼 친한 친구이다.
단지 호칭만 '형'이라고 부를 뿐, 전과는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이윽고, 한동안 우상고 교문을 바라보고 있던 상태는 고개를 돌리더니 국도에게 따라오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멀뚱히 상태를 보고 있던 국도가 그를 따라 같이 걷는다.
"그나저나 무슨일이야, 형은 동혁이랑 봉수랑 같이 자장면 먹으러 가는 거 아니였어?"
"따로 어디 갈 때가 있어서……."
"그래? 근데, 형."
"응?"
"머리스타일 좀 어떻게 바꿀 수 없어? 형이 대섭이 같은 머리하고 다니니까 정말 안 어울려. 정말인지 같이 다니기 챙피하다.
형이랑 대섭이랑 같다고 생각해? 차라리 그냥 예전 같이 삭발하고 다니지 그래?"
국도의 헤어스타일을 본 상태는 민망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래전 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국도는 대섭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미용실에 가서 그대로 똑같이 만들었다.
샤기컷에 왁스를 바르고 세팅해서 고슴도치 마냥 뽀족하게 머리를 완성 시킴으로서 대섭과 완전히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험악한 인상을 가진 국도랑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헤어스타일이었다.
김대섭 헤어스타일을 한 전국도의 모습
"임마, 그래도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왜 너만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하고 그러냐?"
"그건 학생들이 형 비유를 맞춰 줄려고 좋게 말한거지. 설마 진짜라고 생각했던 거야?"
"내참- 그럼 너야 말로 왜 어울리지도 않는 구렛나루는 기르고 그러냐? 옛날 같이 귀두머리나 하고 다니지 그래?"
"휴- 귀두머리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촌스러워.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러고 다녔는지 모르겠어."
상태는 몇달 전 부터 구렛나루를 기르고 다녔다.
항상 귀두머리만을 고집하고 다녔지만, 그의 여자친구인 천수경의 당부를 못 이기고 구렛나루를 기르게 된 것이다.
수경은 상태랑 연애하면서 그의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을 코디해주곤 한다.
덕분에 상태는 한 층 더 간지나고 멋있어졌다.
"그나저나 정말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네. 네가 경찰대에 가다니."
"나도 믿겨지지 않는다. 근데, 이제 앞으로 뭐하고 살거야?
나야 그냥 계속 학교에 다니면 되지만, 형은 다시 재수 할거야?"
"미쳤냐, 내가 재수를 하게? 사람이 꼭 대학에 가야지만 성공하는 게 아니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기와 재능을 살려서 그 길로 가는 게 현명한 거야."
"그래서, 그쪽의 특기와 재능은 찾으셨슈?"
상태가 장난스레 비꼬듯이 말했다.
국도는 거기에 아랑 곳하지 않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연다.
"너는 모르겠지만, 난 얼마전 부터 비지니스를 시작했단다. 무자본의 사업이라서 손해 볼 일이 전혀 없어."
"뭐, 비지니스?"
국도의 말을 들은 상태가 살짝 의아했다.
"훗…… 잘 봐라, 이 형님이 어떤 비지니스를 하는지 말이야.
자그마치 하루에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00만원까지 벌 수 있단다."
"뭐?! 오십에서 백?! 웃기지마, 형이 무슨 능력으로 그렇게 벌 수 있어? 그럼 한 달이면 천오백에서 삼천까지도 번다는 얘기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상태는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냐' 는 듯한 표정으로 국도를 쳐다 보았다.
별다른 능력이 없어 보이는 국도가 돈을 그렇게 많이 벌 수 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은 것이다.
"잔 말 말고 일단 보기나 하셔. 내가 친한 친구라서 너한테만 특별히 내 사업현장을 공개해주는 거란다."
"어이구-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네."
상태는 빈정거렸지만, 국도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메고 있는 가방에서 어떤 물건들을 꺼내었다.
권투글러브 한 쌍과 무선 마이크였다.
