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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화요일
혼자여서 마음이 바쁘다.
짐가방에 등산용신발(트레킹화)의 부피때문에 등산복장으로 옷을 입고
나머지 반찬을 다시 한다.
새벽4시부터 시작된 준비다.
머윗대 들깨가루에 볶고 ,고구마순 후라이팬에 지글거리고
김장김치에 돼지고기 넣어 익히고....
또다시 가족들 아침을 서둘러 먹이고 설겆이를 하니 배부분이 젖었다.
며칠간 먹을 음식준비를 끝내 놓고 차 한잔 마실 시간도 없이 차 시동을 거니 약간
떨림과 두려움이 인다.
서울공항 9시까지 가기위해서 7시 조금넘어 출발했더니 출근차량에 끼여
혼자서 마음이 급하다.
가족이나 동료들끼리 모여 있는 무리중에 혼자는 나 뿐이다.
보험료왕복 지불하고 첨으로 군비행기에 오르니 신기하고 약간의
뭔지 모를 기분에 잠긴다.
괭음과 함께 10시출발 이륙하니 2시간 30분가량(청주군비행장 경유)걸린다.
귀속이 멍멍하다.어제 인터넷으로 찿은 한라산 등산 프린트물을 확인하고 잠시
난 기도를 한다.
그래
이번 여행이 "자아 찿기"아니던가.
3박 4일(굳이 이렇게 기간을 정한것은 군비행기이용 때문이다.)간을
철 저 히 혼 자 서 ......
시내버스를 타고 다닌다.시간을 아껴서 단체나 가족끼리 가보지 않은 곳으로 가는 거다
숙소인 서귀포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오후 시간이 많다.
잠시 쉬었다가 중문에 있는 주상절리대로 향했다.
지난 겨울에 아이들과 함께 봤던 것과 달리 여름바다의 청명함이 살아 움직인다.
제주도자체가 화산폭발로 생겨나긴 했지만 육각모양의 바위들이 신비감이다.활동적인 여름바다를 즐길 즈음,버스단체 여행객이 한꺼번에 몰려 후룩 올라와
햇살가득한 중문단지를 천천히 걷는다.
제주에서 가장 이국적이고 여기가 관광지란 것을 알 수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그렇지만 무리속에 혼자임은 허허롭기도 하다.
우리집 베란다에도 있는내가 좋아하는 꽃들로 다리를장식해 놓아 향기를 맡으며
테디베어 전시관을 지나고 한낮의 바다를 감상한다.
하늘의 빛을 닮은 바다는 반짝거리고 이미 나를 알아 버린 물거풍은 해안까지
나를 따라 나온다.투명한 파도소리를 귀에 담고 숙소까지 걸었다.
서울과는 다른 남녁 따뜻한 식물들을 가슴에 새긴다.저 야자수들은
기후를 잘 만났기에 저렇게 늘 그모습 그대로 인가?
변화 무쌍한 육지의 나무들은 온도에 적응하느라 비웠다가 채우곤 하지 않던가?
호텔직원이 깜짝 놀란다. 그 먼거리를 걸어오셨냐고..이날 이후로 전 직원들이 알아버렸다 나를.
15일 수요일.
역시 새벽에 깨었다.4시40분! 한라산 등산을 할려고
전날 도시락 맞춰놨는데 여자 직원의 실수로 ...남자 직원이 부랴부랴
맨도시락을 급하게 준비해준다.성판악에서 등산을 시작해야는데 거기까지 택시를 타고
가란다.아마 4만원쯤 나온다고...아니다.갈등없이 택시타고 서귀포까지만 간다.3만원에 해준다는거 거절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성판악에서 내리는데 한라산 숲길로 버스가 들어서자 마음이 앞선다.
일기예보에 전국에 비온다고 했으나 햇빛이 초롱하다.그러나 雨衣와 휴지를 구입하면서
비를 맞고도 정상정복을 해야지 생각한다.
지난 겨울엔 눈이 많이 와서 통제로 포기해야 했고
몇년전에는 아이들과 진달래밭까지 올랐으나 비가 많이와 그때도 거절당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사뭇 들떤 맘으로 출발한다.
난, 나이 들어 이곳 제주에 살고싶어 한다.
07시 20분!
평지처럼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있는 한라산!
여기가 제주인것을 알게끔 온통 현무암 돌멩이가 가득해서 발바닥이 아프다.그걸 배려해서인지
나무 발판이 쭈욱이어진다.첨부터 시작된 山竹들과 끝까지 함께한다.
