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또래들과 대화해보면 한 두가지 지병은 있기 마련이고 크던 작던 성인병 관련 수술을 받은 경험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놓고 판단해 볼 때 아직 심각한 지병도 없고 소위 중장년층에 흔한 성인병(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관절문제 등)도 아직 없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부모님이 물려준 건강한 DNA와 좋은 식사습관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주도에 온 후 거의 매일 실천한 걷기나 등산 등 야외활동까지 겸해지니 요즘 건강이 더 체계화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저는 늘 한식 위주의 식사를 적어도 하루에 두끼를 하고, 간식을 거의 하지 않으며, 이른 저녁식사 이후 야식하는 버릇이 없습니다. 어쩌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도 그야말로 어쩌다의 경지라서 이 패턴을 깨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규칙적인 식사 중 아침은 절대 거르지않고, 장에 무리되는 음식재료는 피하고, 뭐든 잘 먹고, 배부르면 더이상 먹지않거나 먹기가 어려운 체질 등등 이런 것이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근본처방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배부른 신호에 복종하는 식습관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배가 고프면 행동이 변하기 마련입니다. 동물들은 바로 공격적이되며, 인간도 배고플 때 분노가 더욱 쉽게 일어날 수 있기에 hungry와 anger를 합친 hanger라는 신조어도 있습니나. 특히 주부들은 배가 고플 때 장을 보게되면 아무거나 마구 사기 마련이고, 아기들은 칭얼거리거나 떼를 쓰기 마련이고, 어떤 이들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배고픈 상태에서는 체내 필요한 영양소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다음과 같은 상태로 들어가게 됩니다.
-좀더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추구하게 됩니다.
-더 쉽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정해진 시간이나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음식을 찾게 됩니다.
-오로지 먹을 것만 연상되니 업무나 해야 할 일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만사가 귀찮고 따분해집니다.
안정된 식사습관은 심장리듬과도 직접적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라도 인슐린호르몬을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는 음식 위주로 먹는 시간과 먹지않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여 저녁 6-7시 이후부터 12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끼니를 제대로 길들이지 못하는 것은 발달장애 세계에서 아주 흔한 입니다. 수 많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일반아이들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제가 보기에는 먹는 문제입니다. 일반 아이들은 약간의 편식은 있을지라도 다양한 음식에 대한 시도와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해야한다는 인식 쯤은 쉽게 학습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잘 먹습니다.
그런 반면 발달장이니 아이들은 극심한 편식은 기본이고 식사거부는 너무 흔한 일입니다. 식사시간에 골고루 아무 음식으로 먹으려는 아이는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먹으려는 음식만 먹고 새로운 음식은 시도도 하지 않거나 시도를 해도 입에 맞지않으면 뱉어내거나 입을 딱 닫고 거부하곤 합니다.
태균이도 어렸을 때 극심한 편식에 시달렸고 편식에서 놓여난 첫번째 계기가 대구 한의원에서 약침치료하면서부터이고, 두번째가 고압산소치료를 꾸준히 하면서부터 입니다. 특히 7~8년 고압산소를 꾸준히 했으니 이를 통해 편식에서 거의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극심한 편식, 그에 따른 배설훈련의 어려움은 모두 내수용성 감각의 문제를 나타내는 대표증세들입니다. 몸 속 장기들도 뇌와 소통을 하고 뇌의 지휘를 받아야하는데 감각처리장애의 한켠에는 내수용성 감각문제 비중도 커서 먹는것, 숨쉬는 것, 싸는 것 등등이 모두 일반적인 처리수준과는 너무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내수용성감각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숙제입니다. 특히 식사문제는 너무 커다란 대과제이며, 나이가 어릴수록 심각성 정도가 보통수준 훨씬 이상입니다.
나이가 어릴 때 즉 6세 전에는 식사문제, 6세 이후에는 배변문제, 용변처리문제, 신변처리문제들이 정말 큰 골치꺼리가 되는 것은 다 내수용성 감각의 어려움도 결국 뇌신경발달장애의 영역들이기 때문입니다.