국도는 마이크를 입에 대더니 지나가는 인파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친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로 말씀드릴 거 같으면, 서울 용산에서 나충기의 로켓펀치를 맞고도 무사한 놈인 전국도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여러분들의 울분과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버리기 위해서 입니다!
회사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 그리고 길거리에서 깡패를 만나서 땡뜯긴 찌질이들……
애인한테 버림받아서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픈 우리 불쌍한 영혼들…… 그 밖에 기타 등등 울분과 스트레스로 가뜩찬 사람이라면 저 전국도한테 푸십시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기꺼이 '인간 샌드백' 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국도의 외침이 시내 전체를 가득 메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국도를 쳐다보더니 이내 그한테 몰려들기 시작했다.
상태가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눈살을 찌푸렸지만, 국도는 거기에 개의치 않고 계속 큰소리로 외친다.
"자- 자- 망설이지 말고 오세요!! 제가 '인간 샌드백' 이 되어서 여러분들의 울분과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 드리겠습니다!!
참여비는 만원입니다!! 참여 방법은 우선 양 손에 이 글러브를 착용하시고 저한테 공격하시면 되는 겁니다!!
단, 발차기는 안됩니다!! 오직 글러브를 끼고 있는 주먹으로만 저를 공격하십시오!!
저는 여러분들의 공격에 일제히 반격을 하지 않고 피하기만 할겁니다!!
제한시간은 1분인데, 이 1분 동안 저를 5대 이상 때리시는 분한테는 특별 혜택이 주어지게 됩니다!!
지금 바로 도전해보십시오!!"
국도의 외침을 끝으로 인파들 가운데 어느 한 남성이 그 앞에 섰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이는 이 사람은 지갑에서 꺼낸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국도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 회사원은 국도가 건네준 권투 글러브를 양 손에 착용하며 말한다.
"정말로 공격해도 되는 거죠?"
"네, 부담갖지 말고 공격하세요. 저는 이래 봬도 용산에 나충기의 로켓펀치를 맞고도 끄덕없는 몸입니다!"
국도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그럼, 나중에 다치고 나서 치료비 물어달라는 식으로 이상한 말하기 없깁니다."
"그건, 염려마시고 빨리 공격하십시오!"
"그럼 갑니다!"
회사원이 외치며 국도에게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수차례 주먹 날라오는 상황에서 국도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 공격을 막고 피하고 있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강자들과 싸워 온지라 일반인의 주먹을 피하는 건 국도한테 일도 아니였다.
회사원은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국도를 향해 주먹을 퍼부었지만,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결국, 그 회사원은 1분 동안 국도를 한 대도 때리지 못하게 되었다.
"하아… 하아……."
"어이구 저런…… 아쉽게도 한 대도 때리질 못하셨군요. 다음 기회를 노려보세요!"
지쳐서 숨을 헐떡이는 회사원을 향해서 국도가 나름대로 약올리는 식으로 말했다.
약이 오른 회사원은 국도를 노려보더니 지갑에서 꺼낸 2만원을 그한테 건네주며 말한다.
"여기 2만원이오. 2만원이니까 2분 동안 연속으로 공격해도 되는거죠?"
"오케이!"
회사원은 다시금 국도를 때리려고 도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국도는 비교적 민첩하게 몸을 돌리며 그 회사원의 공격들을 여유있게 피해냈다.
공격을 계속 하면 할 수록 회사원은 점점 지쳐가며 주먹이 느려지기만 할 뿐이기에 시간이 지날 수록 국도는 점점 더 수월하게 공격들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2분후, 제한된 시간이 지났지만 회사원은 다시 국도에게 돈을 건네주며 계속 도전 해왔다.
그렇게 3분…… 4분…… 5분…… 6분……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한 대도 때리지 못하는 회사원을 보면서 국도는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7만원까지 투자했는데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죽기살기로 공격해오는 회사원의 표정을 보면서 국도의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
결국, 국도는 제한된 시간이 지나기 5초 전에 아무도 알지 못하게 턱을 한 대 맞아주었다.
