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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도의 새'를 연재하던 김은미 선생님의 원고를 묶고 보완해
<제주탐조일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주 탐조일기
지은이|김은미·강창완
신국판 / 294면 / 값 14,000원/ 2012년 6월 25일
열혈 남편, 꼼꼼 아내, 제주 토박이 부부의 탐조 일기
제주도 새 생태, 10년간의 기록
새가 맺어준 인연으로 새를 보면서 살아가는 제주 토박이 부부가 꼼꼼하고 끈질기게 탐조일기를 써냈다.
새 소리가 들리면 자다가도 뛰쳐나가는 남편과 꼬박꼬박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는 아내는
신기하고 놀라운 우리나라 조류학 특종을 보고서와 사진으로 만들어냈다.
미기록종 큰군함조를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2년간 황새의 생활상을 지켜보고,
이동하는 흑두루미를 관찰하고, 마라도의 희귀새들과 팔색조의 생태를 연구하는 부부의 기록은
새들의 생태 일기이며, 사람과 더불어 자연을 노래하는 새들의 에세이다.
안방은 새에게 내주고, 새보다 초라한 밥상을 마주하는 일도 많지만, 다치거나 지친 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부부.
그들의 새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열정이 인간과 새가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한 세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의 온기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망원경으로 새를 가까이 보며 생김새에 따라 이름을 맞추다 보면,
한 발 더 나아가 새의 몸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체온과 보드라운 털의 감촉을 느껴보면
조형물처럼 저 멀리 하늘을 날던 새가 일순간 소중한 생명으로 다가오게 된다.
또한 새에게 관심을 갖다보면 점차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연을 대하는 마음도 변하게 될 것이다.
그때 비로소 도로나 들에서 다치거나 지쳐 쓰러진 새가 눈에 들어오고, 그 새를 살리기 위해 구조에 나서는 것이다.
새는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
인류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니 새가 살던 자연을 사람이 나누어 쓰고 있는 셈이다.
자연의 흙과 물과 공기는 사람과 식물과 동물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므로,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 공생의 관계다.
사람과 새 역시 그 일부분일 뿐이다. 따라서 새에게 안전하지 못한 환경은 사람에게도 안전하지 못하다.
계절 따라 새가 찾아오고 번식을 하고 정착하는 땅이 사람에게도 안전한 좋은 땅이다.
어떻게 살아야 진짜 행복한 삶인가.
아내 김은미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다가 문득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찾아서 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이며, 그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던 교수님의 조언이 떠올라 생물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자연을 벗 삼아 돌아다니며 동물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편 강창완은 형이 운영하는 한국조류보호협회에서 구조단장으로 일하면서 새를 공부했다.
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다보니 새가 치료 과정에서 약물과다로 죽기도 하고,
먹이를 잘못 먹여 죽기도 하자, 살릴 수 있었는데 죽였다는 죄책감이 들어 제대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를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은 새를 보러 다니다 정이 들어 결혼했고, 새를 구조하고 연구하며 기록하는 삶을 함께 살고 있다.
국내 조류 연구자들의 정보통인 부부의 집과 차는 새털과 새똥으로 어지럽고,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즐기며 사는 낭만과는 거리가 있지만,
희귀 새들의 뜨거운 체온과 힘찬 맥박을 가슴에 품고 제주의 산하를 누비는 그들의 삶은 그 자체가 제주의 풍광이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진짜 행복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왜 제주도인가.
한라산도 오름도 올레도 경험했다면 이제는 탐조에 나서보자.
새들의 천국 제주에서의 탐조활동은 제주 자연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한라산은 규모가 큰 만큼 오름과 계곡, 초지, 곶자왈 등 품고 있는 것도 많다.
자라는 나무 종류도 해발고도에 따라 달라 식생의 변화가 크고, 새들의 서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산책로와 환경교육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곶자왈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라
산새의 번식지로 이용되고, 습지에는 순채와 통발, 어리연꽃 등이 아름답게 피어
여름철 산새들의 급수원으로, 겨울철 원앙 등의 휴식지 및 먹이터로 이용된다.
