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장애인복지법 제4장 ‘자립생활의 지원’ 강화·개정 내용
IL센터 법제화에도 내년도 예산안 속 IL센터 예산 동결 ‘반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의사당대로에서 창립 21주년을 맞아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폭우가 쏟아지는 국회 앞,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나왔다.
국회로 제출된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IL센터)의 개소 수와 개소당 지원 금액 등 예산이 모두 동결된 현재 상황에서 IL센터가 자주성과 운동성을 상실한 ‘소규모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법안의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는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의사당대로에서 창립 21주년을 맞아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의사당대로에서 창립 21주년을 맞아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지난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을 비롯해 22대 국회 모든 정당의 국회의원 29명이 공동발의 한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은 현행 장애인복지법에서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다루고 있는 ‘제4장 자립생활의 지원’을 강화·개정 하는 법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관한 전반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제4장을 '자립생활 권리보장'으로 변경하고 각 지자체에서 기존에 시행 중인 장애인자립생활지원조례의 상위법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 따라 자립생활의 정의를 신설하고 모든 장애인이 성별, 나이, 장애유형, 장애 정도 등에 관계없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음을 하고, 매 5년마다 수립하는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인식제고 활동을 중증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규정했으며,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의 명칭을 현재 대다수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명칭을 감안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수정하고 그 고유 역할과 국가 및 지자체의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의사당대로에서 개최된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에 참석한 노동당 이백윤 당대표(오른쪽)과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왼쪽).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날 현장에 참여한 정치계 인사들도 자립생활 권리를 외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더해주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장애인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고 시설에 갇혀 있지 않아야 한다. 이 자리는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위해 투쟁의 주체로 나섰음을 선포하는 산물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은 진보당에서도 세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를 한 법안이다.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연대하고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하지만 법이 만들어지고 장애인 자립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결코 국회의원만의 역할이 아니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의 투쟁과 연대, 전국에서 IL센터를 운영하고 발전시킨 분들의 노력이 그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 이백윤 당대표는 “이렇게 세차게 내리는 비를 수용시설에 계시는 장애인분들은 어떻게 맞고 있을지, 또 창문을 통해 보고는 있을런지 궁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며, “장애인 당사자분들의 오랜 투쟁은 비용과 효율의 논리로 사람을 평가하는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고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투쟁으로 조금은 더 나아진 사회를 살고있다고 생각해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운동을 만들어나가는 IL센터의 기준이 지난해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으로 더욱 강화됐다. 민주적·자주적 운영이 침해받고 예산은 동결됐으며 장애운동을 감사하고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애인 자립생활과 탈시설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의사당대로에서 개최된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에 서 발언하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부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자협 이형숙 부회장은 “우리는 21년을 넘게 대한민국 사회에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IL센터는 첫 번째도 권익옹호, 두 번째도 권익옹호, 세 번째도 권익옹호다. 하지만 정부는 어떻게 했는가. 장애인복지법을 통과시키고 IL센터와 자립생활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IL센터를 복지시설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탈시설 등 기본적 권리를 먼저 보장했어야 한다.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만들어 낸 복지시설은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으로 몰아놓는 정책이다.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 반드시 연내 제정돼야 한다”고 외쳤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시설에 있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나오기까지 각 지역의 IL센터들이 장애인과 지역사회를 연결하고, 상담하는 등 얼마나 많은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가. 또 IL센터가 그냥 만들어졌는가. 장애인 당사자들이 길거리에서, 버스에서, 지하철 철로에서 투쟁해 이뤄낸 것이 아닌가”라고 피력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정부는 IL센터를 탄압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장애운동의 정신마저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운동성을 저버린다면 다시는 자립생활을 위해 싸우지 못할 것이고, 또 많은 장애인이 대형 거주시설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를 마친 이들은 다이인(Die-In) 행동을 전개했다.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땅에 누워 죽은 듯이 행동하는 다이인 행동은 비장애중심사회의 억압과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행위로 환경, 인권, 정치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문제로 인해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다.
‘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 이후 다이인 행동을 전개하는 장애인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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