피하다가 실수하는 척하면서 맞아준 거기에 그가 의도적으로 맞아주었다고 눈치 챈 사람은 상태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남을 위해서 일부로 맞아준 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학창시절 때와는 달리 그는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까지 갖게 된 것이다.
"하아…… 하아……그래도 한 대라도 때려서 속이 시원하네."
회사원은 손으로 연신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의 이마는 땀으로 번들거렸다.
"오우- 그래도 용케 한 대는 때리셨군요.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자- 다음분!!"
국도가 주위에 있는 인파들을 향해 외치자 그들 중 검은색 정장을 입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그 앞에 섰다.
국도 못지 않은 험악한 인상에 매우 건장한 체격을 가진 이 남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봐서 십중팔구 조폭이 분명했다.
국도는 평소와는 달리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일전에 조폭과 싸워 본 경험이 있는지라 이 남자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거 쯤은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한시간 1분 동안 5대를 때리면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그게 뭐요?"
"그건 1분 안에 저를 5대 때리시고 난 뒤에 물으시는 게……."
"좋소. 그거라면 1분이 아니라 더도 말고 20초면 충분하오. 여기요."
남자가 지갑에서 꺼낸 만원짜리 지폐를 국도에게 건네주었다.
"오우- 자신만만하시군요. 어디 한 번 해보시죠."
국도가 권투 글러브 한 쌍을 그 남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 남자는 권투 글러브를 양 손에 착용하더니 이내 국도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일반인이나 고등학생과는 차원이 다른 너무나도 빠른 주먹이라 국도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턱에 허용했다.
방금전까지 일반인과 상대하느라 너무 방심해서 몸이 둔해진 탓도 있었지만, 이 남자의 공격은 국도가 피하고 막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어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남자의 주먹은 국도의 복부랑 턱을 수차례 치고 지나갔다.
"아직 끝나지 않았소!"
남자가 국도에게 외치며 왼손 주먹을 날렸다.
국도는 재빨리 가드를 할려고 손을 올렸지만 남자의 왼손은 오지 않았다.
순간,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파고는 남자의 오른 주먹이 날라와서 국도의 턱을 강하게 올려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으로 몸을 반 바퀴 돌리며 팔꿈치로 국도의 가슴팍을 세게 가격했다.
그 반동으로 인해서 몸이 뒤로 밀려난 국도는 쿨럭거리는 기침 소리를 내며 말한다.
"쿨럭…… 쿨럭……. 파…… 팔꿈치를 사용하는 건 규칙위반인 거 몰라요?!
오직 글러브를 쓰고 있는 주먹으로만 공격할 수 있다니까요!!"
"아- 미안해요. 이거 직업이 직업인지라 하도 습관이 되서 나도 모르게…… 하하……."
국도가 버럭 소리치자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머쓱해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무튼, 계속 공격하세요."
국도는 남자에게 공격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그만 하겠소. 이미 5대는 때린 걸로 아는데……."
"그래도 아직 시간이 43초나 남았으니 그동안 마저 공격하세요."
국도가 손목시계에 있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소. 내가 더이상 주먹을 썼다가는 당신이 위험해 질 수도 있으니까요.
내 주먹은 흉기나 마찬가지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거든요.
난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방금 도전한 건 단지 호기심 때문이죠."
"……."
남자의 말에 국도는 다소 자존심이 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 남자의 말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먹을 몇 대 허용하면서 이 남자가 예전에 싸웠던 선용파 조폭들과는 격이 다르게 강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와 더불어 더이상 이 남자에게 맞았다가는 병원신세를 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만약 많이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면, 자신이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가 동시에 한동안 돈벌이를 못하게 된다는 걸 그는 알았다.
'인간 샌드백'이라는 직업을 가진 국도한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몸뚱이가 건강해야 한다는 거다.
학교 다닐때만해도 몸이 어떻게 되던지 신경 안쓰고 근성으로 버티던 그였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성인이 된 이후로 그는 몸을 많이 사리게 되었다.
