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들 동강에 반하다
초복을 하루 앞두고 거북이들은, 114차 산행으로
산 대신 물을 선택지로 골랐습니다. 동강은 우리
거북이들에게도 이제는 낯선 곳이 아니기에, 영월
읍 동쪽을 흐르는 남한강의 별명이라고 부르는
조양강으로 약 65Km 지형을 말하는데, 거북이들
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동강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에 사람들을
낚을 줄 아는 듯 보입니다. 시원한 강줄기를 따라
보트를 띄우고, 4륜구동 물매미처럼 생긴 ATV로
비포장도로를 마구잡이로 달리면, 튕겨 오르면서
내지르는 질주 본능을 자극하기에, 환호성은 저절
로 뿜어져 나와 세파의 모든 일을 잊게 만듭니다.
그래도 이 복지경 더위와 상극은 물입니다.
그 동강을 향해 관광버스 2대가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합니다. 물론, 모두 다 오뉴월 햇살보다 환한
얼굴로 서로에게 시선을 주고받으며, 그 시선이
그들의 얼굴을 하나 씩 어루만집니다.
꽃보다 환하고 아름답게 피어있기에.....
덕평 휴게소에서 간편하지만 든든하게 아침을
해결하게 됩니다.
‘둥가 둥가’
가슴 속에 묻어둔 그리움처럼, 지난 레프팅 당시
그 사소한 풍경이 벌써부터 떠올라, 달리는 차창
으로 시선을 두지만 마음은 벌써 앞질러 갑니다.
태양이 독기를 뿜어대며 타올랐지만, 띠 구름이
졸졸 흘러가며 적당히 흐린 날씨마저 거북이들의
동강 나들이 길을 도왔습니다. 준비운동은 필수.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파란 구명조끼를 착용
하고, 노를 하나 씩 꿰차고, 보트에 승선을 시작
합니다.
5개조 60여 명이 레프팅 인원이었고, ATV 15명
합이 75명 이지만, 4회 선배님들이 특급 자원봉
사를 자청하여, 그 인원만큼은 공백이 있었기에,
보트에 여유는 조금 있었습니다. 자기희생에 바탕
을 둔 우리 구림인들의 모습을 솔선으로 보여
주는 찡한 대목이었습니다.
동강은 강원 남부의 산지를 굽이굽이 흘러 침식
하면서, 백룡 동굴을 비롯 석회 동굴과 기암 절
벽 및 생태계가 잘 보존 된 청정 지역이지만, 이
들 거북이들에게는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
습니다. ‘노를 젖자‘는 구호와 함께 마음은 이미
나이를 역주행하고 있었기에......
누구나 만족할 때 보이는 표정으로, 물싸움도 하
고, 소리도 질러보고, 실없는 웃음을 띄우며 얼마
만큼을 흘러 떠내려 왔을까? 막걸리와 도토리묵
이 시장기를 달래려 강가에 자리하고 있더라구요.
나야 술은 그렇지만, 물을 흠뻑 뒤집어 쓰면서도
땀을 흘린 이들에게, 그것은 복음이었습니다.
또 다시 보트에 올라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익
은 풍경들을 뒤로 하고, 1시간 정도의 레프팅을
끝내고, 드디어 4회 선배님들이 그 복날 더운데
땀으로 끓여 낸 닭백숙을 앞에 두게 됩니다.
맛있지요. 이 세상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있
는 것이 없다 할 정도로 살살 녹아 내렸습니다.
드디어 관광 7080 나이트 시간.
오늘 이시간을 기다린 4회 영애, 윤숙 누님들이
들려주는 감미로움으로 귀는 정화 되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입은 귀에 걸리고, 하루를 뒤돌아 그
날 있었던 모든 것들을 회제삼아 도란도란 이야
기 꽃을 피우는 동안 아쉬운 시간은 그렇게.....
이 날 행사를 위하여 순창이나 전주등지에서 머
나 먼 길을 달려온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
하며, 특히 4회 선배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입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였으리라 믿으
며, 다음 산행은 수락산이 되겠습니다.
그 날 다시 뵙기를 청합니다.
홍보 기핵국장 최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