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림치유 산업의 부각과 임업인의 경제적 전망
산림경영인협회 홍보실장, 글로벌리더스 아카데미 대표 김지현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을 위한 산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도 산림치유에 관한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2007년부터 산림치유와 관련된 산림청 기획 연구과제가 수행됨에 따라 산림 치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정책이 시작되었다.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현대인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산림치유(Forest healing)에 대한 국내외 연구사례와 언론보도 등으로 산림치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최근 10년 사이 그야말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산림치유와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현 산림청장이 국립대학의 산림치유학과 교수였던 이력을 보더라도 산림치유에 대한 국가적인 기대도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산림청과 녹색사업단이 공동 기획한 산림치유 전문지 'ECO HEALING(에코힐링)'의 창간 또한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에 부흥하는 일이라 하겠다.
그간 치산녹화에 주력해 우리 산림을 급부상시킨 산림경영인들이 이제는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혜안을 가지고 국가 시책과 사회적 요구에 앞서 나가 또다른 산림 산업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산림치유 산업이 급부상하게 된 이유와 산림의 이로움을 재조명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산림치유 산업의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산림이 가져다주는 유익하고 다양한 환경요소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며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기도 하는 산림의 공익기능 중에서 ‘산림치유’는 돈으로 환산하면 1조 6,820억원에 달하는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치유’란 영어로 ‘테라피(Therapy)' 또는 ’힐링(Healing)'을 의미하는데 병의 근본원인을 없애 병이 나기 전의 상태로 몸을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산림치유에 도움이 되는 산림의 환경요소에는 향기, 경관, 소리, 음이온, 임산물, 습도, 광선 등이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산림의 향기를 말하는 ‘피톤치드(Phytoncide)’의 효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란 러시아어로 ‘식물’이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사이드(Cide)'가 결합된 단어로 식물이 병균과 해충에 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나무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낸 물질이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산림치유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독일
산림치유를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이다. 산림치유의 나라 독일은 1800년에 시작된 '기후요법'을 모태로 200년이 넘는 산림치유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후요법 이후 산림 '지형요법' 및 '자연건강 조양법'과 같은 현재의 휴양촌 형태의 다양한 산림치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2000년부터 직장인들이 4년에 한 번씩 3주일 동안 의무적으로 쉬도록 법제화하였다. 집에서 쉬는 휴식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산림치유 기지를 찾게 되고, 산림치유 기지의 숙박비와 의료비는 국가의 의료보험으로 지원받는다. 세계 최초로 산림치유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것이 독일로 하여금 '산림치유 천국'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치유의 숲을 활용한 산림치유산업
치유의 숲(Forest Healing)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을 말한다. 산림의 긍정적 기능들이 하나 둘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산림은 휴양지를 넘어 ‘치유’를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대표적 산림치유 기지로는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뵈리스호펜을 꼽을 수 있다. 뵈리스호펜은 대도시인 뮌헨에서 철도로 1시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구 1만 5000명의 소도시인 뵈리스호펜의 산림치유 기지를 찾는 휴양객은 연간 100만 명 정도로 방문객 숫자만 봐도 뵈리스호펜 산림치유 기지가 독일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뵈리스호펜을 찾는 휴양객은 중년부터 고령까지 다양하다. 순환기나 신경계, 그리고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이곳을 휴양과 치료를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 꼽고 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알프스를 끼고 있는 유럽의 나라들도 전국 곳곳에 치유의 숲을 통한 관광과 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백두대간 산림치유단지’ 조성과 국내 산림치유 산업의 전망
최근 우리나라도 독일의 뵈리스호펜과 같은 산림치유 기지를 포함한 산림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한반도의 역사와 정기를 간직한 우리나라 생태계의 보고 '백두대간'에 들어서는 ‘국립백두대간 산림치유단지 조성사업’이 그것이다.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추진돼 작년 5월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15년 상반기에 공사가 완료되어 하반기에 개원할 예정이다. 경북 영주와 예천지역에 걸쳐 조성되는 ‘국립백두대간 산림치유단지’는 소백산 자락에 위치하며, 부지면적 2,889ha(중점시설지구 152ha)에 1,312억원 전액 국비로 투자된다.
주요 기능은 산림치유체험, 연구개발, 교육 등을 기능적, 물리적으로 통합하여 기초 연구에서 응용·산업화까지를 연계하는 거점을 조성하며,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국민의 보건의학적 수요와 산림휴양·치유수요를 충족하고 낙후지역의 균형발전 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있다. 주요 시설로는 건강증진센터, 수치유센터, 산림치유마을, 치유숲길, 연구센터 등이 조성된다. 이에 따라 이곳은 산림치유 분야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거점으로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청은 산림치유단지가 완성되면 통합의학으로서 산림치유의 기능과 효과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산림치유 지도사 양성으로 산림치유 분야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숲의 치유 기능을 극대화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다양한 신체·정신적 질병의 치유와 예방을 도모하여,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보건의료비 절감을 통한 국가재정 건전화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립 치유의 숲은 강릉, 양평, 울주 등에 3개소가 있고 2014년까지 전국에 걸쳐 치유의 숲 34개소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며, 지방자치단체 치유의 숲은 전국 18개소가 조성 예정 중에 있다. 또한 향후 산림치유를 국가 주도형에서 지자체 및 민간형의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도록 산업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제도 개선의 필요와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개인 또는 기업도 치유의 숲 운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통해 초토화된 국토를 단순 녹화를 넘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치유의 숲으로 발전시킨 괄목상대한 성장의 주역 안에는 우리 임업인 들이 있다. 임업인들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나아가 ‘치유의 숲’ 등 미래유망 산림사업이 임업인 들에게 직접적인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임업인들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