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녹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원한 숲 그늘 생각나는 여름이다. 울창한 대나무 숲이 담양에 있다.
전남 담양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대나무의 고장이다. 실제로 담양은 전국 대나무 면적의 35%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대나무 산지다. 대나무 제품을 사고 팔던 300년 역사의 죽물시장도 있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전국 유일의 청죽시장이 여전히 열리고 있다.
담양에는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죽녹원, 대나무골테마공원, 행정리 담양대나무숲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죽녹원은 담양군이 조성한 16만여㎡의 죽림욕장이다. 관방제림과 영산강의 시원이 되는 담양천을 끼고 향교를 지나면 왼편으로 보이는 대나무 숲이 죽녹원이다. 한낮에도 볕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한 대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고 생태전시관과 작은 찻집도 갖춰져 있다. 이국적 정취 때문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국영화 '알포인트'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졌다. 연인들의 발길도 잦다.
들머리에서 돌계단 하나씩 밟고 오르면 굳어있던 몸이 절로 풀리는 듯한 느낌을 경험한다.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일상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불어 넣는다. 댓잎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여름 더위를 쫓는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는 약 2.2km 길이다. 운수대통길ㆍ죽마고우길ㆍ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에 따라 꾸며졌다. 사각거리는 댓잎소리 들으며 쉬엄쉬엄 걸음 옮긴다. 죽녹원 전망대도 들른다. 전망대에서는 담양천을 비롯해 담양의 명소인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인공폭포와 생태전시관, 생태연못 등도 죽녹원에 마련돼 있다.
죽녹원 안에서는 죽로차를 맛볼 수 있다.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이곳에 자생한다. 산책로에는 조명시설이 잘 돼 있어 야간에 걸어도 좋다.
죽녹원 인근에는 담양의 명소가 많다. 함께 돌아보면 재미있는 여행이 된다. 죽녹원 인근 향교다리에는 약 10여 개의 국수집들이 들어선 국수거리가 있다. 죽물시장이 서던 곳인데 이제는 국수집들이 더 유명해졌다. 양파, 대파, 멸치 등을 넣고 푹 끓여낸 멸치육수에 국수를 말아준다.
관방제림도 걸어본다. 국수거리에서 가깝다. 관방제림은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쌓은 제방이다. 지금은 수령 300년 이상이 거목들이 자리해 아름다운 산책코스가 됐다.
관방제림에서 담양의 상징인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도 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