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스산한 계절이다. 연말연시의 화려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하를
울긋불긋하게 물들였던 가을 단풍은 이미 절정을 넘어 잎새를 떨구기 시작해
어딜 가도 가슴 한쪽이 허전해 온다.
이럴 때는 차라리 사람이 북적이는 장소를 고르는 편이 낫다.
오색 단풍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가을의 지리산 둘레길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힐링 코스로 휴천면에서 시작해 마천면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4코스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단풍과 어우러지면서 절경을 자아낸다. 서하면 운곡리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406호) 역시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어 이 계절이 가기전에 꼭 한번 찾아봐도 괜찮은 단풍 여행지다
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렁거려 고개를 돌려보면, 그곳에 이미 가을이 와 있었다.
흔히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라 한다. 뜨겁게 타오르는 단풍도 잠시. 높은 하늘에 닿지 못하고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
때문일까 어쩌면 내내 방심하고 있다가 불현듯 한 해의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음을 깨달았기 대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들이를 나온 상추객(상추객)들로 북적였다. 고즈넉한 둑방길, 은빛 흐드러진 억새 군락이 어우러져 제법 운치 있는
모양새 를 이루고 있었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과 억새풀이 만들어내는 은빛 물결 사이로 군무를 추며 이동하는 이름 모를 철새의
모습에 마음이 울렁였다.
가을볕이 환하게 쏟아지는 날에 단풍 찬란한 그 숲길을 걸었습니다.
적당한 오르내림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길. 단풍색 환한 숲길을 걷다가
‘이 길을 걷는다는 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은해(銀海)’. 절의 이름이 ‘은(銀)의 바다’다.
팔공산에 안개가 끼고 구름이 짙어지면 절집 주위 풍경이 마치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지금 팔공산 은해사 일대는 안개 대신 ‘단풍’의 바다다.
팔공산 단풍이 이름난 단풍 명소처럼 핏빛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려하게 불붙어 가슴이 두근거리게 할 정도는 된다.
단풍도 단풍이지만, 무성했던 이파리를 낙엽으로 내려놓고 빈 가지로 돌아가는 이맘때의 숲은 절집의 맑은 정신과도 썩 잘
어울린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는 해도 아직 인파로 가득한 행락지로의 단풍여행은 마음 불편할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팔공산의 절집 은해사의 호젓한 암자로 떠나는 고즈넉한 여행이야말로 참으로 적절하지 않은가.
예로부터 이름난 고승들이 칩거해 수도하던, 깊은 산중에 숨듯이 파묻혀있는 전설 같은 암자를 두루 찾아가는 길이다.
길이 멀고 거칠지만 세상과 등 돌려 앉은 암자에서 수도자의 맑은 정신을 느껴보려는 이들이 그 길을 걷는다.
깎아지른 벼랑에 들어선 암자 중암암. 빼어난 경관 덕에 은해사 암자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다.
사진 아래는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든 팔공산 칠암자길. 칠암자길을 걷는 이가 기기암 아래 숲길에서 다리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