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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答崔汝和書 a_160_049a
伏承大監께서 降屈尊威하시고 遠辱伻使하시어 指諭勤綣하였습니다. 承荷以還으로 恭審暑溽하니 台候께서 燮理萬相하시니 區區는 慰感이 交至합니다. 重以別紙教條가 出於詢蕘之至意이니 此는 甚盛德이며 豈今世所曾見者이겠습니까? 但施非其人이라면 不幾於失言乎이겠습니까? 況此는 無非當世重務이며 經邦大猷입니까? 有非昧賤者가 所可與이지만 徒以盛禮를 不可虛辱하고 勤指를 不可徒負하니 略疏下方하니 用備一哂하소서!
대감(최석정)께서 존위를 낮추시고 심부름꾼을 멀리 보내 깨우쳐주신 서신을 받았습니다. 서신을 받은 뒤 여름 무더위를 생각하니 귀하께서 평안하시다니 저에게는 커다란 위안과 감사함이 밀려옵니다. 또한 별지에 적으신 몇 가지 가르침은 초야에 묻힌 사람에게도 자문을 구하시겠다는 높으신 뜻에서 우러나오신 것을 생각하니 이렇게 커다란 덕행은 요즘 세상에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문하시되 마땅한 사람이 아니라면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하물며 이것은 현재 중요한 국가사업이며 국가경영의 정책이 아닙니까? 어리석고 천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다만 내려주신 커다란 예의를 그냥 외면할 수 없고 가르침을 모른 척 할 수 없어서 간략한 방책을 올리니 작은 웃음꺼리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大氐로 變通之道는 譬如補綴弊袍하더라도 難成全衣이니 以其上句下連하고 左牽右掣하더라도 苟非大好手法이라면 莫宜完全입니다. 況乎眾條之脈絡은 難統한대 蕭、曹之繼一莫保입니다. 雖有一時良畫이라도 其於經遠之圖와 善後之規에는 可以終始無虞乎이겠습니까? 此는 古人所謂처럼 必向本根上推求하고 從源頭理會해야하며 而又務在擇人而任之라고 云爾입니다. 豈苟為迂遠之論한다고 而然哉이겠습니까? 誠以事勢之所必至한대 而終無可為之理於末弊之徒就故也입니다. 蓋托任有大小이고 時世有遠邇이니 有一時之政令이고 有數代之規度이고 有百世之經制한대 以一時事力으로 議百世之制한다면 則難矣입니다. 故로 為一時捄弊之政者한다면 亦惟在隨時以議制하고 任人以應變하며 要는 不失為救時之方而已입니다. 不識執事以為如何입니다. 便面과 管墨의 諸優를 重承嘉賜하니 拜謝拜謝합니다.
대체로 개혁의 변통방법은 낡은 도포를 깁더라도 온전한 옷을 만들기 어려운 것과 같으니 위아래로 깁고 붙이고 좌우로 끌어당겨 꿰매는데 아주 좋은 솜씨가 아니라면 온전한 것을 바랄 수 없습니다. 하물며 여러 조목들 사이의 맥락조차 통합하여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서한(西漢)시기 소하(蕭何)와 조참(曹參) 같은 능력이 뛰어난 재상이 연이어 계승하더라도 해결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좋은 계획이 있더라도 장구한 큰 계획과 선후 대책에서 보자면 처음부터 걱정거리가 없겠습니까? 이것은 옛 사람들이 말했던 대로 반드시 근본적인 것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야하고 원천적인 것부터 처리해야하며 또 힘써야할 것은 적절한 인재를 골라서 맡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결방식을 어찌 실제적이지 못한 헛된 논의라고 여겨서야 되겠습니까? 또한 왜냐하면 사실상 일의 추세는 반드시 닥쳐오는데도 말기 폐해에 대하여 아무런 해결방법도 없는 사람들이 나서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맡기는 임무에는 크고 작은 것이 있고 또 현재 사태에는 시간적으로 멀고 가까움이 있으므로 일시적인 정책이 있고 몇 대에 걸친 법규가 있고 영원한 제도가 있을 텐데, 일시적인 사태의 긴박함 때문에 영원한 제도까지 논의한다면 곤란합니다. 그러므로 일시적인 폐해를 구제하는 정책의 시행은 수시로 법제를 논의해야하고 사람들에게 맡겨서 변화에 대응하도록 하며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마다 일어나는 문제들을 제때에 구제하는 방법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귀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부채 붓 먹 등 좋은 것을 또 내려주시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一、鄰族之弊云云。
自古로 論此者는 訏謨가 多矣한대 動輒被礙하여 不得終行합니다. 今亦料難大變하니 只宜就其中하여 去泰去甚而已입니다. 若鐫去歲增之額하고 杜絕投屬之蹊한다면 猶可以少緩一時之良役耶입니다.
