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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그동안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나라들이었다. 이번에 그 기회가 왔고 망설이면 또 언
제나 갈 수 있을까 싶어 눈 딱 감고 예약부터 하였고 여행준비는 그 후에 천천히 해 나가면 될터...
이번 발칸 3개국 + 트리에스테 여행을 간단하게 그려보면 위 그림과 같이 베네치아를 기점으로 크로아티아 7개 지
역, 보스니아 1개 지역, 슬로베니아 3개 지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 관광을 포함해 12개의 도
시 또는 자연경관을 돌아보는, 6.15 부터 6.23 까지 7박 9일의 일정이다. 크로아티아의 역사적 도시 피움(리예카)과
보스니아의 1차 세계대전 발발지 사라예보도 함께 들렸으면 좋았을 텐데 이번 여행에는 빠져있어 좀 아쉽기는 하다
승근 아빠가 특별한 테마로 수집한 오스트리아 1850년 첫 발행우표 만월소인 700장 중에는 이번에 방문하는 12개
지역에서 사용된 우표들이 거의 포함되어 있고 또한 로마 황제의 동전들도 요즘들어 미친듯이 모으는 중이라 로마
의 속주였던 이 지역 도시들의 역사와 경관은 모두 꽤차고 있는 듯 혼자 신이나서 여행내내 버스속에서 나에게 침
을 튀켜가며 설명해 준다...ㅠㅠ
아이고~ 옆 좌석의 사람들 피곤할텐데 잠 좀 자게 하시지....
*승근아빠가 수집한 우표들: http://cafe.daum.net/mul207/31oT/145 http://cafe.daum.net/mul207/31oT/144
http://cafe.daum.net/mul207/31oT/143 http://cafe.daum.net/mul207/31oT/142
*승근아빠가 수집한 로마동전: http://cafe.daum.net/mul207/LeBw/121 http://cafe.daum.net/mul207/LeBw/120
http://cafe.daum.net/mul207/LeBw/119
여행 1일차 - 아침 6시 집에서 출발, 7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출국 수속을 한 다음에야 식당에 들려 아침식사를 했
다. 10시 25분 인천공항을 힘차게 이륙한 비행기는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의 마르코 폴로 공항으로 향한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10시간 정도 지났다, 창밖을 내려다 보니 논밭과 강 줄기를 낀 중소 도시가 보인다. 여행이 끝난
후 승근아빠가 구굴어스를 통해 열심히 찾아 보더니 폴란드 중동부의 Pulawy 남쪽 상공을 지나는 중이며 보이는
강은 비스와 강 이라고 한다
또 얼마를 지나 다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만년설에 덮힌 산맥들이 보인다. 역시 구굴어스를 뒤져보니 슬로베니아
서북부 Kneske Ravne 남쪽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알프스의 동쪽 끝 부분으로 앞의 눈 덮인 산 좌측 넘어로는 스키
장과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들려 보게 될 보히니 호수가 있다
하늘에서 보는 우리 세상의 모습은 항상 평화로워서, 찌지고 뽂을 일은 하나도 없을 듯 한데 실상은 그게 좀.....
마침내 ...드디어...11시간 50분의 비행 끝에 비양기 날개 밑으로 아름답고 이색적 수상도시인 베네치아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공항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오르니, 다시 3시간을 더 달려 가야만 숙소에 도착한다고...헤롱해롱..
크로아티아 진입 전의 슬로베니아 국경 검문소(MPOP Sočerga)
오늘은 검문 아자씨가 기분이 싸~ 했던지 모두 내려서 한명씩 깐깐하게 슬로베니아 출국검사(?)를 받으시란다
해 넘어갈 무렵에 도착한 크로아티아의 한 시골마을 부젯의 폰타나 호텔. 이번 여행의 첫 하루밤은 여기서 보낸다
여행 1일차는 비행기 타고 버스 타는데 모두 소비했다. 아우~! 피곤해, 밥먹구 얼른 자야지... 근데...여러번 여행했
지만 그냥 잠자리에 든 적이 한번도 없다. 피곤해도 동네 구경은 한번 해줘야 제 맛이징~~
오늘 동네 구경은 호텔 맞은편 언덕에 있는 작은 성과 성당으로 정했다.
