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기는 안쓰려고 했는데
이유인즉 설치고 돌아다닌 기억밖에 없어서..
이쁜 정원의 강압에 의해서 흑흑 쓰기는 쓰는데 너무 길어서 읽기나 할러나..
처음부터 출발이 좋았다.
철석같이 믿고 있던 렌트카회사가 차가 없다는 바람에
급작스럽게 겨우 겨우 그레이스 15인승을 구했는데
빗님의 도움인지 렌트카회사에서 자발적으로 이스타나로 교체해주는 바람에
콩나물시루에서 벗어나 조금은 여유롭게 출발할수가 있었다.
점심은 각자해결이라는 공지가 나가서인지 회원들 가방에서 나오는 점심보따리는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통닭에서 부터 김밥 떡 사탕등 줄줄이 나오고
3040세대를 위해 비치해놓은 그 시절 그노래가 마음을 들뜨게한다.
광주에서 원각법우님을 만나 운주사에 도착하니
부운님과 지혜안,까만건반,공명님이 먼저 오셔서 우릴 반긴다.
운주사에서 예불을 하고 입재식을 가졌다.
발원문 낭독을 갑자기 하라고 호명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발원문 작성은 했지만 낭독은 다른법우가 하는 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가 쫓아오나 완전히 전투적인 태세로 읽게 됐다.
간절한 염원을 담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읽어야 되는데..
지금은 안거중 이어서인지 참선하는 스님을 위해 목탁도 치면 안 된단다.
그러니 큰소리로 이야기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원래는 방에서 하려고 했던 마음나누기가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또 참선방과 너무 붙어있다는 관계로 대웅전에서 하게 됐다.
둥그렇게 둘러 앉아 이렇게 대웅전에서 차와 떡과 과일 먹으며 자기소개도 하고
사찰예절도 배우고 덕담도 나누는 이 시간은 언제나 정답고 호기심이 발동하는 시간이다.
처음 보는 법우에게 특히 관심이 간다.
저분은 어떤 분일까? 어떻게 불가사에 오시게 됐을까 등등
뒤늦게 짠 하고 나타나신 충청 법우님들은
너무나 의외의 선물을 안고 오셔서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감동 그 자체인지..
토마토 한상자와 미색바탕의 불국정토를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타월을 접 했을 때 의 감동은 오랫동안 잊지 못 할것이다.
내가 이런분들과 함께 할수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비가오는 관계로 따뜻하게 자라고 불까지 넣어주신 우리의 숙소
우와 모기와 전쟁을 치루고, 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모기와의 전쟁은 아침 예불까지 계속됐다.
입으로는 지심귀명례를 외면서 한손으로 모기를 떼려 눕히고...
스님 이럴땐 정녕 어떻게 해야되는 겁니까?
집에서는 양심은 망각속에 접고 사는데 절에선 부처님이 보고계신다 싶어서인지 무지하게 찔립니다.
입으로는 발보리심내라하지만 맘속으론 이런 날 기억하지 말아줘에서부터 그러길래 사람은 왜 물어하는 생각까지..
아침공양후 시작된 산사주변 둘러보기
일단 운주사에 천불천탑을 조성하게된 의문에 대한 여러 추측을 정리하여 설명하고
대웅전뒤 공사바위에 올라 운주사 골짜기를 내려다 본다.
역시 한눈에 쏙 들어오는 구나.
누가 이름지었는지 정말 그럴듯하네..
다시 운주사로 내려와 오른쪽 산등성이로 올라 그 유명한 와불과 불상들 그리고 칠성바위까지 둘러본다.
와불사이에 누워 사진한장 찍으려고 했는데..
나뭇잎을 치우며 꿋꿋이 기도를 하고 계신 보살님 눈치가 보여 목적 달성을 못했다.
그대신 손바닥으로 뽀뽀 했지롱
운주사초입의 9층석탑앞에서서 탑에 대한 공부를 잠시하고
(문화재설명을 하라는 명진법우말에 하긴 했는데 어른들도 계신데 하려니 되게 쑥수럽드만요.)
탑이랑 불상이랑 불감이랑 두루두루 살피며 거닐던 그 비오는 산사의 여유로움
아마 많이 생각날거다.
