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國以漢文爲國文
한자 나라의 문자를 삼아서
朝鮮學者寂無聞
조선 학자들 알지를 못했네.
貧猶掃地求金粒
마당 쓸고 금싸라기 찾듯이 1)
愚欲覩天撥墨雲
하늘보고 먹구름 못 다스려. 2)
民族至愚充蝶域
민족의 우매 나라 가득한데 3)
臣隣何法補龍裙
신하들이 어떻게 임금 돕나? 4)
綸音渙發三千里
임금님 명령 삼천리 알리고. 5)
蹈舞歡欣盲啞羣
맹아 농아도 춤추며 기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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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립(金粒): 금싸라기인데, 이 구절은 가난한자가 마당 쓸고 금싸라기 찾는 것과 같다는 말로 소용없는 노력이라는 의미이다.
2) 묵운(墨雲): 먹구름, 이 구절은 어리석은 자가 하늘을 보고 먹구름을 밀어내려 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려고 한다는 말이다.
3) 접역(鰈域): 가자미처럼 생긴 땅이라 해서 한 때 우리나라를 일컫던 별칭인데, 여기서는 나비 접(蝶) 자라서 나비의 나라라고 할 수 있으나 가자미 땅[鰈域]이 일반적인 표현인 것 같다. (글 모르는) 어리석은 우리 겨레가 나라에[鰈域] 가득했다는 뜻.
4) 신린(臣隣), 용군(龍裙): 신린은 임금을 모시는 신하끼리의 처지를 말하고, 용군은 곤룡포(袞龍袍)와 같은 맥락이다. 이로서 신하들의 처지에서 무슨 수로 임금의 옷을 고칠 수 있겠는가 라는 표현이다.
5) 윤음(綸音), 환발(渙發): 윤음은 조칙(詔勅)과 같은 뜻으로 임금의 명령이고, 환발은 임금의 명령을 널리 세상에 알리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