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이불문인지비 목불시인지단 구불언인지과 서기군자)
귀로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아니하고, 눈으로 남의 단점을 보지 아니하며, 입으로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에 가까우니라.
⋇ 過(지날 과. 허물 과) : 허물. 과실(過失).
⋇ 庶幾(여러 서. 기미 기) : 거의 비슷함. 가까움.
(해설)
“子曰 非禮勿視하고 非禮勿聽하고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자왈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 - 공자께서 말하시길 예가 아니면 보지를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거나 움직이지도 말라.(논어 안연 제1절)
한 것처럼 인은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임을 강조한 구절인데 군자의 도리를 잘 표현하였습니다.
말은 전달하는 과정에서 확대되거나 변질되거나 삭제되는 등 본질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잘못이나 상대에 대해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진 때에는 그 정도가 심하지요. 칭찬보다는 조금이라도 깎아내리는데 익숙해 있는 풍토에서는 그러한 왜곡현상은 더욱 심합니다. 경쟁관계이거나 이익이 걸려 있는 경우에는 더 치열해 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데 하물며 조그마한 허점이나 실수는 치명적일 수 있지요. 조직생활에서는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승진과 표창 그리고 성과에 대한 포상 등에 관련해서는 전쟁터가 따로 없을 만큼 총성 없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것이 용납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강도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하여 사생결단이란 의지로 임합니다. 양보나 배려는 사치다 또는 약한 자의 변명이다 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목적한 바를 이루고자 혈안이 됩니다. 흔히 말하지요 권력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골육상쟁의 비극이 벌어집니다. 권력의 속성이 그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직 홀로 존재하는 무소불위를 하게끔 만들기 때문입니다.
남의 잘못(그릇)됨을 듣지 않는다.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들어도 동조하거나 한술 더 뜨는 일을 하지 않는다. 또는 그 것을 빌미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거나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달리한다거나 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볼 때 겉모양과 단순한 말 몇 번 주고받고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모습과 능력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남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단점은 충고하되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절친한 친구 간에도 하기 어려운 것이 진솔한 충고인데 하물며 그러하지 못한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더욱 어렵고 힘들다. 괜한 오해를 살 확률이 높다. 자신을 깔본다거나 지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나서 그래 자기나 잘하지 라든가 어디 두고 보자 등등 그 반응도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관 학력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표출될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사랑의 마음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배려합니다. 사랑은 존중이며 관심이요 역지사지의 마음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 자신을 속이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늘 낮은 자세에서 겸허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 그대로의 꾸밈없는 순수할 때 비로소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진실 되고 선하며 사랑의 마음이 충만하면 그대로 나타나게 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존경과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생겨나게 됩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성공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못하고 계속해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것이 바로 허물이 되지요. 흔히 말하는 “ㅇ 묻은 돼지가 겨 묻은 돼지를 탓한다.”하지 않습니까? 늘 자신을 살펴보고 정진하며 고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군자이겠지요.
鷄鳴狗盜(계명구도)
- 닭 울음과 개 도둑이란 뜻으로 비굴한 꾀를 써서 남을 속이는 천박한 사람을 이르는 말임. -
齊(제)나라 왕족 중에 孟嘗君(맹상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城主(성주)로서 선정을 베풀고 막대한 재물을 아낌없이 써가면서 천하의 인재를 모여들게 해 식객이 수천 명에 이르렀다. 이때 秦(진)나라의 昭王(소왕)이 맹상군의 명성을 듣고 재상으로 초빙하였으나 주위의 반대로 임명을 못하게 되자, 보복이 두려워 맹상군을 가두고 죽이려 하였다. 이 계획을 알아챈 맹상군은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를 궁리한 끝에 소왕의 寵姬(총희)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귀국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대신 답례로 왕께 드린 선물과 똑같은 호백구(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가죽으로 만든 값비싼 옷)를 주어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하였다. 이에 식객 한 사람이 狗盜(구도), 즉 개 흉내를 내고 도둑이 되어 왕께 바친 호백구를 감쪽같이 훔쳐내었다. 이것을 총희에게 주고 빠져 나왔다. 맹상군 일행이 몰래 도망쳐 函谷關(함곡관)에 이르렀으나, 깊은 밤인지라 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때 식객 한 사람이 닭의 울음소리를 내니 관졸은 날이 밝은 줄 알고 관문을 열었다. 이로써 추격병을 따돌리고 무사히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世皆稱孟嘗君能得士 士以故歸之 而卒賴寄力 以脫於虎豹之秦 嗟呼 孟嘗君特鷄鳴狗盜之雄耳 豈足以言得士? 不然 擅齊之强 得一士焉 宜可以南面而制秦 尙取鷄鳴狗盜之力哉 鷄鳴狗盜之出其門 此士之所以不至也 : 세개칭맹상군능득사 사이고귀지 이졸뢰기력 이탈어호표지진 차호 맹상군특계명구도지웅이 개족이언득사? 불연 천제지강 득일사언 의가이남면이제진 상취계명구도지력재 계명구도지출기문 차사지소이불지야) (출전 史記) ※ 嗟(탄식할 차), 擅(천단할 천).
口禍之門(구화지문) - 馮道(풍도)의 舌詩(설시) -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라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은 닫고 혀를 깊숙이 감추면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 가는 곳 마다 몸이 편안하다
送安順之赴求禮(송안순지부구례) - 趙光祖(조광조) -
君行屬春時(군행속춘시) 봄날 화사한데 부임길 뜨니
天地養仁和(천지양인화) 하늘도 땅도 함께 축복하누나.
活潑江新流(활발강신유) 강물은 출렁출렁 새로 흐르고
丰茸草生坡(봉용초생파) 풀빛도 파릇파릇 움터 오르네.
道逈千里遠(도형천리원) 천리 밖 멀리멀리 길은 뻗히고
眼中歷幾多(안중역기다) 눈앞에 산과 물 얼마나 바뀌었나.
君子惟心遠(군자유심원) 옳은 사람 마음은 크고 멀으니.
無非意所加(무비의소가) 어느 곳 조심 뜻 아님이 없네.
佗日聞報政(타일문보정) 다른 날 착한 정사 기별 들으면
須憶所日歌(수억소일가) 이 자리 이 노래를 되풀이 하세
※ 丰(아름다울 봉), 茸(풀 날 용), 逈(멀 형), 佗(저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