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3막18장 (3부)
"글광"
생소한 단어이다.
"글이 빛나다"는 뜻.
"글광"은 내가 18세 나이에 친구2명과 밤을 지새며 만든 책자의 제목이었다.
3명이 공동저자(?)인 셈이다.
3명이 각자 자신있는 장문시,단문시, 또는 수필을 10편씩 정리하여 책자를 만든것이다.
현재처럼 PC도 없었고 프린터기도 없던 시절 책을 프린트하여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5년전 고교 동창들의 모습을 "의숙1권" 의 제목으로 500페이지 책자로 만들어 발간한 적은 있었다.
PC에 저장된 수많은 자료를 편집하고 프린트하여 제본하는 인쇄소에 의뢰하여 500페이지의 방대한 책자를 완성하고 친구들과 발간 기념으로 거나하게 건배를 들기도 하였다.
몇달간 걸린 작업은 두번 다시 하고 슆지 않은 작업이었다.
인쇄소에 의뢰치 않고 직접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하고 탈고까지 한다음 교정하고 인쇄까지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인내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10여권의 책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1페이지 1페이지 프린터기로 양면을 인쇄하여 방안가득 인쇄한 것을 펼쳐 놓으니 큰박스에 담아야 할 분량이 된것이다.
실로 "조선왕조실록" 같은 역사물이 완성 된것이다.
누구도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난것이다.
그랬다.
나는 "글광" 이후 꾸준히 글을 쓰게 되였다.
잡화 같은 시나 수필 심지어는 단편소설(?)까지 쓰기도 하였다. 단편소펼 이야기는 추후에 말할 것이나 "전화속의 연인"은 유사한 영화가 상영되여 흥행에 대성공을 이룬것이다.
지적 소유권이 없다보니 제작사에 항변도 못하고 나혼자 기뻐서 뛰어다니기도 하였다.(추후 이야기 할 것임)
나는 900개의 시를 쓰기도 하였다.
(본 카페에 기재하여 몇천명의 네티즌들이 보았다.)
그리고 자전거 여행기를 기록한 "강물따라"와 둘레길을 걸으며 쓴 "길에서 만난 인생"을 쓰기도 하였다.
물론 독백처럼 혼자 쓰고 혼자 보면서 만족해 하는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고2때인 18세 나이에
"글광" 이라는 책자를 발행하는것도 만만치 않았다.
기름종이에 타자기로 글자를 친다음 타자기가 친 자국이 기름종이에 새기면 잉크가 담긴 프린터밑에 놓고 로라로 누르면 인쇄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무척 원시적이고 비효율적인 작업이었다.
(그당시 대학생들은 "반독재 타도" 호외나 찌라시도 이런 방식으로 인쇄하였음.)
우리는 삼선교에 사는 친구집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방과후 모여 기름종이에 타자를 치고 로라로 문대며 인쇄하기를 일주일.
책자의 기본이 되는 인쇄를 완성하였다.
이제 제본만 하면 되였다.
팔이 아플시는 교대로 로라를 문댔고, 땀이 날시는 이마를 닦아주며 생사고락을 같이한 친우였었다.
사춘기의 열정을 글로 폭발하고 희망으로 가득찬 미래를 꿈꾸며 그것을 실행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잉크로 범벅이된 손을 부등켜 잡으며 기뻐하던 그때가 오늘따라 생생이 떠오른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임금님귀는 당나귀라며 떠들어 댄것이다.
맞다.
우리들은 친구들의 한을 풀어준것이다.
글이라는 영상을 통해 묵묵히 단편영화를 만든것이다.
30권의 책을 만들어 각자 10권씩 책을 배분하였다.
내가 생애 최초로 책을 발간한 것이다.
물론 친구들과 공동으로 만들었으니 책표지에는 내이름이 친구들 이름과 나란이 표기되여 있었다.
나는 부모님한테 자랑을 하였고 친한 주위분들에게
책을 나누어 주었다.
어는이는
"책값이 얼마여?"
하는 농담어린 어조로 말하는 이도 있었고
어는이는
"이제 작가로 나설거여?"
하는 이도 있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보관한 수많은 책들중에 내가 쓴 글자하나 없는것이 너무나 개탄스러웠으나
나는 드디어 소원성취를 하고 만것이다.
대중적이지 못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내 글이나 나는 떳떳하였다.
나도 책을 만든 작가(?)라고...
그리고 "글광"에 기재된 수필중에 지금도 생각나는 구절이 있었다.
18세에 쓴 글이기에 너무 애절하였다.
제목은
"전쟁터에서"
수필중
마지막 구절이 생각난다.
< 전쟁이 끝난 그곳에는 고요함이 존재치 않았다.
파편으로 다리가 절단된 병사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늘은 잔뜩 찌프리고 안개같은 구름이 을씨년 스럽기도 하였다.
병사는
"살려주세요
아이고 아이고..."
그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고통속에 절규하는 수많은 병사들중에 유난히 생생하였다.
그리고 저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으니..
"전쟁터에 가면 조심해야 혀.
윗사람 말잘듣고 행동가짐을 굳건이 해야 혀.
다치지 말고 몸조심해야 한다.
알았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