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대전문화유산답사 “갑천변 풍경” 후기
□ 언 제 : 2016년 6월 11일 09:00-14:00
□ 어디로 : 옛충남도청-괴곡동 새뜸마을(천연기념물느티나무)-평촌동 증촌 꽃마을-용촌동 미리미마을-봉곡동 야실마을-점심-흑석동 물안리마을-옛충남도청
□ 누구와 : 이병연(강사 : 갑천생태해설가)와 울림회원 등 총 7명
1. 답사 장소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나눈 소소한 이야기
● 백로와 왜가리 중 누가 서열이 위일까?
- 정답은 왜가리이다.
같은 나무에 2종 이상의 조류가 사는 경우 위쪽을 차지한 종이 서열이 위인 종이다. 아래 쪽으로 내려갈수록 뱀 등의 천적에게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에 불리하다. 백로는 나무 아래쪽, 왜가리는 위쪽을 차지하기 때문에 왜가리가 서열이 위임을 알 수 있다.
● 버드나무 이야기
① ‘백정은 죽을 때 버들잎 물고 죽는다’ 라는 옛말이 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 버드나무는 고리짝, 광주리, 키 등의 가재도구 등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해 중요한 수종이었다. 나라에서 이 중요한 버드나무 다루는 일을 일반 백성에겐 금지시키고 백정에게만 시켰다. 삶이 힘든 백정에게 일종의 혜택을 준 것이다.
그래서 백정은 늘 버드나무와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 여기서 나온 옛말이다.
② 히포크라테스는 산모에게 버드나무의 가는 가지를 씹게 했었다. 그 이유는?
- 버드나무의 가지에는 진통과 마취의 효과가 있다.
③ 버드나무 뿌리는 물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도 우물가에 버드나무를 심었었다.
버드나무 뿌리는 수세미가 압축되어 있는 느낌의 모양새를 갖고 있는데 이 안에는 엄청난 종류의 수서곤충들이 있다. 습지에서 버드나무가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하수구 옆에 버드나무를 심으면 뿌리로 인해 하수구가 막히게 되어 좋지 않은 것이다. 수돗가나 우물 옆이 가장 좋다.
④ 화류계의 류(柳)는 버들류이다.
- 버드나무와 꽃이 만나면 그 모습이 관능적이라 여기서 나온 말이라 한다.
cf. 버드나무는 길가에서 흔히 자라는 나무로 그 잎은 누구나 딸 수 있어서 주인의 허락없이 누구나 쉽게 꺾을 수 있다는 의미로 버들류를 쓴다는 말도 있다.
⑤ 불가의 관음도
관세음보살이 버들가지를 들고 있거나 병에 꽃아 두고 있는 형식인데 버들가지는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움직이기 때문에 중생의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이겠다는 의미이다.
2. 괴곡동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3~4월에 꽃이 피고 현재는 작은 열매가 달려있는 시기였다.
괴곡동 천연기념물 느티나무의 인공수피는 동공현상(나무의 속이 비는 현상)이 나타날 때의 초창기 대응방식이라고 한다.
최근 외국의 사례를 보면 자연 상태로 지켜주기 위해 외과수술은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놔두는 추세라고 한다.
3. 평촌동 증촌 꽃마을
증촌마을은 길마루(질마루) 건너편 다리인 증촌교(坪村橋) 너머에 있는데 평촌 3구에 속하는 마을이다. 옛날 선비들이 전원에서 글을 읽고 마음을 닦으며 농사를 짓는데 가장 좋은 마을이라 하여 그리 불렀다 한다.
무송유(庾)씨의 시조 충절공 유금필 장군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무송유씨의 세거지이다. 400여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은 후 인근의 영골마을까지 자손들이 퍼져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마을 뒷산 봉우리가 시루 모양이므로 시루 증(甑)자를 써서 증촌이라 했다가 증도문(曾道門)이라 한 적도 있다. 증도문이라는 옛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글 읽는 소리가 고샅마다 넘쳤다 하며, 예의바르고 다복한 장수마을로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장수마을답게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이 마을에서 최고령자인 유동식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어르신은 1913년생으로 올해 104세 이시고 여전히 정정하셨다. 이 마을이 장수마을임을 입증하는 산 증인 이시다.
증촌마을 초입에는 마을을 지키는 크고 멋있는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유동식 어르신 말씀으로는 4~5살적에 10년 정도 된 느티나무를 마을 어른들이 가져오셔서 심으시는걸 보셨다고 한다. 그러니 이 나무의 수령을 대략 110년 정도로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사님께서 증촌마을 느티나무에서 꾀꼬리, 황조롱이, 파랑새, 물까치, 까치, 어치, 직박구리, 참새, 뻐꾸기, 찌르레기, 곤줄박이 등 약 15종의 조류를 관찰했다고 했다.
특히, 물까치는 근방의 노루벌에서 100여 마리가 함께 다니는걸 보았다고도 했다.
증촌마을 느티나무를 감상하고 증촌정에서 잠시 주변 경관을 감상한 후 증촌마을을 느끼면서 걸어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번식력이 강해서 고만(그만) 자라라고 이름붙여 줬다는 고마리와 부들을 보았다. 수목원 숲해설가로 활동하시는 참석자께서 수목원엔 아직 부들이 이정도로 자라지 못했다며 감탄했다.
재미있게 설명을 들었던 칡과 등나무를 만났는데 칡에 등나무 줄기가 시계반대방향으로 감겨 있었다. 이렇게 감기면 풀기 어려워 갈등(칡과 등나무)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집에서 키우면 시계방향으로 감기기도 하는데 자연상태에서는 대부분 반시계방향으로 감긴다고 한다.
배풍등은 빨간 열매를 맺는 나무이고 풍에 효과가 좋아 배풍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인동초는 열을 내리고 해독, 지혈 작용을 하는 약재로 많이 사용되는 식물이다.
증촌마을길에서 뽕나무를 많이 보았는데 오디가 많이 달려있어서 몇 개 따 먹었는데 달고 맛이 좋았다.
갑천을 오른편에 두고 걷다보니 평촌좌안1제(평촌동 왼편 안쪽 1마을)라는 푯돌이 보였다.
평촌(넓은 들이 있는 마을)이라는 이름답게 넓은 들판이 인상적이었다.
오제왜개연꽃이 벌써 노란 꽃이 피어 눈에 띠었다.
오제왜개연꽃은 일본의 오제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며 남개연이라고도 한다. 한국에서는 1966년 처음 발견되었고, 이곳 갑천변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평촌동 증촌마을에서 북쪽 방향에 있는 용촌동 미리미마을로 향하며 걷다보니 금계국이 많이 피어있었고, 나팔꽃으로 착각했던 뫼꽃도 눈에 띄었고, 왜가리도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