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시킨 황차의 부드러운 맛과 향기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도
황차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녹차를 만들어 오던 차농도 여러 형태의 황차를 만들어낸다고 들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황차의 민황을 알아봤으니 대표적인 황차 한 종류 알아볼까요.
사진 출처는 중국 인터넷, 글은 농대 차학과 교과서인 다엽가공학에서 참고했습니다.

호남성 악양시 북항은 차나무가 자라기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아열대의 덥고 습한 계절풍이 불어와서 촉촉하고 따뜻한 기후를 가진 곳입니다.
연 평균 기온은 17도, 평균 강우량 1,302mm, 평균습도는 79%입니다.
음...보이차를 보관하면 아주 맛있게 익겠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 중에는 전형적인 황차의 한 종류인 북항모첨이 있습니다.
이미 청나라 때부터 이름 난 차였고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황차입니다.
북항모첨을 만드는 생엽은 청명 후 5~6일부터 채엽을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새싹인 아를 포함한 상태로 이엽, 삼엽, 사엽까지 채엽합니다.
날씨가 맑은 날 채엽하고 벌레 먹은 이파리는 따지 않습니다.
안토시아닌의 함량이 높아서 색깔이 자주색으로 보이는 이파리도 따지 않습니다.
황색의 차 색깔을 내기에도 적합하지 않고 쓴맛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채엽한 이파리는 어릴수록 높은 등급을 받습니다.

등급은 호로 분류합니다.
이파리의 크기에 따라서 특호, 1호, 2호, 3호, 4호로 나뉩니다.
특호가 가장 어린 이파리로 만들고 순서대로 1호, 2호, 3호, 4호로 갈수록
더 많이 자란 이파리를 씁니다.
따낸 이파리는 전형적인 황차의 가공 방법인 살청, 유념, 민황, 건조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북항모첨은 건조 전에 다시 한 번 덖어주는 과정이 들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 제작 과정을 살펴볼까요.
제가 애용하는 바이두에도 북항모첨의 가공 과정을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절강성의 황차인 막간황아의 가공 사진을 올립니다.
사용하는 도구나 제작 방법이 비슷하니 이해하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겁니다.


채엽은 위에서 설명했으니 바로 살청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파리를 덖기 전, 무쇠솥을 깨끗하게 닦아냅니다.
불을 넣고 솥 온도가 180도가 되었을 때 이파리를 넣습니다.
넣는 양은 이파리의 성숙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어린 이파리는 적은 양을, 비교적 많이 자란 이파리는 많은 양을 넣습니다.
평균 1kg~1.5kg을 넣어줍니다.
살청 초반에는 양손으로 차를 잡고 솥에서 30cm 높이까지 들고 털어주는 방식으로 덖어줍니다.
약 2분 정도 이렇게 덖어주면 솥 온도는 약 100도까지 떨어집니다.
그 뒤는 덮어두고 털어주는 방식을 병행하며 덖어줍니다.
시간은 약 12~13분 정도 소요됩니다.
이파리에서 청향(맑고 깨끗하며 높은 향기, 상쾌한 향기)이 나오기 시작하고 찻잎이 30~40% 정도
건조 되었다면 살청 단계는 끝납니다.
유념도 솥 안에서 해줍니다.
찻잎이 타지 않도록 온도를 40도로 내려준 다음 시작합니다.
솥 위에서 찻잎을 비벼주며 타지 않도록 털어주는 과정을 반복하며 유념을 해줍니다.
찻잎이 어느 정도 말리고 약 60% 정도 건조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솥에서 찻잎을 꺼내줍니다.


민황은 황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유념을 마친 차는 천으로 잘 싸준 다음 대나무 광주리 위에 두고 작은 광주리로 덮어줍니다.
기후와 환경에 따라서 은근한 숯불을 피워 열기를 전해주기도 합니다.
북항모첨의 민황 시간은 좀 짧은 편입니다.
약 30~40분 정도면 됩니다.
어두운 녹색이 나던 찻잎이 연한 황색으로 변하고 윤기가 나기 시작한다면 적당한 수준의
민황이 된 것입니다.
다음 과정은 찻잎을 다시 솥으로 덖어주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초벌 건조와 두 번째 유념이 합쳐진 과정입니다.
솥의 온도는 60~70도의 낮은 온도로 맞춰주고 덖어줍니다.
손으로 굴려주며 찻잎의 모양을 잡아가면서 덖어줍니다.
약 80% 정도 건조가 된다면 전체적인 형태가 긴밀하게 말린 형태가 되고
찻잎의 솜털이 살아납니다.
초벌 건조가 끝났으면 이제 마지막 과정인 홍건을 해줍니다.


건조는 나무로 만든 숯을 사용해서 해줍니다.
대나무로 만든 홍배기 안에는 숯이 들어 있습니다.
대나무 광주리 위에 올려놓은 찻잎을 들어 조심스럽게 홍배기 위에 올려놓습니다.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80~90도 정도로 유지해주며 건조를 마치면 북항모첨의 가공은 끝이 납니다.
완성된 북항모첨 황차의 외형은 금황색, 솜털이 확연하게 보이며 싹과 이파리는
통통하게 살찐 형태입니다.
탕색은 황색부터 오렌지색, 향기는 맑고 높은 향기입니다.
맛은 깔끔하고 두터운 맛, 단맛이 입에 돌고 상쾌한 느낌으로 마무리됩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저도 황차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듭니다.
이번 봄에 이무에 가서 한 번 시도해 보렵니다.
봄차는 아무리 부드러운 이무차라고 해도 강한 맛이 있어서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운 좋게 맛있게 나온다면 매장에 오시는 분들과 같이 마시고요,
영 아닌 맛이 나온다면 저 혼자 해치우겠습니다.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댓글 빨간나이키모자가 예술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