나무터널로 이어져 그 속에서 이름모를 새들이 적막을 깨고 노랠한다.
나보다 먼저 몇팀이 올랐는데 모두 추월하고 초반부터 아무도 없는 편도 9k 오르막을 혼자 오른다.
카랑카랑한 태양이 발바닥에 묻어 있고 땀이 흐를 즈음 사라약수터가 나온다.(왜 사라일까?)
한바가지 물을 들이키고 뒷사람을 위해 쇠바가지를 씻어 놓는다.
하얗고 작은 꽃들이 길위에 떨어져 별이 되었다.
한참을 내 발자국소리와 새소리와 벗하며 오르니 진달래 밭이 나온다. 여긴 대피소다.
그해 여름 올랐다가 비를 한가득맞고 추위에 떨며 먹었던 라면국물이 생각난다.
작은아이가 자기 양말에 국물을 쏟아 젖어버린 양말을 내가 대신 바꿔 신었더니
옆의 어떤이가 엄마니까 ,저아이가 이런 엄마마음을 알수있을까 하고 했던 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이런건 잊혀지지도 않는겐지...이미 와서 쉬고 있는 몇팀속에서 커피한잔을 사 마시고
후딱 2.3k의 나머지 산행에 나선다. 여기서부턴 계속 오르막이다
지지 않은 진달래가 아직 지천으로 피어있고 펑 뚫려 하늘을 이고 또 잠시 오르니 숲길이다.
나무계단이 지치게 한다. 앞뒤로 아무도 없는 드넓은 한라산 나무계단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앗,그런데 계단 끝이 백록담이 아닌가?
홀로있는 군인같은 관리인이 혼자오셨습니까?하고 묻는다.
예전 대학교졸업여행때 올랐던 기억에는 암벽을 타고 로프에 매달려 두려웠는데 ...
거긴 영실로 오르는 곳인데 지금은 윗세오름에서 통제되어 백록담까지 올수 없다고 관리인이 설명한다.그 사람의 도움으로 사진을 찍고 숨을 고르니 남자고1학생들의 수학여행단이 후다닥 뛰어 올라온다.지금은 死火山속의 백록담엔 가뭄으로 물이 조금 고여 있다.
활활 타오르며 불을 내 뿜는 공룡시기를 생각한다.
하산길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다시 진달래 대피소에서 아침겸 점심을 도시락으로 먹고 커피 한잔을 사서 하늘을 본다.
비온다는 소식은 간데 없고 뜨거운 태양만이 가득하다.
한라산의 바람이 불고 그리운 이,보고싶은 이 모두 가슴을 휑하니 훓고 지나간다.추억을 덮는다.
사람들이 무리지어 올라오는 것을 내려가면서 보니 지쳐보인다.오르막에 대한보너스.
이것이 인생아닌가? 땀이 식으니 춥다.
조용했던 산길이 잠시 소란스럽다.졸고 있던 산죽과 나무들이 깨어나 빛을 발한다.
한가하고 지루한 내리막길을 천천히 생각에 잠기며 오늘도 풍요로운 추억을 만든다.
사람들이 놀란다. 모두들 8~10시간 걸린다고 많은 현지인들에게 들었는데
오후 1시 10분에 ...총 걸린시간이 5시간 30분이다.
심한 오르막이나 암석이 없는 편안한 길이었는데...버스를 기다려 타고 서귀포에 내렸다.
버스기사가 중문에 있으면 지삿개란 곳을 가보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주상절리대였다.
한낮에 느릿느릿 물어서 서귀포시장에 들러 구경한다.싱싱한 해물과 고기들을 보니 입맛이 돈다.
슈퍼에 들러 맥주2캔과 물을 사고 바다를 향해서 걷는다.쭈욱 내려가니 태양을 품에 안은 바다가
보인다. 맥주를 션하게 들이키고 나니 살것같다. 타는 목마름이 이런 것이던가(?)
안주는 물론 바다 보기다.터벅터벅 걸어서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천지연 이중섭미술관 외돌개etc)
다시 버스를 탔다. 저번 기사가 알려준대로 중문에서 내리지 않고 동네어귀에서
내려 깊숙한 숙소로 걸어가니 여행객의 여유가 생긴다.
