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세순의 용사일기를 3회에 나누어 보내겠습니다.
579. 도세순의 용사일기 【1】
도세순의 『용사일기(龍蛇日記)』는 경상북도 성주군 벽진면 운정리의 18세 소년이 임진왜란의 피란 과정을 기록한 일기체 형식의 문헌이다. 임진왜란 피란 과정을 기록한 여러 편의 용사일기 중 도세순의 『용사일기: 용사난중일기』는 일반인 특히 18세 소년의 시각으로 기록한 일기로 다른 용사일기와 구분된다.
첫째, 1762년(영조 38)에 간행된 이로(李魯)[1544~1598]의『용사일기』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임진년 4월에서 그 다음해까지 약 15개월 간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것이고. 1590년(선조 23) 초유사(招諭使)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막료(幕僚)였던 이로가 김성일의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한 것으로 당시 의병들의 활동과 관군 그리고 백성과의 상관성을 기록하였다.
둘째는, 보물로 지정된 약포(藥圃) 정탁(鄭琢)[1526~1605]의 것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피란 중이던 선조 및 왕세자를 모셨던 서원 부원군 약포 정탁이 매일의 일들을 기록한 것으로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세순의 『용사일기』는 18세 소년의 생생한 경험을 기반으로 1592년과 1595년 정월 15일까지의 피란 경험을 일기체로 기록한 문헌이다. 도세순의 문집 『암곡일고(巖谷逸稿)』[1976년 후손들에 의해 간행된 2권 1책]에 수록된 「용사일기」는 앞서 두 권의 일기와 달리 일반인과 노비들이 경험한 전쟁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당시 18세 소년이었던 도세순은 가족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성주군 인근 산 속에서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황점리,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면 두사리, 경상북도 군위군 의흥면 등에서 경험했던 굶주림과 비통함 등을 일기로 기록하였다. 도세순의 『용사일기』는 그의 문집 『암곡일고』에 수록되어 있던 것을 성주 도씨 26세 후손 도두호가 2009년 『용사일기: 용사난중일기』라는 제목으로 한글로 번역 간행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도두호는 일기를 국역하기 전 도세순의 피란지 현지 답사를 통해 1590년대 성주군 일대 지명과 현재의 지명을 비교 설명하였고, 피란 경로에 따른 지명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김현철 화백[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을 통해 그린 4장의 지도를 함께 수록하였으며. 4장의 채색 지도를 통해 성주군과 주변 김천, 고령, 합천 등을 잇는 길을 함께 보여주고 있고. 지도는 현지 답사와 지역 주민들의 자문을 통해 완성하였으며, 지명에 대한 해제는 각주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바. 이 글에서는 『용사일기』 국역본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18세 소년이 경험했던 전쟁의 참상을 되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