학생때는 몸이 다치든 말든 신경 쓸 일이 없었지만, 지금의 그는 몸뚱이가 건강해야지만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존심 때문에 앞뒤 재지 않고 함부로 나설 나이는 지난 것이다. 현재 그한테서는 자존심보다는 돈벌이가 더 중요하다.
그는 이미 몇 주전에 수진과 약혼을 한 상태이다.
얼마 있으면 수진과 가정을 꾸려가게 되겠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기에 그한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많은 자금을 모아서 수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다.
"자- 이젠 물어봐도 되겠소? 5대 때렸으니 이제 나한테 어떤 혜택이 주어지게 되는 거요?"
남자가 권투 글러브를 국도에게 넘기며 말했다.
권투 글러브를 받은 국도는 마이크를 입에 대더니 이내 호탕하게 외친다.
"축하합니다!! 특별 혜택으로 '전국도와 부천님 오신날 파' 에 가입하실 수 있는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뭐… 뭐… 뭐요? 전국도와 부천님?"
남자는 다소 황당하다는 눈초리로 국도를 쳐다보았다.
"아- '전국도와 부천님 오신날 파' 라고… 제가 오래 전 부터 만든 조직 이름입니다!
저를 5대 때리셨으니 충분히 거기에 들어가실 자격이 됩니다. 아무튼 들어오신다면 제가 당신을 부짱으로 임명하겠습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국도의 외침을 끝으로 구경꾼들은 일제히 크게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국도의 모습을 보고 있던 상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푸훗… 여전히 못말려…….
그나저나 정말 대단해. 무식하게 맷집이 센 것도 돈벌이가 될 줄이야…….
하긴, 맷집 센 것도 자신의 재능이나 특기지.
저 길로 계속 가면 분명히 떼부자 되겠지…… 암 그렇고 말고…….
아무튼, 여전히 밝아보여서 다행이야…….
앞으로도 항상 밝고 씩씩한 모습 변치 말아줘…….'
상태는 마음 속으로 부터 진심으로 국도가 행복하길 기원했다.
2년 동안 국도와 여러 고난들을 함께 헤쳐오면서 그한테서 국도의 존재가 너무나도 크게 자리잡은 것이다.
평소에 국도와 왈가왈부 하면서 다툰 적도 많았지만, 그건 서로가 너무나도 편하고 스스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국도의 모습을 흐뭇하게 한 번 쳐다보더니 이내 콧노래를 부르며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2편' 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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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많이 기디리셨습니다.
이 단편 소설은 아직 하편이 남았으니 그거 많이 기대하세요.
하편에서는 인천연합의 행방을 알 수 있게 될겁니다.
그럼, 며칠내로 바로 업데이트 할테니 채널 돌리지 마세요.
많이 기대하세요.
이거진짜인가여?ㅋㅋ 진짜스토리?
진짜는 아니죠 ㅎㅎ.. 그냥 이분께서 생각하는데로 적으신거
네, 제가 생각해서 적은 거죠.
수고하셨어여 ㅋㅋ 근데 맨첨 얘기가 태수졸업할떄랑 똑같은 ㅋ ㅋ
당연히 그렇게 해야 더욱 기억을 많이 하실거 같아서 그렇게 적은 겁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기대하세요.
질봤어요
잼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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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국도 사진 보고 죽는줄알았음 ㅋㅋ 무지잼있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이 기대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말재밋네요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너무재밋어요^^ 화이팅입니닷
감사합니다.
우와 ㅋㅋ 국도 맷집 ㄷㄷ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국도 헤어보고 터지고.........
국도는 맞는것만 잘하는줄 알았지 피하는것도 잘하는지는.몰랐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국도 녀석 꽤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했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떙큐
와 국도... 헤어 갅지; 맞는 일로 돈벌이라.......맷집 완전쩔어;; 나중에는 맞아도 느낌도 안올듯 ㅋㅋ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캬~ 잼잇네여... ㅎㅎ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국도 답군요 인간 샌드백이라 ㅋ
상태가 국도보고 형이라 부르는게 매우 어색해서 좀 당황했네요 ㅎ
저도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보니까 상태가 형이라고 하는게 진짜 어색하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