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경옥고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공진단과 더불어 귀한 보약으로 알려진 약이죠.
경옥고는 동의보감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처방입니다.
동의보감에 실린 수많은 처방 중 1번 타자인 셈이죠.
경옥고의 효능에 대해서 동의보감은 이렇게 극찬합니다.
"정수를 채워주고 진기를 고르게 하며 원기를 보하여 늙은이를 젊어지게 하고
모든 허약증을 보하며 온갖 병을 낫게 한다.
또한 정신이 좋아지고 오장이 충실해지며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오며 걸음걸이가 뛰는 말과 같이 빨라진다.
하루에 두세번 먹으면 종일토록 배고프거나 목마른 일이 없다.
이와 같이 이 약의 효과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1제로 5명의 반신불수 환자를 치료할 수 있고
1제로 10명의 결핵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만약 이 약을 27세부터 먹기 시작하면 360세까지 살 수 있고,
64세부터 먹기 시작하면 500세까지 살게 될 것이다."
네, 과장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만큼 경옥고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동의보감이 극찬한 경옥고는 무슨 약재로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경옥고의 구성 약재는 생지황, 인삼, 복령 그리고 꿀입니다.
약재는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법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제시한 경옥고 조제법은 이러합니다.
"위의 약들을 한데 고루 버무려 항아리에 넣고 종이로 항아리 아가리를 5겹으로 싼 다음
또 두꺼운 베천 한 겹으로 단단히 싸서 봉한다.
이것을 물을 넣은 구리솥 안에 띄워 놓되 항아리 입구가 물 밖으로 나오게 한다.
그 다음 뽕나무장작으로 3일 동안 불을 땐다. 만약 솥의 물이 줄면 더운물을 더 붓는다.
3일 동안 달인 다음 꺼내 다시 종이로 항아리 아가리를 잘 싸서 봉한 후
우물물 속에 하룻동안 담가 두었다가 꺼내어서
먼저 끓이던 물에 넣고 24시간 동안 달인다."
뭔가 복잡하고 까다로와 보이는데요, 정리하자면 3일간 중탕한 후 하루를 식히고
다시 1일간 중탕하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완성하는데 꼬박 5일이 걸리는 셈이네요.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약이죠.
이렇게 완성된 경옥고는 검은 색의 연양갱같은 모양을 띄게 됩니다.
단지에 넣어서 한두 숟가락씩 떠서 물에 풀어서 마시는데요.
저는 이렇게 한 알 형태로 만들어진 경옥고를 좋아합니다.
왜냐고요? 먹기가 훨씬 더 편해서요. 그냥 1알씩 꺼내서 먹으면 되니까요. ^^

동의보감에서 하루에 두세번 먹으면 종일토록 배고프거나 목마른 일이 없다고 했죠?
저도 요즘 아침 식사를 못 하고 나올 때에는 1알씩 밥 대신 먹고 있어요.
확실히 허기가 덜하긴 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경옥고를 다이어트를 할 때에 밥 대신 먹기도 한답니다.
식사량 줄이면서 기운 떨어지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죠.
부모님께서 드시도록 해도 좋아요. 허약증을 보하며 온갖 병을 낫게 한다고 했는데요,
온갖 병을 다 낫게 할 수는 없더라도 온갖 병을 예방할 수는 있습니다.
요즘 시대가 그래서 이런 저런 병으로 양약을 한줌씩 드시는 부모님들이 정말 많네요.
경옥고를 매일 두세알씩 드시면 예방이 될텐데 싶은 생각도 든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