내일 아침에는 식사전에 나머지 동네 한바퀴를 돌아 뒷편 동산에 올라 가기로 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입구에서
언덕위 성내에는 오래된 집들이 좁은 골목으로 서로 연결되었고, 마을 성당 옆 작은 광장에는 무슨 일을 논의하는
듯 마을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서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었다. 옆을 지나던 노인도 우리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내기도
해 훈훈한 정을 느낀 저녁 산책길
언덕위의 성쪽에서 바라 보이는 부젯 마을의 풍경. 어둠이 조금씩 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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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일차 - 크로아티아에서의 첫 여행지는 크로아티아 북서부의 항구도시 폴라와 로비니이다
*크로아티아에 대하여: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22k0399b
폴라(POLA)와 로비니(ROVIGNO)에서 사용된 오스트리아 최초우표
폴라의 해변에 도착하니 하늘도 푸르고 청명하여 오늘 여행의 출발이 상쾌하고 좋다. 기념으로 우선 한컷!
폴라에서 처음 우리를 맞이한 것은 로마시대에 건설 되었다는 원형 경기장
로마의 원형 경기장과 같은 시기인 AD 72년 황제 베스파시아누스가 건설을 시작해 AD 80년 티투스 황제에 의해 완
공되었다고 하며 외관이 거의 훼손되지 않아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 경기장은 폴라의 대표적 자랑거리가 될 듯 싶다
짐! 여기! 지금! 왔노라! 이 사실을 제국의 만민에게 두루 알리도록 하라!..... 영리우스 철라테스 콜록, 콜록, ㅠㅠ
세르기이 아치...풀라의 관문, 세르기이 아치는 풀라의 개선문으로 기원전 29~27년경 세워졌다. 과거 악티움
(Actium) 해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으며 이 지역의 유력 가문이었던 세르기 가문의 세 형제를 위해 세웠
다고 한다. 개선문을 세운 사람은 바로 세 형제의 여동생인 Lepidus, Salvia Postuma Sergia였다고 하며, 아직도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부조가 남아 있다. 이 개선문은 코린트식 건축 양식을 중심으로 헬레니즘과 아시아의 영향도
받았다. 이 아름다운 아치는 많은 예술가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특히 세계적인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도 관심을 보
였다고 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광장에서는 연극, 음악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본래 도시의 관문으
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폴라 시민들과 여행객이 모이는 만남의 광장으로서 역할을 하고있다
폴라의 야시장 - 이곳에서 화장실 이용을 위해 환전도 하고 과일과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고 나니 더위가 한
결 가라 앉았다
아우구스투스 신전과 폴라 시청사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더 보시려면 이름을 클릭!)
크로아티아에 남은 고대 로마의 숨결, 풀라는 고대 로마 시대에 이스트라 반도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이었
다. 그러한 풀라의 중심 광장 앞에 위치한 아우구스투스 신전은 1세기경 로마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 황제 를
위하여 세운 신전이다. 그 용도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는데, 처음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리기 위해서 사용되었
고 토속신앙의 시대가 끝난 이후에 교회나 곡식창고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세기 초에는 비석을 위한 박물
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44년 이 신전은 폭탄을 맞은 이후,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 이후인 1945년부터 2년 동안
복원공사를 하여 현재와 같은 모습을 얻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고대 비석과 청동조각을 볼 수
있다. 약 17m 높이의 기둥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 옥타비아누스 은화
바쁜데 이 아자씨가 자꾸 친구하자네.....
시내를 한바퀴 돌아본 다음, 버스를 타기위해 처음 내렸던 해안쪽으로 걸어오다 보니 원형경기장의 전체 외관이 카
메라에 잡힌다
다시 한번 원형경기장 전체 모습을 배경으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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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방문할 도시는 천상의 보석이라 불리는 크로아티아 서북부의 작은 항구도시 로비니!
폴라에서 북쪽으로 3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버스로 약 45분 이동하면 도착한다
로비니 북쪽 해변 쪽에서 버스를 내려 성 유페미아 성당이 있는 언덕으로 이동한다. 예전엔 섬 이었다는데 매립
으로 이젠 육지와 붙어있다. 푸른 하늘, 쪽빛 바다와 함께 바다에 잠겨있는 듯 한 베네치아 풍의 낡은 중세 건물
들이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성 유페미아 성당의 종탑이 조금씩 가깝게 다가와 보이고 있다
티토 광장을 가로질러 발비 아치를 통과하면 양쪽에 작은 기념품 가게와 카페들이 빼곡한 좁은 골목길이 나타난다
크고 작은 사각 대리석들을 촘촘히 짜 맞추어 만들어진 돌길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고 닳아 반들 반들해 미끄
럽기가 보통이 아니다. 조심조심 이 대리석으로 된 좁은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성당에 도착한다.
