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부터
주말에 청주 은혜의 집에 방문하기로 임 정옥 (데이)와 약속을 하고
영하의 날씨 속에 그날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주말엔 대산에 출장을 가야할 거 같아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19일 투표하는 날은 시간이 여유가 좀 있기에
바로 데이 국장에게 문자를 날렸다.
“정옥아....”
“주말엔 내가 시간이 안 되고, 선거 날은 어때?”
“오빠”
“전 아무 때나 좋아요.”
“오빠 시간 날 때 아무 때나 오세요.”
“그래 그럼 그날로 하기로 하고 명균 형님과 지수는 내가 연락을 하마”
바로 그날 19일 대선이 있는 날 아침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장을 향해 집을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투표를 하기 위하여 줄을 서 있었고
내 순서에 투표를 마치고 내 앞으로 달려오는 택시를 잡아
바로 안양 터미널을 향해 달렸다.
안양에 도착하니 바로 가는 청주행 버스가 있어 표를 구하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내가 몇 년 동안 동행을 위해 해온 일이 무엇이 있을까?
버스 안에서 차창 밖을 바라보니
예전에 데이 국장이 한 말들이 떠올랐다.
자기를 믿고 따라 주는 동행인들이 있기에 행복하다란 말
사이버 공간에서 너희들이 무엇을 하겠는가?
매일 먹고 놀자 판이겠지....
봉사니 장애우들 돕기니 남들은 비웃음 살수도 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그들의 판단은 틀렸다.
행사를 거듭 할수록 더 많은 회원들과 독거노인들 집을 방문 할 때면
늘 우리들 가슴을 찡하게 울리고 동행인의 따듯한 마음들이
감동과 기쁨 그리고 행복으로 찾아 들고 있었다.
비록 우리가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마음 씀씀이
하나, 하나가 또 다른 시작이지만 그것은 곧 내일의 우리들의
모습을 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일을 하면 가슴 아파하던 때
배의 구멍으로 우유를 마시던 찬호도, 몇 년 전에 저 세상으로 간 승훈이도,
포천에 독거노인들, 조치원 독거노인들, 영주 독거노인들, 사옥도 소년, 소녀 가장들, 흑산도 소년, 소녀 가장들,
심지어 아프리카 난민들까지도 우리의 손길을 기다렸었다.
동행인이 대단하다 느끼는 것은 거리를 멀다 가깝다 생각도 안하시고
먼 길 사비를 들여 성금 전달식에 또는 흑산도 방문에 참여하는 여러분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오늘 방문하는 은혜의집
그곳과도 2004년 9월부터 인연이 되어 지금껏 좋은 관계로 유지되어오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뿌듯 하기도하다.
담장도 없던 다 쓰러져가던 판자 집에서 그 많은 아이들과 장애우 들을
돌보던 박 원숙 원장님 공병이니, 폐지니, 심지어 음료 캔까지 돈이 되는 것들은 모두 수거하여 원생들과 생활해나가셨다.
내가 오늘 또 거기에 방문을 한다.
이 생각 저 생각하다보니 어느덧 버스는 청주터미널에 도착을 하였다.
전화기를 꺼내들고 데이 국장에게 카톡으로 문자를 날려본다.
명균 형님도 일과가 바쁘셔서 참석을 못 하신다는데.....
전 날부터 강추위 속에 오늘까지도 춥다.
손도시리고, 발도시리고,ㅠㅠㅠㅠ
전화를 기다리다 담배 한 대 꺼내들고 불을 붙인다.
전화벨이 울린다.
“오빠 시방 워디있다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응 터미널에 있지”
“거기 계셔요. 시방 투표 마치고 가고 있응께 거기서 봅시다.”
곧 데이가 도착을 하였고 우리는 바로 은행으로 가서 성금을 찾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도 몇 일 남지도 않았고 해서
그냥 가기 뭐해서 제과점에 들려 많은 양의 빵과 케익을 구입했다.
