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불광이 정수리에 머물다
1. 염불하여 광명이 나오다
염불하여 광명이 나오다
(1)
해창촌海昌村에 어느 노파가 죽은 뒤에 영혼이 가족의 몸에 붙어서 자신이 살아생전에 겪었던 일들에 대해 하소연하였다. 게다가 저승의 일까지도 너무나 상세하게 말하였기에, 사람들이 그 사람 주위를 둘러싸고 경청하고 있었다.
한번은 사람들이 넋을 잃고 듣고 있었는데,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사람이 갑자기 마음속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때 노파의 영혼이 그에게 말했다. “자네가 항상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어찌 성불하지 못하겠는가?”
그 사람이 물었다. “왜 이렇게 말씀하십니까?”
노파가 답하기를, “자네가 마음속으로 아미타불을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아십니까?”
“내가 자네의 몸에 있는 광명을 보았네”
일자무식한 촌민이 우연히 염불을 몇 번 한 것뿐인데도 귀도의 중생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내게 하였으니, 하물며 오래 수행한 사람이겠는가? 그래서 염불의 공덕은 불가사의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지대사의 『죽창수필』)
(2)
1944년, 나는 아내 원신과 함께 적성산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때 원신의 나이가 25세였다.
어느 날 아침에 아내는 하산하여 논밭사이의 작은 길을 걸으면서 일심으로 염불하고 있었다.
이때 태양이 막 산위를 올라와 아침햇살이 대지를 두루 비추고 있었다. 자신의 그림자를 우연히 보게 된 아내는 머리위에 둘레가 어깨넓이와 가지런하고 직경이 대략 두 자 남짓한 원형의 빛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말로써 형용할 수 없는 그 미묘하고 찬란한 빛은 불상 뒤편의 원광을 닮았다.
아내는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여겼지만 여전히 계속 걸으면서 염불하였다. 그리고 때때로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는데, 원광은 여전히 매우 밝았다. 아내는 이것이 염불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시험 삼아 염불을 멈추고 세속의 잡다한 일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그림자를 보았더니 원광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이로써 염불하면 몸에 불광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해량의 『가허즉허可許則許』)
(3)
내가 예전에 미국에서 홍법을 한 적이 있었는데, 법회가 끝난 뒤에 어떤 미국인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저는 신통을 배우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기를, 그가 본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들의 입에서 전부 한줄기 광명이 나온다고 하였다. 성심이 있는 사람들이 나타낸 광명은 엄청 커서, 거의 온 지구를 감쌀 정도로 컸고, 성심이 없는 사람들이 나타낸 광명은 아주 작아서 한 번씩 깜박거릴 정도로 미약한 광명일 뿐이라고 했다.
그 미국인이 말하기를, 본인은 이처럼 수승한 경계를 봤기 때문에 불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법장스님의 『보은불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