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 니파타 [무소의 뿔의 경] 총정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러한 간단한 문장을 불교 신자거나 아니면 불교 신자의 친구 거나 불교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보거나 다포나 글을 통해 한 번쯤 보았을 수도 있다. 특히 다음의 게송은 퇴현 전재성 박사의 번역을 그대로 인용하여 옮겨보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때 묻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1번 게송>
이 구절은 너무 유명해서 외우고 있는 사람도 많으며 간단명료한 표현으로 수행자의 풍모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요즘으로 보면 유행가 가운데에 가사도 좋고, 작곡도 좋고, 노래도 좋은 삼박자가 잘 어울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매력이 있는 구절이 아닐까 한다. [무소의 뿔의 경]은 모두 41개의 시로 대화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든 게송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없는 시대에 홀로 출가하여 원인과 결과의 원리인 연기의 이치를 깨닫고 생사를 뛰어넘어 해탈하였다 하여 [연각]이라 하였고, 누구에게 가르침이나 지도를 받은 것이 아니라 홀로 깨달았다 하여 [독각]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지만, 뒤에 공통적인 부처님이라는 번역은 이분이 ‘출가하여 생사 해탈을 했다’라는 의미이다.
보통 [성문]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깨침을 얻게 되는데, 초기 불교에서는 네 종류의 성자의 길로 가는[4향], 네 종류의 성자의 단계에 진입한 결과를 얻은[4과]거로 8종류의 [성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면,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에 대하여 얼마나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고 보는가의 차이에 따른 분류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팩트는 모두 성인의 길, 해탈의 길에 진입했으므로,
1. 인간과 천상에 7번 태어남을 반복한 후 8번째 완전한 성자가 된다.
2.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같은 악도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3.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이 엷어지고 묽어졌다.
4. 사소한 잘못을 하게 되면 양심의 발현으로 진정한 참회를 하여 회복된다.
여기에서 완전한 성자란 생사 해탈에 자재한 아라한 성자를 말한다.
초기 불교의 입장에서 앞에 거론한 4향4과의 사람들[성문]이며, 다른 시대에 법문을 듣지 않고 생사를 해탈한 분들이 연각[독각]이다. 대부분 재가의 생활을 버리고 홀로 출가하여 수행한다는 패턴이 기본이라 자식, 아내, 동료, 친척, 친지, 친구를 떠남을 강조한다. 세상은 복잡하고 힘들고 인간관계도 너무나 괴롭고 얼키고설켜 유희와 오락, 환락과 기쁨 등에 고요하고 평화로움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출가하여 몸과 말과 뜻을 제어하라는 메시지나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모두 버린다는 표현, 모든 재가의 인간관계를 멀리 여의고 끊어버린 출가의 패턴 그리고 자애, 연민, 기쁨, 평정의 한량없는 마음을 닦는다는 것, 경장, 율장, 논장의 삼장을 기초로 학문적인 연마라든가 진정으로 좋은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도반이 아니면 혼자서 가라는 부분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강조한다.
그리고 눈, 귀, 코, 혀, 몸으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며, 접촉하는 다섯 가지의 감관에 의한 다섯 가지의 끌림과 욕망에 대하여 제어가 필요하며 맛 부분에 시고, 달고, 맵고. 쓰고, 떫은 여러 가지 맛에도 미혹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 등이나, 고요한 마음을 닦아 성취하는 네 종류의 집중의 단계에 관한 부분 등과 육체의 즐거움과 괴로움 마음의 불안과 불만족에 대하여 바르게 알고 보아 평정과 고요 청정을 얻으라는 메시지 등 초기불교 수행의 근간이 되는 많은 수행법과 해탈이 이야기된다.
시라는 형식을 빌려서 표현하다 보니 운문이 가지는 특성상 설명이 부족하거나 이해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주석을 참고하면 반 이상은 이해되리라 보며 거기에 더해서 이러한 출가 위주의 당시 인도 사상, 종교계의 현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안다면 60% 정도 이해는 가능하다고 보이며, 여기에 나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을 진정으로 공감하려면 실 수행의 바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유해봅니다.
인도인은 절묘한 비유를 통해서 이상의 세계나 보이지 않는 마음의 영역을 묘사하거나 해탈 열반의 경지도 묘사하는데 비유로 등장하는 코뿔소, 코끼리, 사자, 물고기, 사슴 등의 여러 가지 동물이 출가 수행하는 수행자의 모습으로 비유되는가 하면 검은 전단향 나무와 향기, 산호나무의 꽃과 잎, 모아 피는 대나무, 연못의 연꽃 등의 자연의 사물을 비유로 끌어들여서 출가의 계기가 되었다거나 해탈의 상태를 표현하기도 하며 얼키설키 집에서 지내는 번거로움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와 주석을 관심을 가지고 읽고 이해하다 보면 인도의 문화, 인도 사람들의 사상과 종교 정서, 그리고 그들의 이상적인 세계와 해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일찍 출가한 편이어서 부모 형제 등의 내리사랑을 받고 복잡한 사회나 직장 생활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외길을 걸었으므로, 경전에 나오는 내용을 통해 인간관계나 사회, 문화 등을 간접적으로 이해하였으니, 어쩌면 한국의 문화, 종교, 사상, 인간관계가 나의 삶에서 한 축이라면 경전 속의 인도인의 문화, 종교, 사상, 철학, 인간관계 등은 다른 한 축이니 출가의 길을 걷는 필자의 입장은 인도적 방식이 더 와 닿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 태어나 살아온 여정이 나의 몸과 마음에 습관으로 녹아있으니 어쩌면 재가와 출가가 대립하거나 모순되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 와 전혀 다를 것 같은 한국과 인도의 여러 측면들이 공통점이 있을 수 있으니 수행으로 본다면 그 마음으로 비춰볼 줄 아는 핵심에서 중심을 잡고 생활로 본다면 모두 인간의 삶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포인트가 있으니 이것은 모순이나 대립이 아닌 조화와 평등의 공부가 아닐까 사유해본다.
세상은 꿈이니 꿈을 바로보고 앎
그 자리 바로 그대 마음의 중심
시간과 공간을 넘어 바로 알고 보기연습
홀로가나 그 마음 자비심 가득해
함께하나 넘치지 않고 잘 제어되
그 누가 너와나 구분 출가재가 따지나
진정으로 이룬 완전한 해탈 열반
자기자신 이웃과 함께하는 평등
안과 밖 분명하기에 치우침 걸림없네
————-2565.3.5 법주도서관&자주선림 교수사 자림 심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