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법문 경책69
바야흐로 그 모든것이 황폐하므로 새로 지었는데 율종의 무리들이 기득권을 잡고 왁자지껄 떠들거늘 마침 내가 좌천으로 군수가 되어 선율을 떠나서 증명하여 말하였다.
율은 갑을로서 하고 선은 시방으로 하니 그대들이 이른 바
갑을 이라고 하는 한 것 가운데
갑은 어느 곳으로 좇아 오며
을은 어느 곳으로 좇아 세우는가?
그대가 고집하여 이르되,"우리는 자인의 자손이라 하며,"이제 시방에서 다른이를 데리고 온다면 자인의 후예가 끊어진다고 한다.
을의 자손이라면 갑이 자인이요?
을이 자인이라면 갑은 마조요,
을이 마조이면 남악이요,
을이 남악이면 갑이 조계일,것이니,
이렇게 올라가면 갑과 을이 모두 보리달마와 서천 사칠[인도에서 부터 28조]에 있을 것이니 이른바 갑을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어찌 있겠는가?
또 그대들이 시방이라고 하는 십은 어디를 좇아서 생겼고
방은 어디를 좇아 일어 났는가?
세간의 법이 1로 부터 2가 나고 1과 2가 3이 되고 2와 3이 육이 되고 3과 3이 9가 되니 9는 마지막이라 다시 돌아가 1이 된다.
1과 9가 합쳐서 10이 되면 10의 뜻이 이에 이루어 지면 응당 돌연 1이 없이 10이 있지는 않다.
그대들은 이른바 방위를 위를 삼겠는가,
아래를 방으로 삼겠는가,
동을 방으로 삼겠는가,
서를 방으로 삼겠는가,
남을 방으로 삼겠는가,
북을 방으로 삼겠는가,
위로 방을 삼는다면 모든 천인들이 사는 곳이라 그대들의
경계가 아니고 아래로써 방을 삼는다면 풍륜이 지탱하는 바이니 그대들이 살 바 아니며,
동쪽으로 방을 삼으면 비제하인의 사람으로 얼굴이 반달과 같을 것이고 북쪽으로써 방을 삼으면 울단월인의 사람으로 수명이 길 것이며,
서쪽으로 방을 삼으면 구야니주이니 푸른 물결이 호묘할 것이고 남쪽으로써 방을 삼으면 염부제주이니 코끼리와 말이 살기 좋은 나라 일 것이다.
그러므로 갑과 을은 정한바가 없고 시방은 의지할 곳이 없다.
율이라고 다투고 선이라고 다투나 무엇이 옳고 그른가?"
율의 무리가 가로되,
"세존이 일찍이 급고독원과 죽림정사에 사셨는데 태수의 말이 맞다면 세존이 잘못된 것입니까?"
내가 이르되,
"그대가 어찌 듣지 못했는가 대원각으로써 가람을 삼아 몸과 마음이 편안히 평등성지에 거한다 하니 이것은 나의 말이 아니라.부처님의 말씀이다."하니
이에 율의 무리들이 묵연히 가버렸다.
선자가 이르되,
방외의 선비가 병 하나와 발우 하나로 세상을 건너 구하는 바가 없으니 새가 허공을 날다가 나뭇가지를 만나면 쉬는 것과 같고 거북이가 바다에서 놀다가 뗏목을 만나면 떠오르는 것 같이니,
오는 것은 느릅나무가 모이는 것 같고 가는 것은 물거품이 꺼지는 것 같으니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대라면 갑을입니까?
시방입니까.
내가 이르되,"옳도다 부처의 아들이 된자는 안과 밖에 주하지 말고 중간에도 주하지 말며
사유상하와 허공에도 주하지 말라.
마땅히 주한 바가 없어 머물려
지탱하면 이것이 진실로 시방에 머물려 지탱하는 것이리라.
무슨 말을 바라고 무슨 말을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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