제주도의 해안은 절벽이 잘 발달해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절벽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는 참으로 멋지다.
이런 해안 절벽은 사람들의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매가 번식한다.
제주도의 하천과 계곡은 비가 오면 흐르는 건천이다.
남쪽과 북쪽은 지형이 험하고 계곡이 잘 발달해 있지만, 동쪽과 서쪽은 비교적 평탄하다.
남북의 계곡 주변에 펼쳐진 숲은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농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방치된 채 남아 있기 때문에 자연상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산새들의 번식지와 먹이터로, 야생동물의 생활터전으로 이용되고, 특히 팔색조나 긴꼬리딱새가 많이 번식한다.
이 책은 크게 3개 주제로 구성되었다.
새가 맺어준 인연 _ 1장에서는
부부의 첫 만남부터 결혼, 신혼여행과 신혼집을 거쳐 현재까지 새와 함께 해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인이 학생이던 시절 중대백로를 구조해 남편이 있는 구조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새를 보러 다니다가 정이 들어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탐조투어를 한다.
철새도래지에서 10년 넘게 비어 있던 고가를 얻어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부의 집은 새들이 주인이고 새 연구자들이 손님이다.
오늘도 탐조일기 쓰는 부부 _ 2장에서는
13편의 특별했던 탐조일기를 보여준다.
태풍을 타고 온 미기록종 큰군함조와 계절이 바뀌어도 제주도를 떠나지 않던 황새,
제주도를 이동경로로 사용하는 흑두루미, 마라도의 희귀새들, 생태가 베일이 싸인 팔색조, 여름에 나타난 겨울철새 혹고니,
제주도에 정착한 지 10년 된 독수리, 제주도에서 번식한 물꿩과 붉은부리찌르레기, 눈 속의 저어새,
한라산 정상에서 번식한 힝둥새, 94년 만에 우리나라에 온 큰제비갈매기 등의 생태 기록은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하다.
제주도 탐조여행 가이드 _ 3장에서는
새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탐조여행 정보를 준다.
탐조 초보에게는 새가 눈에 잘 띄는 겨울이 새 보기에 좋고, 탐조 때는 원색 옷을 입지 말아야 하며,
쌍안경과 도감, 기록야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기본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일반인의 탐조 체험기도 수록했다.
4개 권역이 계절별 특성을 지닌 주요 탐조지, 제주도에 가면 찾아볼 새 등은 특별 보너스다.
저자소개
김은미_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에서 일하며 팔색조 연구로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인생의 길을 묻게 되었고,
자연을 벗 삼아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생물학과에 다시 입학,
본격적인 조류 연구의 길로 접어들었다.
강창완_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으로 일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연다큐를 준비 중이다.
동 협회 구조단장으로 새를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을 하면서
새를 공부하게 되었고, 방송용 자연 다큐멘터리의 새 관련 부분을 촬영하면서 다큐멘터리스트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들은 부부다.
새가 공통된 관심사이긴 하지만 부부가 새를 보는 방법은 차이가 크다.
아내 김은미는 한 장소에서 새를 보고 탐조 야장에 한 마리라도 빠뜨린 것이 없나 꼼꼼히 점검하는 기록파인 반면,
남편 강창완은 얼른 새를 보고 다른 장소로 가서 또 새를 보고, 기록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탐조파다.
그렇게 새를 보면서『주머니 속 새 도감』『얘들아 새 보러 갈래?』 등의 책도 만들었다.