배가 고플 때 뇌에 배고픔의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은 그렐린이고, 배가 찼을 때 더이상 먹지말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렙틴호르몬 입니다. 5세 전에 식사습관을 제대로 잡아야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 호르몬들이 적절하게 잘 가동되는 순환체계를 잘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많은 ASD, ADHD 아이들을 지켜보니 이 식사의 뇌적 회로가 대부분 무너져 있습니다. 정식 식사를 외면하고 끊임없이 단 것이나 과자들에만 집착하거나 특정음식만 고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세월이 오래되다보니 장과 뇌의 신호체계는 엉망이 되어있고, 항상 속이 빈 상태이니 늘 먹을 것에 집착하면서도 정작 식사 앞에서는 까다롭기 그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배고픔과 배부름의 신호체계를 담당하는 주요 영역이 전두엽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전두엽이 약할수록 먹는 문제는 해결이 쉽지않고, 먹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지속될수록 전두엽 발달은 지연되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식욕과 식욕저절에 전두엽의 역할을 설명해주는 것인데요, 좀 어려운 용어이긴 한데 식욕에 관여하는 실지 식욕 관련 호르몬을 생성하는 시상하부hypothalamus에 존재하는 AgRP세포 뇌신경은 전두엽 쪽으로 회로가 나있음을 보여줍니다.
AgRP세뇌뉴런은 배고픔과 그에 따른 감정을 관장하는 역할입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이긴 하지만, AgRP뉴런의 손상도가 클수록 건강한 쥐에 비해 전두엽의 뇌신경망이 훨씬 작음이 밝혀졌습니다. 적절히 식욕을 충분히 채우고, 정기적인 습관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전두엽 뇌신경망 발달이 얼마나 늦어지고 가동하지 못할 지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식사습관은 조금이라도 어릴 때 잡아가도록 노력해보세요. 너무나 어려운 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들을 제시해 봅니다.
● 음식맛이 강해야 (맵고 짜고 신맛들) 아이들이 끌리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맛에 끌리는 이유는 미각이 너무 둔하다보니 심심한 음식은 거의 맛을 감지할 수가 없습니다. 감각해결과제는 건강문제보다 앞서야하며, 음식맛이 강하다고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강한 맛의 유용성을 모르기에 아이들은 강한 맛 중 가장 만만한 단 맛에 대부분 빠져듭니다. 단 것은 쉽게 제공하면서 다른 강한 맛에는 일반적 상식의 건강문제를 대입시키려고 합니다. 일반상식으로 우리 아이들은 절대 개선되지 않습니다.
● 5htp를 항상 보충해주십시요. 5htp는 세로토닌의 전구체이며 세로플러스같은 제품에서 제공하는 5htp는 그리포니아라는 나무의 열매씨앗 추출물입니다. 5htp가 체내에 유입되면 비타민 B군의 도움을 받아 세로토닌으로 만들어지는데 세로토닌은 뇌 속에서는 중요한 감정조절물질이지만 장에서는 장연동을 담당하는 호르몬입니다. 장에서 활성화되는 비율이 80% 이상입니다. 내수용성 감각문제로 인해 장기능이 시원잖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로토닌은 치료제입니다. 상태에 따라 50~200미리까지 보충이 가능합니다.
● 운동! 운동! 운동!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 어떤 좋은 것을 하더라도 운동을 시키지 않는다면 효과가 대폭 삭감됩니다. 운동이란 감각통합과 목적성있는 동작의 끊임없는 반복입니다.
● 천연소화효소를 활용하세요. 속이 비었다는 표시를 적극적으로 해주기 위해서는 장연동호르몬과 소화효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트리엔자와 같이 소화효소 자극제가 아닌 보충제를 당분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 고압산소를 할 수 있으면 시키세요. 뇌와 장기를 연결하고 내수용성 감각 개선에는 고압산소 방법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편식과 식사거절을 그냥 넘기지 마시고 하루라도 빨리 개선시켜 줄 의지를 가지십시요. 잘 먹으면 전두엽도 크게 활성화됩니다. 그건 뇌과학입니다.
첫댓글 그림이 편식이 딱 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