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희망의 날에 오늘의 아름다움을
전창수 지음
[1] 에고..내 허리야..
1.
솔직히 말해보자. TV나 길거리에서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를 보고 한번도 눈길도 안 주고 단 한번도 멈춰서 본 적이 없다는 사람, 발을 들라! 아마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어릴 때부터 예쁜 것 잘난 것들을 너무도 잘 모셔왔다. 특히 여성의 외모는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왔다. 문제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지대한 관심 때문에 여성은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진히 외모를 가꾸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외모가 볼품 없는 사람은 대접받지 못하는 시대, 그래서 오히려 대접을 받지 못하는 여성들. 이 아이러니한 삶의 극접점에서 아름다움의 역설이 탄생한다. 아, 참, 이거, 참.
2.
남성은 다양한 차림을 통해 힘과 권위를 내세우는 게 가능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여성은 성상품화가 되기 쉽상이며, 그러므로 인해 오히려 권위보다는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쉽다.
3.
여성의 외모, 그리고 남성이 가진 권력적 외모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사실, 얼마나 많은 매체에 얼마나 많은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성상품이 있는가. 우리는 이 성상품화된 여성의 외모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외면하려 애를 쓴다 해도 언제 어디서 그런 상품들이툭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4.
사실, 문제가 되는 것은 남자들의 성적욕망이나 판타지 그런 것들이 아니다. 성적욕망은 여성들에게도 있으며 성욕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다만, 성의식을 다루는데 있어서 남자들의 권위의식. 가부장적 사회에서 드러나는 폭력성. 그래서 성적도구로서 여자를 지배하려는 자세가 문제된다.
5.
사실 불편한 사실은, 여자들도 남자들을 억압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어서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히 인정한다. 남자들의 경우가 가부장적 성의식에 몰입되어 실수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 그래서 나는 결론을 못 내리겠다. 어떤 게 옳은 것인지. 먼 훗날, 아주 먼 훗날. 내가 여성에 대해 잘 알게 되면 그때 판단을 내릴 수 있으리라. 그때를 위해 오늘 좀 판단을 유보해둔다. 나 먼저 좀 잘 살고 나서... 에고..내 허리야....
[2] 1프로의 여유
1.
삶이란 어쩌면 너무 쉽고 당연하게 흘러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에 대한 지나친 욕심, 사람에 대한 지나친 권력욕, 이런 것들만 조금 내려놓으면 지금의 삶은 몹시도 행복할 어떤 일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돈이 없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삶에 대한 성찰을 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 삶에서 바다를 보며 욕심을 내려놓는다. 너무도 넓은 바다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리라.
2.
너무 바쁘게만 가다 보면, 내가 지금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또 행복하게 가게 되는 길. 그 길을 가려면, 보다 더 많은 생각들과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세상의 무게를 견뎌낸 그저 그런 것들은 나를 살게 하는 것들 이고, 이 과정은 나를 보다 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들이다.
3.
성숙하고 아름답고 깊은 사고를 하다 보면, 자살은 해서는 안 되는 거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수도 있다. 자살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볼 것은,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정말로 나를 죽이려 하는 세상인가, 내가 만약 어딘가에 정말로 도움을 청한다면, 나를 도와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딘가에 반드시 누군가는 도와줄 사람이 있다. 그러니, 지금 자살을 생각하는 어떤 분이여,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라. 이 사람이 나를 안 도와준다고 포기하지 마시라! 어딘가에는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4.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얻게 될 수 없는 사색의 시간들이 있다. 그 사색의 시간에 편안한 문장이 나를 읽어가게 한다. 하루에 조금씩 깊은 사고를 하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결론에 도달할 것만 같다. 느리게 가는 게 이토록 행복할 줄이야!
마음의 어떤 부분, 그리고 생활의 어떤 전선에서는 시간이 생명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생명인 어떤 전선에서는 느리게 가는 미학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시간이 생명인 어떤 전선에, 욕심의 1프로만 내려놓으면 된다. 지금 내가 벌고 있는 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생활에 100프로 만족이란 없다. 99프로만 만족하면 된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그렇다면 1프로의 여유를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게 되지 않을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기도 하다. 100프로를 채우려면 욕심을 부리게 되지만, 1프로는 누군가에게 나누어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어느 덧 여름, 마음의 여유가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에어콘 바람보다, 선풍기 바람소리에 유독 기분이 좋아지는 지금. 그 1프로가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고 누군가가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삶에도 누군가의 1프로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그렇게 나눔을 주고 받는 삶이 되기를.
[3] 따뜻함과 서글픔 사이
1.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따뜻함 안에는 나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서글픔도 있다. 따뜻함과 서글픔 사이, 양쪽의 균형을 맞춘다. 어느 순간, 쓸쓸해진다.
2
정신병인 듯 아닌 듯 애매한 경계가 나를 아주 어둡게 만든다. 쓸쓸한 내면이 반영된 듯 하다. 조금만 툭 치면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상태다. 그렇게 나도 무너져 내리려 한다.
3.
그런데, 물건도 슬픈 게 아닐까.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렇게 일일이 따지고 들면, 세상엔 슬프지 않은 게 어디 있을까.
인공지능의 사람. 그러니까, 사람이 아닌 사람이다. 아아, 그렇다면 쓸모가 없어지면 그냥 버려지게 되는 걸까.
4.
아침부터 심정이 복잡하게 얽혀 버린 이 상황.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삶. 그리 흔하지 않은 삶.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 지금도 진행 중이다.
[4] 내가 먼저
1.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누군가도 세상을 순수하고 올곧게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엔 꾸밈이 없는 사람들이 저마다 할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삶의 어딘가에서 맑은 영혼들이 보이고, 그 맑은 영혼들은 세상을 감동시켜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2.
아마도 순수한 누군가는 사람들을 역시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아무런 사심없이 바라보는 순박한 모습이 순수한 사람에게는 더없이 천사 같았을지도 모른다. 그 천사 같은 삶이 이 세상에 구현될 때, 세상은 보다 더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비록, 조금 못나고 조금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되더라도, 순수한 눈에 비친 그 사람은, 아마도 너무도 위대한 사람이었을 것이고, 순수한 사람은 그 위대한 사람을 부족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존경할 만한 사람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3.
그래서 나는 내가 먼저 누군가를 존경하기로 했다. 그 사람이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분명 존경받을 만한 어떤 부분이 있다. 그래서, 세상 사람 누구도 존경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분명, 어느 부분에서는 존경받을 만한 부분이 있을 테니까. 지금 못나 보이는 내 모습 떄문에 비록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언젠가는 나의 존경받을 만한 장점이 세상에 부각되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 희망을 붙잡고 오늘을 살아가자. 그 희망의 날에 오늘의 날들을 기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