차례
새가 맺어준 인연
우리의 만남, 우연이었을까?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신혼 시작하다
과수원 관리사에서의 서귀포 시절
아픈 새를 만나면 이렇게 해주세요
함께 꿈꾸는 미래는 생태관찰원 운영
오늘도 탐조일기 쓰는 부부
미기록종 큰군함조와의 특별한 동거
계절이 바뀌어도 제주도를 떠나지 않던 황새
제주도, 흑두루미 이동경로로 밝혀지다
봄철 마라도를 지나는 희귀한 새들
마라도의 새, 두 번째 이야기
제주도의 특별한 여름 손님, 팔색조
여름 제주도에 나타난 희귀 겨울철새, 혹고니
제주도에 정착한 지 10년 된 독수리
희귀새 물꿩, 제주도에서 번식하다
눈 속에서 저어새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붉은부리찌르레기의 제주 번식과정 관찰기
힝둥새, 한라산 정상에서 번식하다
94년 만에 우리나라에 온 큰제비갈매기
제주도 탐조여행 가이드
안내 / 초보는 겨울, 고수는 여름이 좋아
체험기 / 처음엔 누구나 초보, 용기 있게 시작하세요
탐조지 / 4개 권역에서 계절별로 선택해야
활용 / 제주도에 가면 찾아볼 새
책속으로
신혼여행은 ‘전국 탐조 투어.’ 서울 사는 남편 지인이 차를 가지고 제주도에 와서 머물고 있었는데,
부탁을 해서 같이 탐조지를 들르면서 서울까지 가기로 했다.
완도행 배를 타고 육지에 도착해 맹금류가 많다는 고천암, 호사비오리가 와 있는 진주, 흰비오리를 보기 위한 충주댐,
가창오리 군무를 구경하기 위한 서산, 황새가 와 있는 익산 등을 거쳐 서울에 도착, 신혼여행을 끝냈다. p. 19
우리 부부의 꿈은 제주도에 땅을 마련해 습지를 만들고 나무도 심고 바위도 갖다 놓아 새 서식지를 복원하는 것이다.
특히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이 서식할 공간을 마련해 번식을 유도하고,
생태관찰원의 기반시설을 조성해 국내외 탐조인들이 찾는 명소로 가꾸고 싶다.
보호와 관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p. 50
물에 담가둔 조기가 풀리자 큰군함조의 부리를 벌리고 강제로 넣었다.
사람에게 잡혀온 새들은 혼자서 먹이를 먹으려 들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시점까지는 강제로 먹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안간힘을 다해 부리를 벌리지 않으려고 버텼다.
그러나 조기를 먹어보더니만 생각이 바뀌었는지 처음보다는 순해졌다. p. 60
미리 확인해 둔 팔색조 둥지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위장텐트를 쳤다.
최대한 방해되지 않도록 숨을 죽이고 팔색조의 행동을 관찰했다.
둥지에서는 이미 부화한 새끼들이 어미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기가 몰려들어 윙윙거리는데 한 마리를 잡으면 두 마리가 달려드는 식이어서
나중에는 포기하고 그냥 피를 빨리기로 했다. p. 145
저어새가 본격적으로 월동하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50만 명이 다녀간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대만은 저어새를 관광에 활용하면서 보호까지 하는,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하지만 월동하는 저어새를 충분히 볼 수 있는 대만 탐조인들에게도 소원이 있다니
그것은 바로 흰 눈 속의 저어새, 제주도에서 월동하는 저어새를 보는 것이다. p. 192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옥신각신하다 결국 큰제비갈매기로 결정을 내렸다.
큰제비갈매기라면 2009년 제주도 도감을 만들 때 1968년 관찰기록이 애매모호하다고
해서 제주도 조류목록에서 제외시켰던 종이 아니던가.
우리나라에서도 1917년 채집 기록이 있지만 이 또한 확실치 않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종이다. 희귀한 종을 만나서 기쁘긴 한데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다. p. 238
새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겨울이다. 새들이 무리를 지어 월동하고
해안이나 해안 습지의 개방된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쉽다.
또한 겨울에 월동하는 새들은 오리, 가마우지, 저어새처럼 크기가 커서 눈에 잘 띈다.
가끔 덩치 큰 맹금류들이 하늘 위를 날기도 한다.
맹금류를 구분할 줄 모른다 해도 시원스러운 외모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p.244
첫댓글 축하 드립니다. 귀한 조류생태 책자네요 기대 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표지 사진 짱입니다~^^ 연재때도 재밌게 보았는데 다양한 내용들이 눈길을 끄네요~~
와~~제가 새에 관심이 많답니다..일단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책 구매해서 볼게요..
고생 많으셨네요.
더불어 축하도 듬뿍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