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띠 단원들은 모이기만 하면 연습하는 틈틈이 영화 얘기, 책 얘기 등을 합니다.
비니샘이 강력 추천한 영화 굿' 바이....
드디어....보았습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보았습니다.
눈물을 흘렸지만, 결코 슬픈 영화가 아닙니다.
첼로 연주자인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어렵게 오케스트라에 자리를 얻습니다. 하지만 입단하자마자 재정난으로(관객이 없음) 오케스트라가 해체되고 말아요. 1억 8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첼로를 구입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향 야마가타로 갈 결심을 하지요.
아내(히로스에 료코)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가 물려준 집으로 이사를 한 다이고는 취직 자리를 구하다 ‘고수익 보장’에 ‘초보환영’이라는 구인광고를 발견합니다. '여행도우미'라는 문구를 보고 여행 관련 회사려니 하고 찾아갔으나 그곳은 납관전문회사였어요. 시신을 염하고 납관하는 일이라는 말에 기겁하는 다이고에게 사장(야마자키 쓰토무)은 고액의 월급을 제안하지요. 임시방편으로 일을 시작한 다이고는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릅니다.
하지만 그는 사장의 프로다운 직업정신과 죽은 사람을 보내는 경건한 태도에 점점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러나....
고향에서 만난 동창도 그가 이제 더이상 첼리스티가 아니고 납관사라는 사실에
인사도 하지 않고, 아내마저도 친정으로 가버립니다.
그는 첼로를 연주하면서,
죽은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보냅니다.
아주 정성껏, 경건하게.... 행복하게 품위있게....
그리고 그는 깨닫습니다.
자신이 납관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음을....
이 영화에서 ‘굿바이’는 영원한 이별, 즉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굿’과 ‘바이’ 사이에 놓인 부호는 무엇 때문에 그곳에 있는 것일까요? 영혼이 떠난 육신을 마지막으로 단장해서 영원한 여행길에 오르도록 채비해주는 납관사는 ‘굿’과 ‘바이’ 사이를 인도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인간의 삶은 늘 죽음과 함께 있지요.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고, 다투고,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죽음을 다루지만 우울하지 않은 영화.
인생에 대해,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
6살 때 자신과 어머니를 떠난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고 살았던 다이고...그런 아버지가 오랫동안 부두에서 혼자 살다 죽었으며, 그 아버지의 납관을 맡은 다른 납관사들의 성의 없는 태도에 분개해 자신이 납관을 하는 그 장면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아버지의 꽉 쥔 손에 들어 있는 작은 돌멩이(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를 발견한 순간.....평생 아버지를 원망하고 살았지만, 아버지는 늘 아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엽기적인 소재(?)- 시신을 염하고 납관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두려움과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 그 일이 얼마나 경건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죠.
tip1: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노소 시체 역할을 맡길 배우들을 뽑기 위해 대대적인 오디션을 실시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배우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연기를 보여줘 제작진을 만족시켰다.
tip2 : 다이고의 첼로 독주 장면은 대역없이 모토키 마사히로가 직접 연주했다. 모토키는 촬영 중에도 매일 첼로 강습을 받으며 연습했다고 한다.
첫댓글 꼭 보세요.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