쌍봉사로의 이동
작년까지 보수중이었다는 목탑대웅전은 말끔한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다.
가섭존자는 법당입구쪽을 향해 몸을 살짝 비틀고 어서오라고 웃음으로 반기신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석탑이 나오기전 목탑은 이렇게 안에 예배의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사리가 없이 그냥 예배를 했다는건가? 불상이 있었다는 이야기일텐데..
그럼 탑보다 불상이 먼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인도에서는 탑이 예배의 대상이 되고 그뒤로 불상이 예배의 대상이 되었는데
대승불교가 발달하면서 불상이 나타난것이니 우리나라는 대승불교권이니 동시에 나타났다든지 불상이 먼저 나타났던지 했을것이다.
좀더 알아봐야 겠다.
각 전각마다 찾아다니며 삼배를 드린다.
극락전 법당은 책에서 쓰여진 그대로 기둥이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2,3층쯤 위로 지어도 끄덕없겠다.아니 복층으로 지으려고 했다가 단층으로 지었을지도 모를일이다.
나름대로의 여러가지 상상을 해본다.
명부전에서의 여러시왕들과의 만남
과연 듣던데로 여러 시왕과 인왕의 조각솜씨가 정교하고 생생하며 활력이 넘쳐보인다.
비록 색은 많이 바랬으나 인왕상의 불꽃무늬 옷자락과 머리에 쓴 관이 눈에 선하다.
다른곳의 명부전보다 넓고 시원스런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런것인가 웬지 명부전은 어둡고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곳중의 하나이다.
나한전의 여러나한님들한테 일배일배를 하는 기쁨마음보다 무거운 맘이 드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좀더 조명이 밝다면 그런 느낌은 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나무숲길을 따라 올라 만나뵌 철감선사 부도비
어쩜 이렇게 아담하고 차분하며 정교하고 화려할수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잠시 부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옆에 세워진 부도비의 귀부와 이수를 살펴보았다.
두꺼운 발톱이 특히 인상적이다.잘익은 원숙미보다 풋풋한 젊음이 느껴진다.
이제 시작이라는 표정이다.
이수라는 말뜻은 이무기를 나타낸다는데 왜 용이 아닌 이무기인지 모르겠다.
이수에 불꽃모양의 귀꽃이 달린 것은 여기서 처음 보았다.
불회사에서의 정연스님과의 만남
매일 저렇게 사시예불 때마다 십악참회를 하고 계신건가.
새삼 존경심이 인다.
내가 스님들께 존경심을 갖게 될 때 그중 하나가 청정비구의 모습을 보일 때 이다.
형식적이지 않고 일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에서 무한한 존경심이 인다
때론 내가 스님들게 인간이기에 앞서 신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하지만
우리 재가불자완 확실히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삼귀의 할때마다 스님들게 귀의합니다하는 것처럼
추호의 의심도 없이 누군가 욕을 하고 헐뜻더라도 우리 스님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따르는 맘이 생기도록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맘이 잘못된것일까
결국 스님들의 몫일것이다.
한글로 하는 반야심경 스님께서 하시는 운율에 따라 해보니 예전에 많이 해본것처럼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된다. 색다른 경험이다.
한문 반야심경을 할 때 온갖 잡념속을 헤매이다 한글 반야심경을 하다보니 일단은 잡념을 떠나 집중할수 있어서 좋았다.
이어서 회향식을 하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 시간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나..
애써 잠을 쫏으려고 애를 써봐도 시시각각으로 찾아오는 잠속에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시간이 흐를수록 뭐라고 하고 계신지.. 법문보다는 수마와 전쟁을 치르느라고 정신이 없다.
에고~. 오해나 하시지나 않을 런지.. 우린 법문이 지루한 것이 아니고 어젯밤의 두 전쟁 때문에 그리 된건데..
"아니 이 사람들은 법문하라고 해놓고서 꾸벅 꾸벅 졸기만 하잖아" 할 것 같아서 심히 걱정된다.
"잠아 잠아 이따 집에갈 때 오면 안되니 내 실컷 네 청을 들어줄 테니까..."
이곳 종무소 직원이신지 처사님들께서 어찌나 친절하고 자상하신지.. 불회사하면 아마 따듯한곳이란 생각부터 들것이다.