다들 바쁜 관계로 지수도 형부제사라 언니 집에 가야했고
최 광호 형도 근무라 참석을 못하셨다.
그래서 청주 김 태희님과 3명만이 은혜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은혜의 집에 도착하니 반갑게 맞아주시는 박 원숙 원장님과 원생들
추운데 이렇게 찾아주시니 감사 할뿐이라고 손을 꼭 잡아주시던
원장님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커피를 타주시던 선생님과 정옥이 품에 안기어 떨어질 줄 모르던
성은이 모두가 참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했다.
먼저 은혜의 집 가족들과 미리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케익에 불을 켜고 원생들 노래가 끝이 나자 성은이가 촛불을 끄면서
또 재롱을 떤다.
성금을 먼저 전달하고 가져간 빵과 케익을 먹으며
아이들 재롱을 보며 모두가 환한 웃음 속에 즐거워하였다.
한참을 그렇게 웃으며 시간을 보낸 후 사무실에 들어가서
커피를 한잔마시며 원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원장님께서도 처음에는 우리가 그냥 한번 스쳐지나가는 그런 분들이라
생각 하셨단다.
그러나 사회가 메말라가고 있지만 행사 때마다
많던 적던 성의 늘 전달하고 찾아주시는 동행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들 드린다고 말씀하시며
행복한 동행 일원 여러분들 늘 건강하시라고 전해 달라 하셨다.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 한편이 찡해오는 걸 느꼈다.
남들은 은혜의집이 시로부터 많은 수급을 받는 줄 착각들 하신다고
지금 현재 은혜의 집 새로 지을 때도 본인의 돈이 들어갔고
또 돈이 없어 공사할 때 자제부터 모든 것을 손수 들어 날랐다 하신다.
집이 완성되고 충청북도 도청에서 인권침해니, 모독이니, 구타니
그런 조사를 나와 원생들 1인 면담까지 하고 그랬단다.
그러나 도청에서 나온 분들도 원생들 한 사람 한사람 모두 밝고
너무 활동적이고 활발해서 좋아 보인다고 하셨단다.
왜! 청주 시에서 혜택을 못 받는가 하면 사회복지단체에 가입을 하려면
은혜의집 원장님 당신 돈이 5억이 들어간다고 하셨다.
물론 돈이 있어서 그것을 내면야 혜택도 받고 너무 좋은데
“그런 큰돈이 어디 있어야 말이죠.” 하셨다.
지금도 폐지니 헌옷수거해서 작은 푼돈이라도 모으시고 계시다고 하셨다.
그러나 폐지나 헌옷 같은 물건에 얼마나 모아지겠나......
시에서 나오는 돈은 1년에 고작 840만원 뿐 전기세 수도세 내고 나면 딱 맞다고 하셨다.
그 840만원도 원생들에게 나오는 수급비 정도로...
많은 대화를 하다 보니 정말로 원장님은 좋은 일을 하라고
천상 다른 일도 아니고 힘들고 아프고 한 이들과 함께 하라고 보내주신 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밤이나 낮이나 잠도 재대로 못주시고 아이들이 늦은 시간에 아프기라도 하면 그날도 원생들이 5명이나 감기 몸살에 거동도 못하고 누워있었다.
아이들 옷도 헌옷은 안 입힌다 하셨다.
참으로 그분이야 말로 이제 나이 50에 개인 시간이란 것은 찾아보아야 찾아 볼 수도 없고 어려운 사람과 함께 할 타고난 사람이란 것이다.
대화 도중에 성은이와 아름이 나한테 노래를 부르란다.ㅠㅠㅠㅠ
강남스타일을.... 참 말도 못하고 “애들아 삼촌은 말이다”
“관객 3만은 모여야 불러” 이리 말도 못했다.
음악을 틀어주니 둘이 아주 멋지게 말 춤을 추며
사무실은 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아이들과 원장님께 다음을 기약하며 은혜의 집을 나섰다.
은혜의 집을 나와 식사도 할 겸 청주 시내로 차를 돌렸다.