소중하게 가지고 놀았던 예쁜 조개껍질을 장에 가지고 나온 듯한 소녀가 SNS에 빠져있다...
로비니의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성 유페미아 성당'
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성 유페미아 성당에는 로비니의 수호 성인인 성녀 유페미아의 관이 안치되어 있다. 성 유페미
아 성당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종탑이다. 이스트라에 반도에서 가장 높은 종탑으
로, 꼭대기에 오르면 로비니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당의 내부. 늘 느끼는 거지만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의 내부는 왜 이처럼 막대한 자금과 땀과 시간을 들여 화려하
고 웅장하게 치장을 하며, 왜 첨탑과 천장은 하늘을 꽤뚫을 듯이 높을까? 스스로의 굳건치 못한 신앙심에 대한 자기
불안의 표현으로 보이기도 하고 절대 권력의 황제에 대한 피동적 맞짱 뜸과 동시에 이교도 들에 대한 위압적 과시
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긴 어린 시절엔 교회와 성당의 웅장함과 경건한 겉 모습에, 달콤한 사탕에, 성가대 아가씨의
예쁜 눈망울에 빠져들어 교회를 다니기도 한다
위에서 내려다 본 아드리아 해의 풍경이 아름다워 한장 꾹!
다시 반들 반들한 골목길을 조심 조심 내려와...
로비니 항구와 접해있는 중앙 광장인 티토 광장에서 휴식시간. 사진도 박고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
를 달래 본다
로비니 남항...아드리아해와 맞닿아 있는 로비니는 아담한 항구도시다. 항구에는 수많은 배와 요트가 정박해있고,
항구를 둘러싸고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로비니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 주변에는 노천카페부
터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들어서 있으며, 여행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도 많이 모여 있다. 낮에 바라본 항구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해질 무렵 노을로 물든 항구도 낭만적이다.
이뻐용~! 근데, 집집이 TV 수신 안테나만 없어져도 더 멋있는 스카이 라인이 될텐데. 빨리 유선망 구축하세용!!
로비니 남쪽의 항구. 저 끝없는 근엄함이 예쁜 경치를 다 버린다...
다시 되돌아 온 로비니 북쪽의 해변
아름다운 로비니의 모습에 아쉬움을 뒤로 한체.. 마지막 한컷을 또 눌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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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행지는 크로아티아 중부의 시골 마을인 라스토케. 이곳은 당초 여행 계획에는 없었으나 슬로베니아의 빈트
가르 계곡이 수해로 훼손되어 복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여행지로서 방문하게 된 곳이다
마을의 경관이 수려하여 소문이 나자 방문객이 늘어 요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옆의 동네가 은근 심통이 나서 마을
중간에 차단목을 설치하고 또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존심이 있지 느들 동네는 안보고 만다! 대충 외관만 둘러봐도
충분 하거든! 흥칫뽕!!!
오른쪽 동네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었는데 왼쪽 마을 입구에서 또 입장료를 내라고 하니 헐!! 이다
물길 사이 사이에 지어진 집들과 작은 폭포 및 여울이 어우러져 참 예쁜 동네이기는 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저런 곳
엔 음기가 돌아 사람이 사는 집 같은건 절대 안지을꺼다..!! 암, 양지바른 남동향이 최고지~~~
큰 다리 밑에서 줄을 타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무슨 연습을 하는가 했더니 길가에 조그만 통이 보였다. 동전 한닢씩
넣고 가시라고...
캬! 저 나무 그늘밑 잔디밭에서 바둑이나 두며 맥주 한잔 곁들이고 있노라면 신선들이 부럽지 않을 듯...
그런데 장마로 흙탕물이 들이 닥치면 어떻게 하지?? 괜한 걱정을 해 본다 ~
버스에 오르기전 처음 보았던 계곡을 보러 다시 한번 내려와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계곡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 58장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