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담하나 소개해 보렵니다. 거의 일년정도 지켜본 이야기입니다. 불자라는것만 알지 이름도 모르고 일년이 다 되어가는 엊그제서야 이 미담사실을 알고 우리도 한 번쯤 돌아보자는 의미로 들려주고 싶었어요.
어느 모녀가 있었어요. 작년부터 사찰해설을 위해 주말마다 절에 가는 제가 한 두달 지난즈음에 유독 눈에 띄는 모녀였지요 어머니와 함께 매주 매주 절에 와서 전각마다 초를켜고 쌀을 올 리고 매주 만나는 사람과 인사하게 하곤 내려가는 모습이 그때는 그저 '보기좋다'라늘 생각이었지요
한달 두달 반년 일년...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두 모녀는 항상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였죠. 속으로 매주 와서 초켜고 쌀 올려드리는 돈도 만만찮을텐데 '와 대단하네' 하고 생각하며 좀 더 눈여겨보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 덕담도 나누곤 했지요.
엊그제 두분이 너무보기좋고 대단하다고 했더니, 마침 어머니가 얘기 봇물을 쏟아내네요. 일찍이 불자로 절로 절로 다니고 중국까지 순례다녀온 기억을 더듬어 주면서 너무 좋았다고 회상을 하셨어요. 그때까지도 전혀 눈치를채지 못했는데 .. 마침 옆에 있던 지인이 알려주셨어요.
"저기 어머니 이제 저번 주 일도 기억하고 대화가 많이 이어질만큼 너무좋아졌다 그치" "아니 왜요? 저분이 어디 아픈가요?" 하고 물었더니 "여태 몰랐니?" "저 어머니 치매잖아 저리 젊은데 치매라 딸이 매주 델고와서 인사시키고 기억을 생성하여 연결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한건데 인제 진짜좋아져서 대화를 많이 연결해나간다"
이 얘길 듣는 순간! 나는 바로 "참회합니다"를 읇조렸습니다. 왜냐구요? 그 어머니가 멀쩡한데 대화하는 과정에 나도 모르게 내 깊숙이에 항상 '1%가 부족해보여' 측은지심을 담고 있었던거지요.
그리고 그날따라 전각을 돌고 내려가는 모녀의 모습이 얼마나 반짝반짝거리는지? 왜 전해들은 이야기로 인해 이렇게 달라져보이는지? 달라져보이는 만큼 내가 분별하고 있었던거지요.
딸을 보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며 대입시켜봤습니다. 나는 과연 그렇게 했는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두분다 마지막에 치매를 겪었지만 연세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는 과정이라고 순응하며 눈물만 쏟아냈던 기억이 스치니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뿐었어요.
어머니를 위해 매주 초를 밝히는 그 마음은 수행의 지혜를 밝히듯 어머니 기억체계를 새롭게 이끌었고. 매주 매주 절간을 드나드는 그길은 고단한 수행의 여정이되어 결국에는 치유의 길을 열어주셨더라구요.
이렇게 부모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딸의 모습이 더없이 존경스러울만큼 대견하게 보이니 그들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한폭의 수채화처럼 옅어질때까지 눈길을 뗄수가 없었답니다.
첫댓글 저도 오늘 아침에
요양병원에 계신 엄마를 뵙고
출근했네요.
엄마~~하고
불러봐도 대답없고
엄마~~ 딸 왔으니
눈좀 떠보라고
귀에다 대고 큰소리 내봐도
멀어진 의식에
반응이 없으셨네요...
참으로
엄마 생각에
눈물나는 밤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아휴 엄마가 ~
가슴이 짠하네요. 의식 없어 보일 뿐, 미동없이 계시지만 엄마!~ 부르는 소리 다 느끼고 계실겁니다.
그래도 들을수 있다 생각하고 하고 싶은말 ! 맘껏 하세요.
그마저도 안 계시면 엄마!를 아무리 불러도 이름은 허공에 맴돌뿐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