씻고 잠시 쉬면서 가져간 책을 읽는다. 쵸콜렛도 넘 맛있네...8시경 셔틀버스를 얻어 타고
롯데호텔분수쇼 구경을 갔더니 그야말고 어둠속의 롯데는 멋있는 성이다.
풍차라운지에서 사진을 찍고 분수쇼를 보기위해선 야외뷔페에 입장해야는데 4만9천5백원이어서 바깥에서 기다려 봐야 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안일이지만 그시간 그장소뷔페에 아는 분이 있었다는게 지금생각해도 아쉽고 아쉽다.))
멋있고 화려한 레이저와 불쇼와 공룡쇼를 관람하고 어둠이 가득한 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본다.
그해여름엔 저 모래사장에서 해변 영화도 관람했었지...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수평선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캄캄한 바다에 하얀 포말을 일며 파도는
소리와 함께 있다. 내 귀는 열려있어 초여름의 파도소리에 추억과 함께 눈물이 난다.
허허롭고 외로운 자아 찿기에 성공해야 하지 않을까?
연인들이 밤바다에서 엄청난 용기로 함께한다. 보기 민망하여 고갤 돌린다.
중문관광단지에서 빠져나와 편의점에서 라면한그릇을 하고 아이스크림과 소세지와 딸기우유와
맥주한캔을 마구 먹었다.뱃속이 출렁거린다.중국사람들과 일본인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그런데 인적이 드문 제주는 서울과 달라 무섭다. 밤에 걷기란 ...택시를 탈까?갈등하다가
그래도 걷자 30분만 걸으면 될텐데,뛰다가 걷다가 ...거의 다와서 셔틀버스를 운좋게 만나서
룰루!!~~
16일 목요일
밤새도록 뒤척이고 잠한숨자기가 힘든다.
책을 읽다가 시집을 읽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3시20분!무조건 블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아~아!잠시 졸다가 일어나니 4시 10분이다 몇분을 못자고 에이 몰라!
텔레비젼을 켜니 청소년 축구를 하는데 나이지리아에게 1:0으로 지고 있다.
날이 더 밝기를 기다려 5시에 마라톤화를 갈아신고 뛰러 간다.오늘은 거리를 알 수없으니
時間走를 한다.해변을 달릴 수있는 행운을 얼마나 바랐던가?
길가의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며 태양이 솟는다. 땀이 바람에 씻겨 발걸음이 가볍다.
1시간 20분 34초를 뛰고 숙제한것처럼 마음이 즐겁다.아마 13~14k뛰지 않았을까?
버스투어에 나서기 위해 부지런히 챙기며 혼자하는 여행의 장점이 이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은 설레는 맘을 조용히 둔다.어제 보다 더욱 강열하다.태양의 위력이.
제주민속박물관을 들러 제주사람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본다.
이곳사람들도 지형적위치 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던가?일본 왜구에 시달리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민생들이 휘둘리며 4.3사건을 당했던,그래서 한줄기 바람도 고맙구나.
성산일출봉을 한낮에 오르니 살갗이 따갑다.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흐르고 물을 연신 들이마시며
힘들게 오르지만 여긴 꼭 다시 와보고싶은 곳이다.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땀을 씻은듯이 가져가고 시원하다.
거대한 분화구는 왕관모양을 하고 저 멀리 淸瀞海가 한눈에 들어 온다.
모두 중국사람들이어서 이번에도 중국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내 마음을 여기에 두고 시골 완행버스에 올랐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제주사람들의 삶,시골사람들의 느릿한 삶이 그대로 들어 온다.
대중버스가 이곳 사람들은 자가용타듯이 탈까? 말까?를 버스속에서 고민하고 기사아저씨는
친척인양 대하는 모습이 나를 미소짓게 한다.오른편으로 이어지는 바다는 청정하고 뜨거운 태양아래
한가한 작은배 한척이 서럽다.저 멀리 제범 큰배는 뱃고동소리 울리며 불현듯 내가슴을 설레게 하고
버스는 가는데 배는 뒤돌아 봐도 그대로 이다.
하도리바닷가 마을은 똑 같은 모양의 거의 같은종류의 지붕색갈을 한 모습이 이채롭다.
여기쯤 나도 살고 싶다.
나는 잘 버리지 못한다.