첫째, 인징과 족징의 폐단에 관하여
예부터 이 문제를 논의한 사람들이 내놓은 원대한 대책은 많습니다. 그렇지만 걸핏하면 장애에 부딪혀 끝내 실행하지 못하였습니다. 현재도 대대적인 개혁은 어렵게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 현실에 들어가서 과도한 것과 심한 것만 제거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해마다 증가된 세액을 삭감하고 아전들의 불법을 두절시킨다면 양역을 일시적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一、軍門의 省減云云。
今日의 國之禍本은 軍門是也이니 令人寒心합니다. 但此宜從源頭理會하되 難以變改其末流입니다. 然이나 今捄急之計도 亦不容不減이라면 則當與三軍門과 通議便宜하여 可合二而為一하되 不可專主革罷하여 以失軍心입니다. 如何하십니까?
둘째, 군대 감축에 관하여
오늘날 국가 재앙의 근본은 군대이니 한심합니다. 다만 이것도 마땅히 근원적인 것부터 처리해야하며 말단을 개혁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급한 해결 방침이 감축이라면 마땅히 세 군문이 함께 적절한 방법을 상의하여 둘을 합쳐서 하나로 만들어야하며 혁파에만 치중하여 군대의 인심을 잃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一、邊境之備云云。
此는 國之大事이니 豈可一日緩하겠습니까? 然이나 非一時廟謨所宜張皇입니다. 若令三邊의 方伯과 帥臣하여금 各上方略便宜하고 且聽其隨時隨補하여 久而不替하면 則似可漸效합니다. 但聞西北二邊은 自失生利以來로 將成空虛라고 云하니 此는 甚可慮이며 邊備의 非所望也입니다. 不審廟堂何以處此입니다.
셋째, 변경 방비에 관하여
이것은 국가의 큰일이니 어찌 하루라도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일시적으로 조정에서 크게 떠들 필요는 없습니다. 변경지역 세 곳의 지방 장관과 무신들에게 각기 편의한 방책을 올리도록 하고 또한 그들이 수시로 보완하도록 허락하고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는다면 점차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데 서북쪽 두 변경지역에서는 생업을 상실한 뒤부터 백성들이 떠나 텅 빌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이것은 깊이 걱정스러우며 변경 방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영의정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실지 모르겠습니다.
一、養士之方云云。
最是根本大務의 所當急先이니 而不可少緩입니다. 雖於目前이라도 亦可即施而責其效한데 顧今專廢之久矣입니다. 何幸台意之及此입니까! 館學에 設經義之學하고 復通讀之規하며 畿甸에는 修學校之政하고 興庠塾之教하여 以為四方倡하면 豈非今日首先之務哉이겠습니까?
넷째, 선비 양성에 관하여
이것은 근본적인 큰일 가운데 가장 시급하며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 당장이라도 즉시 시행하여 성과를 독촉해야하는데도 현재 보자면 폐기된 것이 오래되었습니다. 귀하께서 이 문제를 생각하신다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성균관과 사부 학당에는 경의(經義) 과목을 설정하고 통독(通讀) 규칙을 회복시키고 경기지역에서는 학교 정책을 정비하고 향학과 서당을 일으켜서 사방의 모델로 삼도록 하는 것이 어찌 오늘날 급선무가 아니겠습니까?
一、正風俗한대 當以鄉約為先이라고 云云
此事도 亦當從源頭부터 理會해야합니다. 蓋朝廷正하고 紀綱立한 然後에 民俗이 可正입니다. 不然이면 鄉約을 何能獨行하겠습니까? 若一朝에 先事鄉約하면 恐徒起紛紜할텐데 如何하십니까?
다섯째, 풍속 정화에서 향약 우선에 관하여
이 일도 마땅히 원천적인 것부터 해결해야합니다. 대체로 조정이 바로 서고 기강이 세워진 뒤에야 민속이 바로 잡힐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데 어찌 향약을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어느 하루아침에 향약부터 먼저 시행한다면 아마도 쓸데없이 분란만 일으킬 것입니다. 어떠신지요?