식사를 하며 데이와 많은 대화도했다.
“내가 지금 은혜의 집을 나오며 생각해봤는데”
“우리 4번 행사 중 한번은 동행회의 겸
우리의 시간을 갖기로 한 거 말인데...”
“그거” “이번 봄에 한번해보면 어떻겠어?”
“은혜의 집 마당 넓더라.”
“거기서 원생들과 고기도 구워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떻겠어?”
“오빠”
“정말 좋은 생각이요.”
“그럼 그렇게 한번 주선해볼게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몇 시간이 흐른 거 같다.
데이와 태희님과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나는 버스도 못타고ㅠㅠ 택시를 잡아 조치원을 향했다.
매표소 아가씨 “서울 가는 기차 지금 빨리 내려가면 탈 수 있어요.”
나는 빠른 발걸음으로 내려가자 기차가 와있었다.
안경도 잃어버려 번호고 뭐고 볼 시간이 없어서
매표소아가씨 말대로 이 차겠지 하고 탄 것이ㅠㅠㅠㅠㅠㅠ
세상에 대전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ㅠㅠㅠㅠ
뭘 자주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차까지 거꾸로 가고 있으니
대전역에 내려 다시 매표소로 갔다.
KTX열차가 서울역 가는 것밖에 없단다.
할 수없이 그 표를 끊어 서울역으로 행했다.
서울역에 내려 집에 오니 1시가 다 되었네.
그래도 청주에 다녀오고 나니 마음은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 삶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일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동행 가족들도 만나게 되고 .......
정말 따듯한 마음이 함께 어우러져 가는 동행인 여러분들이 자랑스럽기만하다.
첫댓글 너무바쁜와중에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많은대화를하고 동행인들께 감사인사전하는 박원숙원장님도 십년세월이 흐르면서 체력이 예전같지않았습니다. 사계절이 자연스럽게 흐르면서오는 바람.비.눈.....모두저를포함한 동행인들의 삶입니다. 서로서로작은 힘이 큰행복을^^*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갑작스런 일로 같이 동참을 못했습니다 추운 날씨 우리 아우님 감기는 안걸리셨남 몰것소 .ㅎㅎㅎ 우짜먼 그렁거 까지 나를 닮아가오.어리버~~~어리 ㅋㅋ.흠ㅁ 하하하 근래들어 청주 은혜의집에 성금 전달 갈때 마다 스케줄이 안맞아 가보지를 못했네요 .원장님 성은이 모두 한번 봐야는데 ㅎㅎ 또 기회가 되겠지요 그날을 기약 하며 ....... 추운 날씨 수고들 많앗습니다 /행복한 동행 화이팅ㅇㅇㅇ
중독같습니다. 글을쓰는분이라 그렇겠지만 생생하게 한편의 드라마를 본거같군요. 실행에 옮길때는 이런저런힘겨움도있지만 뒤돌아보면 먼옛날일처럼 미소지어지네요. 우리는 언제까지 이들과함께할지 모르지만 함께할수있다는것이 그래도 살아서 움직일수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평범함이겠죠. 저도늘 느끼는거지만 2013년도에도 건강에 덜무리가도록 아주조금씩 금연.금주.휴식을 본인에게 선물합시다.^^*
수고했다고 ..고생 했다고 말하지 않으마.왜냐면 늘상 해오던 일이였잔냐!다음에 엉아가 돈 마이 벌면 술한잔 사마..그때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자꾸나..화이팅입니다 동행인 모두!나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참석은 못하지만 흐뭇하네....으흐흐흐
추운날씨에 수고들많았어요 같이 자리하지 못하여 미안하네요 .. 그리고 은혜의집 이 만들어진과정 및 여러가지 후원금등에 대해 말들이 있던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많은분들께 진실을 알려준거 같아요... 앞으로 더좋은 분들과 함께할수있는 동행인들의 공간이되고 항상 변함없는 그런인연이 계속되기를.... 대단히추운날씨 건강들 조심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좋은 모습으로 다시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