인상깊었던것 중 하나가 법당을 드나들 때 여자남자 드나드는 문이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입구에 새겨진 할머니 할아버지 돌장승
정말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는듯하다. 따뜻하고 해학적인 그 모습
부정한것을 쫏기보다는 어서오라고 손주들이 올 때 맨발로 뛰어나오는 듯한 모습
나도 저렇게 이다음에 저렇게 따뜻한 할머니의 모습을 지녀야 할텐데..
길이 서로 엇갈려 곰탕집 찾아가는 길이 멀긴 했지만
그렇게 찾아간 곰탕집이어서 맛또한 좋다.
미안해서 쩔쩔매는 지혜안이나 혼자서 휙 돌아와버린 공명이나 노심초사 걱정하는 명진이나
서로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편안한 여행길이어서인지 그 또한 좋기만 하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냥 좋다.
예향의 집으로 향하는길에
어느틈엔가 충청법우님들은 폭우로 충청도 다리 어딘가가 잠겼다는 소리에 놀라 갈길을 재촉하시고
우린 공항 활주로가 내다보이는 근사한 찾집에 앉아 차대접을 받았다.
점심값보다 더 비싼 차를..
수녀님의 내 지방에 오신분들에게 점심과 차를 대접하는 것이 예의라고 하시는 말씀에 할말을 잊고..
어쩜 마음 씀씀이 하나하나가 닮은꼴인지..
서울로 돌아오는길에 공명이 보여준 자유로움
그러나 난 그 자유로움보다 고독함이 더 많이 보인다.
그의 하얀 장갑낀손에서 그의 노랫소리에서..
우리파인 얼굴한번 안 찡그리고 그 먼길을 안전운전해 주신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쁜 사진 많이 찍어주시는 정원의 질투에도 꿋꿋이 버티며..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도 넉넉한 맘으로 이해해주신 여러 법우님들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 선배법우님들(부운님,하헌칠님,원각님내외분,김이사님)의 동참에 다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수 있게 해주세용.^*^
첫댓글 ㅋㅋㅋ 무량향님보다 잠깐 먼저 올려서 다행이네요 ^^, 준비하고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읍니다.
음....(숙제검사중~~)....대략 후기강압(?)이 제대로 이루어(?)진것 같아....마음이 놓인다는.....ㅎㅎㅎ.....
순례때의 모습이 다시 떠오릅니다.여러가지로 신경쓰시느냐고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다양한 글들을 대하니 느낌도 가지 가지...운주사에서 ,쌍봉사에서 부도와,탑 설명 들은게 좋은 기억이네요. 아는 만큼 보고 느끼는 값진 시간이었어요,..한가롭고,고즈녁한 초여름의 비오는 산사가 다시 눈앞에 펼쳐 집니다...
무량향 법우님의 후기는 사진처럼 정확하면서도 심금을 울려 주네요...긴 글 속에 님의 세심한 마음이 배어 있어 아주 좋습니다.^^
무량향!.. 확실한 교관이죠...남자분들 일탈의 기준은 과연 님으로부터 용납받을 수 있는가 였고요.. 오죽허면 천하의 공명선생도 님을 위한 잔을 올리고 심야의 미팅을 진행하였으니까요^^
공명은 그래도 의리는 잃지 않았답니다. 무량향법우님의 잔을 분명히 올렸고 그 잔은 대신해서 내가 비웠다오.
잘났어 정말~.
무량향님의 불가사에 대한 애정을 느낄수 있었구요 ^^ 저는 천진난만 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ㅋㅋㅋ
아는만큼 보인다. 상세한 후기 고마우며, 불가사에 대한 깊은 애정에 감사드립니다. ...()...
아이구 기죽어 나는 어떻하라고-----. 불가사의 진정한 살림꾼이 있어 흐뭇합니다,
ㅎㅎㅎ무량향님 드디어 후기를 올리셨군요.잘 읽고 갑니다.......()
표현은 않하는듯 하지만 순례내내 신경쓰시는 법우님을 보면서 불가사의 밝은 미래를 점쳐봅니다. 즐거웠습니다. 어딜가든 법우님을 챙기는건 공명법우뿐입니다. ^^
무량향님의 후기를 보노라면 안간 사람도 순례를 잘 다녀온 느낌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