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로 예기가 돌았던 올 봄 체육대회가 유야무야되고
친구들간에 맥이 좀 풀려버린듯 한 분위기를 바꿔볼가 해서 보쌈이나 먹자고 번개를 때렸는데
이 자리에서 제주도 이야기가 나왔다.
성권이가 참가비 10만원만으로 제주여행플랜을 선뜻 제안하니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 그 자리에서 추진결정이 났다.
대부분이 참여할 수 있게끔 쉽게 마무리 짓는 수완과 기지가 남다른 면을 다시 보면서
역시 사업 잘하는 친구는 이런면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계획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어서 두 세명을 빼고는 다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림잡아 예산을 잡아보니 소수 몇 명이 부족한 경비를 모두 분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우리모임 인원 대부분이 참여하는 여행인 만큼 공식행사로 추진하여 혹시 부족한 경비가 발생하면
일반회계 적립금에서 보충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는 구성원의 컨센서스가 좀 필요한 일인지라
주제넘게 카톡에 어림잡은 품셈을 올려 함께 고민할 것을 제안했더니 대부분 이견 없이 동조해주면서
이를 확인한 대화가 본인은 비록 참석을 못하지만 회장으로서 공식행사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두들 자발적으로 저마다 성의를 다하여 동참 해 주었다고 하니 뿌듯하였다.
뭔가를 계산하고 베풀면 사랑도 우정도 아니라고 했던가?
그저 바라는것 없이 형편껏 열어주고 나눠주는 것만으로 내 마음이 뿌듯해지면
비로서 사랑도 친구도 내것으로 얻어지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식적인 여행은 김포공항에서 6월4일 06시 40분 비행기를 타는것으로 시작되었다.
하루먼저 내려간 선희와 상애가 제주에서 피켓세레모니를 하면서 마중나와 있었다.
아침을 먹고 5인 골프예약팀과 우도여행팀이 나뉘어지고 저녁에 모슬포횟집 '미영이네'서 만나기로 했다.
우도팀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정작 우도의 해식애까지는 가지도 못했다고 하고
골프는 준호가 당일로 일찍 돌아가야 한다고 하여 예정보다 1시간여 앞서 다섯번째 홀부터 시작하는 특권을 행사했다.
그날저녁 자리돔회와 자리돔구이, 뱅에돔 회의 맛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일찍 만나느라구 전날들 잠을 설쳤을 탓에 그리 길지않은 저녁시간을 보내고
성권이가 52평형 3채를 빌린 덕분에 12명의 인원에도 불구하고 각각 침대하나씩을 차지하고 편히 잘 수 있었다.
이튿날 고기국수로 아점을 때리고 대유랜드 사격장을 거쳐 우리는 성권이가 안내하는 숨은 비경을 찾아 제주를 돌았다.
제주 참소라로 간식을 해결하고 해안절경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동복리해녀촌 회국수집에 도착하여 마지막 식사를 했다.
영재와 주오가 취직과 발병으로 부득이 취소하게 된 것이 아쉬웠고
말꺼내기도 전에 회비 곱빼기로 찬조해준 우리 여우들과 영원한 오빠 인재,
메르스를 극복하고 여행 잘 하라고 가자마자 전복뚞배기를 쏘며 속을 풀어준 상애
일이 허락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는 가운데도 식사라도 하라며 찬조해준 회장 대화
오랜만에 친구들과 섞여 궤변으로 즐겁게 해 주면서도 천성적인 덕성과 솔선을 보여준 현표
하나의 친구를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감수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찬조해준 준호
봉사매너의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하며 여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성규
어디서나 든든한 말뚝이 되어주는 병채
두 말이 필요 없이 모임의 품위와 자긍심을 업그레이드 시켜준 성권이
전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을 같이해서 모임을 더 살아있게 해 준 선희
모두에게 소중한 마음을 갖게 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