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형 교회에 희망을 건다
블레싱샘터교회, 강소형교회 세우기 컨퍼런스 개최
6. 크리스찬연합신문_강소형 교회세미나.hwp
▲블레싱샘터교회 고영수 목사
주일이면 성도로 붐비는 대형교회를 누구나 꿈꿔왔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고, 으리으리한 건물을 지어 올리고, 폼 나게 세계선교하는 것.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바로 이 꿈을 목표로 대형교회 신드롬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 겨우 1%만이 중형교회 이상으로 성장하고, 나머지는 좌절하며 패배의식에 허우적거리는 현상 속에서 한국교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직면해 있다.
과연 성장이 전부일까. 대형교회만이 성공의 척도인가. 자본주의의 논리가 부흥을 잠식하고 교회로 하여금 무조건적 성장만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구약시대에 교회를 상징하는 단어는 ‘남은 자’, 언제나 소수였다. 노아의 방주에 탄 사람들도 소수였고,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의 족속도 소수였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들도 소수였다.
신약시대도 다르지 않다. 오이코스로 대변되는 신약교회는 날마다 성전과 집에 모였지만 아무리 많아야 30명이었고, 그 유명한 마가의 다락방이라고 해야 120명이다. 성경 그 어디에도 대형교회는 찾아볼 수 없다.
작지만 강한 교회, 즉 강소형교회(Small But Strong Church)가 작은교회의 희망이라고 말하는 블레싱샘터교회 고영수 목사는 “무조건 대형교회의 패러다임을 쫓지 말고 작지만 강점을 갖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 목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부흥을 논하기 전에 먼저 교회 안에 생명력이 넘쳐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이 있다면 자랄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이고, 생명이 있는 100명의 그리스도인은 단순한 1만 명의 교회가 하지 못하는 큰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이다.
교회가 생명을 가지기 위해 고 목사는 가장 먼저 복음이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공예배를 드리고 십일조 착실히 하고, 열심히 봉사하면 축복받는다는 이야기는 복음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걸 가장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며 “그 안에 하나님과의 교제가 있느냐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교회의 공동체성이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교제하고 협력하고 상호 책임지며 함께 살아가는 끈끈한 공동체를 이뤄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훈련이 강해야 하다고 했다. 고 목사는 “80~90년대에 하나님을 뜨겁게 경험하지 않은 교회가 어디 있느냐. 그러한 폭발적인 은혜를 받은 이들이 지금 다 명품 신앙인이 되어 있는가 보라”며 “아무리 은혜가 강해도 지속적인 훈련이 없으면 무너지고 타락하기 때문에 말씀과 기도를 기본으로 훈련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이 은사라고 했다. 목사와 성도가 가진 달란트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지역사회를 공략하는 것이 순서라고 정리했다.
고 목사도 목회 초년기에 지하교회에서 시작하여 우여곡절도 많았다. 부흥만을 위한 전도운동에 매달렸고, 10년 동안 성도가 8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교회 성장이 아닌 성도 한 사람을 영향력있는 전도자로 양육하기 위해 포커스를 맞췄을 때 교회는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학생부터 장년까지 1000여 명의 성도가 블레싱샘터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고 목사는 성도가 150~200명 정도 되고,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게 되면 직접적인 전도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는 전도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차피 200명 이상 최대 300명이 넘어가면 성도들 얼굴과 이름을 다 외우지도 못할뿐더러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 목사는 이러한 ‘강소형교회’가 되기 위한 다양한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지난해 ‘제1회 강소형교회 세우기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지난 1회 컨퍼런스 광경
컨퍼런스를 마치고 8개 교회를 선정하여 모델교회로 지원을 하려 했지만 컨퍼런스에 참석한 53개 교회가 전부 모델교회로 지원하여 선정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선정된 8개 모델교회는 가정교회 1곳을 제외하곤 전부 1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레싱샘터교회는 오는 17일에도 제2회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더 넥스트 처치(The Next Church)’를 주제로 열리는 컨퍼런스는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예측하고, 10년 후의 교회는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강소형교회 모델로 선정되면 1주일에 한 차례 정해진 시간에 모임을 갖고 강의를 진행하며, 목회현장에 적용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모델교회 목회자는 참석하고 싶은 세미나가 있으면 블레싱샘터교회로부터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는 등 신학이 아닌 목회를 위한 집중과정을 거치게 된다.
작성:2013-01-15 오전 11:45:26 수정:2013-01-15 오전 11:45:26 임경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