一、量田과 制祿云云。
大作為와 大變通은 雖未可議이지만 至於兩西等久廢處에서는 不可以不量也입니다. 此는 本循常之政이며 而亦憚於不為하고 民弊가 滋甚한대 況何制作之議乎이겠습니까? 故로 曰循常量田이라도 不可不先整입니다. 夫初本이 既正된 然後에 上面에서 精細事하고 從可議하여도 得矣입니다. 然이나 量田도 亦在揀擇而善任之耳입니다.
여섯째, 전지 측량과 녹봉 정비에 관하여
대대적인 사업과 개혁을 비록 일찍부터 논의한 적이 없지만 양서지역(海西와 關西) 등 오랫동안 폐기되었던 지역에서는 양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본래 정상적인 행정을 따르는 것이며 실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고 백성들이 입는 폐해가 갈수록 심한데 하물며 지금 기본제도를 논의하여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정상적인 행정에 따라 전지를 측량하는 데에는 먼저 완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초 작업이 바르게 된 뒤에야 측량 결과 위에서 세부적인 일들을 더 정확하게 하고 의논 결과를 따라야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지 측량도 인재를 골라서 잘 맡겨야합니다.
一、銓曹參下換秩事云云。
以齋郎分設奉直一也,以奉直減朔仕,每都目遷轉一也,二者皆可為疏通之道。然參上諸寺郎簿有限數,而參下遷轉,軍門各歧,一時湊集者無數,又將以何窠充之?與其同歸淹滯而不達,毋寧初滯奉參之為愈邪?
일곱째, ???
一、租稅와 經用의 不足云云。
租稅는 出於田結한대 而所用이 常已過半於養兵하며 及值凶歲라면 則田結減하되 而軍兵無減하니 虛竭之歎은 勢亦宜然이며 元非異事也입니다. 故로 知不復府兵之法과 不修制田之政하면서도 而欲國用之紓者는 末矣입니다. 既不先其本하고 又無神輸鬼運之理이라면 則夫所謂裕國者는 不過罔利而剝民일텐데 豈仁人之所忍為이겠습니까? 是以로 古之欲有為者는 不可不從源頭理會也합니다.
여덟째, 조세와 국가 경상비 부족에 관하여
조세는 전결에서 나오는데 사용 액수에서 양병이 항상 절반을 넘습니다. 흉년을 만나면 전결은 감소하지만 군병은 감축할 수 없기 때문에 적자에 대한 탄식은 당연한 것이며 원래부터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병제를 부활시키지 않고 전지 정책을 정비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국용의 여유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근본을 먼저 다스리지 않고 또 귀신이 어디서 가져올 이유도 없다면 풍부한 국용이란 이익을 낚거나 백성을 쥐어짜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정책을 인자한 사람이 참고 실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옛날의 잘 다스리려는 사람은 원천부터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下端에서 格君心과 正朝廷과 厚風教과 得人才의 此數者는 實為萬世之大經이며 今日之急務而最切者也입니다. 本領上에 功用한다면 專在於此이며 於此有效이면 事固無足為者입니다. 然而當事者는 每患以事務為先하니 豈謂事務急而本源緩而然邪이겠습니까? 惟執事께서 懋盡大道하시고 丕闡至理하셔서 用康濟一世하심이 區區之願也입니다.
서신의 하단에서 군심 바로 이끌기, 조정 바로잡기, 풍속과 교화의 돈후, 인재 선발 등 몇 가지는 만세의 큰 제도이며 오늘날 급선무 가운데 가장 절실한 것입니다. 본질적인 것에 공력을 들인다면 바로 이것이며, 여기에서 효과를 본다면 별도로 꼭 해야 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업 담당자들은 매번 사무부터 우선시해야한다고 걱정하고 있는데 어찌 사업을 우선시하고 본원을 소홀히 하라는 것이겠습니까? 귀하께서 큰 정책에 힘쓰시고 지극한 도리를 밝히셔서 가급인족(家給人足)의 소강(小康)한 세상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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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원장님! 감사합니다. 보기도 눈이 빠질지경인데, 이토록 많은 내용을 올려주시고,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엄동설한에 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