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의 로마
제전이 끝나자 모두 시내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이 들어 허리가 굽은 왕은 아들과 아이네이아스 사이에서 두 사람의 팔을 번갈아 잡으면서 걸어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우며 먼 길을 멀다고 느끼지 않고 걸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즐거운 기분으로 보고 들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고대의 유명한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에반드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이 넓은 숲 속에는 파우누스와 님페 그리고 수목 속에서 탄생한 법률이나 사회적 교양도 없는 야만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소에게 멍에를 지을 줄도 몰랐고,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으며, 장래를 대비하여 현재의 풍족한 물품을 저장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들은 나뭇가지에서 새싹을 뜯어먹거나 사냥한 노획물을 날것으로 먹었습니다. 그들이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사투르누스(크로노스)가 올림포스로부터 그의 아들에게 쫓기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는 이 사나운 야만인들을 한데 모아 사회를 이루게 하고 법률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후 화평하고 풍족한 사회가 이루어졌으므로, 후세 사람들은 사투르누스의 치세를 황금시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이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계속되고 금과 피에 대한 갈망이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계속하여 폭군들이 국토를 지배했는데, 마침내 내가 고국 아르카디아로부터 추방되어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힘에 의하여 이곳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 후 에반드로스는 아이네이아스를 타르페이아의 바위와 그 당시는 덤불이 우거진 황무지였으나 후에 카피틀리움(유피테르 신전)이 장엄한 자태로 높이 서 있게 되는 곳을 그에게 보여 주고는 허물어져 가는 성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에 보이는 것이 야누스가 건립한 야니쿨룸 언덕이고, 저쪽에 보이는 것이 사투르누스의 사투르니아입니다. " 이러한 말을 하는 가운데, 그들은 검소한 에반드로스의 저택에 이르렀는데, 그곳에선 가축의 무리가 울며 들판을 배회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일행이 저택으로 들어가니 아이네이아스를 위해 소파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그것은 안에다 폭신하게 나뭇잎을 넣고, 겉은 리비아의 곰 가죽으로 덮은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늙은 에반드로스는 검소한 저택의 처마 밑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에 잠이 깨어 아침 햇살에 눈부셔 하며 일어났다. 웃옷을 입고 어깨에는 호피를 걸치고, 발에는 덧신을 신고 허리에는 훌륭한 칼을 차고서 나이 많은 왕은 그의 손님을 만나러 나섰다. 두 마리의 맹견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 개들이 그의 유일한 시종이며 호위병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충실한 아카테스와 같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라스도 왔다. 나이 많은 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명한 트로이인이여! 그와 같은 위업에 우리가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적습니다. 우리 국가는 한편은 강이 가로막고 다른 편은 루툴리인이 가로막고 있는 약소한 나라입니다. 하나 나는 당신을 인구가 많고 부유한 국민과 동맹시키고자 합니다. 운명이 당신을 적당한 시기에 이곳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강 건너에는 에트루리아인이 살고 있습니다. 메젠티우스가 왕이었는데, 그는 자기의 복수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대미문의 형벌을 발견한 잔인 무도한 자입니다. 그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손과 손, 얼굴과 얼굴을 한데 묶어 불행한 희생자를 무서운 포옹 속에서 죽게 하기 일쑤인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마침내 국민은 그의 일가를 추방했습니다. 그들은 그의 궁전을 불사르고 그 도당을 참살했습니다. 그는 투르누스에게로 도망쳤는데, 그 투르누스가 지금도 이 메젠티우스를 무력으로 수호하고 있습니다. 에트루리아 국민들은 그를 그의 죄에 상응한 형벌에 처하기 위하여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최근에는 무력으로라도 그 요구를 관철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제들이 그들을 제지하였습니다. 사제의 말에 의하면, 이 나라에 태어난 자로선 국민을 승리로 이끌 수가 없으며, 여러분의 지휘자로 예정된 자는 반드시 바다를 건너올 것이고,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나에게 왕관을 바치겠다고 하였으나, 나는 그와 같은 큰일을 맡기에는 너무 늙었고, 나의 아들은 본국 태생이므로 하늘의 뜻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태생으로 보나 연배로 보나, 무공으로 보나 신들에 의하여 지정된 인물이니, 그들 면전에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그들의 지도자로서 환영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나의 유일한 희망이요, 위안인 아들 팔라스를 가담시키겠습니다. 당신 밑에서 전술도 배우게 하고, 당신의 위대한 무공을 본받도록 하게 할 작정 입니다. 그리고 트로이의 수령들을 위해 준마를 준비하도록 명령하였다. 아이네이아스는 선발된 부하들 한 부대와 팔라스를 동반하고서 말을 타고 에트루리아인의 도시를 향하여 떠났으며, 나머지 대원들은 배 있는 곳으로 돌려보냈다. 아이네이아스와 그 일행은 에트루리아인의 진영에 무사히 도착하여 타르콘과 그가 이끄는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