장롱을 열면 오래된 옷들이 있고 부엌살림도 가득하다. 물론 이사때마다 엄청 버리지만
어디서 그렇게 자꾸 모이는지...하잘것 없는 것들이.이것 뿐만이 아니다.내 전화에 찍힌 문자하나도
지우지 못해서 자연이 용량초과로 없어지게 하고 예쁜말이나 격려의 메세지나 사랑스런 문자들은
그대로 둔다.그러니 유년의기억들과 추억들은 잊혀지지 않고 고스란히 살아 있어 기회만
생기면 그대로 떠오른다.제주의 바다위에 그대로 녹아 나와 물결속에 반짝거린다.
때론 행복했던 추억이,때론 힘든 기억들이 ,,,,이젠 버리고 싶다.
소중한 추억이라도 버려야 새로운것이 쌓이지 않겠는가?
느릿한 이곳사람들처럼 살고 싶어진다.
완행버스는 제주시에서 다시 매워지는 기분이다.
1100고지 휴게소에서 오미자차 한잔을 마시며 바로 앞에 펼쳐진 한라산 바깥 숲속을 본다.
어느 신부님의 독일 유학 말씀속에 나오는 수도원생각이 난다.
짙푸른 산이 태양을 받아 빛을 발할 뿐 적막하고 고독해 보인다.
내가 읽었던 칠층산이 생각되어지는 곳이다.
한줄기 바람이 내 맘속에 지나간다.
한라산 중턱을 내려가 용머리 해안과 산방산에 도착한다.
날씨가 좋지 않아 용머리 해안을 산책할 수없다고 막아놓았다. 파도가 세차다.
아쉬운맘을 달래며 멍개 한접시를 게눈 감추듯 먹었다.그렇게 치열하게 뜨겁던 한낮더위도
해가 지니 팔에 소름이 돋는다.내 몸처럼 자연도 변화무쌍하다.
산방산도 뉘엇뉘엇 해가 질려해서 쳐다만 보고 오르지 못한다.
해수욕장 밤바다에서 회한접시와 백세주 한병으로 제주의 마지막밤을 장식하며
자신에게 즐거움을 표한다.어느 시인의 시처럼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하는 모양이다.
갈대의 등을 밀며 바람이 분다.자연에서도 내맘에서도 그로 인해 뒤척거린다.
버리지 못하고 남긴다고 다 남는 것일까?제주섬은 꿈쩍 않는데 내 어둠이 내게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렇다 포구 수평선보다 내가 더 공평하고 평평해야 하기에...
파도가 밀려간다.
밀여 간것은 물결만이 아니라 날마다 내 속으로 밀려온 갈대들을 오늘은 보내고 말리라..
혼자한 여행의 그것은 잘한 일이 아니었다.가슴에 바다를 품은 것처럼 바람이 일어선다.
다시 와서 불러 보리라 내 어눌한 삶을....
두서없이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이어진 글이라...읽으며 정리해주시길...
한마음 칭구들께 말하노라.
무쳐 놓고 간 취나물과 깻잎 볶음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 둘러 .....이 아침을 먹어야지...
땀에 절어도 한줄기 바람에 행복한 ,,,
친구들 까페에 글을 올리면서 수녀님생각과
향기님들 생각에...이해해주세요.
첫댓글 눈이 별로안좋아서 잔글 다읽진안았지만 참부럽네요 혼자서 여행을 할수있는 마음의 여유가...가끔 혼자서 여행해보고싶다는 생각 해볼때가 있거든요.마음의 어떤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부럽습니다.
좋은때 시간을 냈군요. 난 제주도를 몇번 갔는데 한번을 제외하곤 모두 겨울에 가서 한라산에 가서도 너무 춥고 안개가 껴서 천지를 구경도 못했어요. 주상절리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혼자하는 여행 자유로와서 좋지요. 그런데 2박 3일씩이나 혼자서 제주도를 다녀오셨다니 .. . 매우 용감하십니다. 부럽습니다
군인가족? 공군 가족이신가요? 일박2일 일정도 가능하답니다.
잘 다녀오셨네요,,,근데 사진을 보니 성산 일출봉이 맞지요? 마음의 글 잘 보고 갑니다,,,늘 행복하소서,,,
넵!성산일출봉입니다.그저께는 3산종주했습니다.9시간 20분만에,북한산성입구~의상봉~백운대~우이동~우이령~자운봉~포대능선~사패산(북한산,도봉산,사패산)까지 기진맥진했지만 행복했습니다.
부럽네요, 언제 저도 한번 그렇게 지향없이 떠나볼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참고로 여정을 요약해서 올려 주실런지요?!도 올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