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산소
심영희
추석 이틀 전에 남동생이 말끔하게 정돈된 부모님 산소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다.
생시에 부모님께서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해 놓고 자식들을 기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애잖하다. 막내 남동생은 부모님 산소를 참 열심히 돌보고 있다. 전에는 오빠와 내가 산소에 제일 많이 가면서 오빠는 산소가 있는 산에 나무 정리를 하고 나는 틈나는 대로 꽃을 갖다 심었는데, 오빠가 돌아가시고 남동생이 정년퇴임을 하면서 전적으로 산소를 돌보고 있다.
이발을 하면 사람이 깨끗해 보이듯이 산소와 주위의 잔디도 말끔하게 깎으니 한결 시원해 보인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맨드라미 꽃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꽃을 아주 좋아하시는 어머니는 맨드라미를 귀히 여기셨습니다. 기정(증편) 떡을 만드실 때 첫 번째 고명이 맨드라미 꽃이였습니다. 대추, 석이버섯, 참깨 등을 떡 위에 고명으로 얹으셨기 때문에 맨드라미 꽃은 더욱 신경 쓰셔서 깨끗하게 키우셨지요. 또 화전도 보통 진달래로 부친다고 하지민 내 고향 횡계에서는 "우경"이란 이름으로 찹쌀가루로 화전을 부칠 때도 고명을 맨드라미 꽃으로 했기에 늘 떡 위에는 붉은 맨미라미 꽃이 왕이였습니다.
추석명절에도 송편과 함께 기정떡을 만드셨고, 아들딸 생일 날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떡을 만들어 주셨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떡이 기정떡이라 가을에 맨드라미 꽃을 잘 보관해 두셨다가 음력 2월이 생일인 나를 위해 기정떡 위에 지난해 키운 붉은 맨드라미 꽃을 수놓아 생일 떡을 만들어 주셨기에 부모님 산소를 보자 더욱 부모님이 그리워 옛추억을 더듬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