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벙어리장갑’의 유래
혹시 벙어리장갑 이야기를 아시나요? 원래 벙어리장갑은 한국에서 맨 처음 꼈다고 합니다.
벙어리장갑에는 손가락이 두 개 밖에는 없는데, 왜 두 개만 만들었을까요?
함경도의 전설에서 질문의 답이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후카이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구히라’라는 요괴가 있었는데, 그 요괴는 아이의 생피를 먹으면서 자란다고 합니다.
요괴는 대부분 사람의 고기를 먹지만 이놈은 어린아이들의 생피를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그러나 매 계절마다 먹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놈은 원래 피가 뜨거워서 겨울철만 활동을 할 수 있는 요괴랍니다.
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데, 그게 ‘마구히라’라는 요괴의 피가 대지를 적셔서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어찌하든 간에 ‘마구히라’는 손가락에 두개 밖에는 없었는데, 그래서 이놈이 사람의 아이를 구별하는 법은 손가락을 보는 것입니다.
겨울에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가운데서 손가락이 두 개 이외에는 다 사람으로 보는 지독히 눈이 나쁜 놈이랍니다.
가끔씩 눈이 많이 올 때 햇빛을 받아서 벌겋게 보일 때가 있는데, 그게 ‘마구히라’라는 놈이 아이의 피를 먹고 흘린 자국이 눈발에 흩날리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아주 끔찍한 놈입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벙어리장갑을 끼워서 밖에 내보냈다고 합니다.
‘마구히라’라는 놈이 혼란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벙어리장갑은 참으로 따뜻한데, 네 손가락이 한 구멍 속에서 조물락조물락거릴 때의 기분도 좋은데, 진짜 벙어리들은 손가락으로 수화를 써서 이야기를 해야하기에 벙어리장갑을 손에 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벙어리장갑으로 불리어졌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