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물은 존재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세상이 필요로 한 것들이다. 이 세상에 없어야 할 것은 없다. 이렇게 좋은 세상을 결국엔 인간이 망하게 한다고 본다면, 정작 없어야 할 것은 인류인지도 모른다. 세상이 망하기 전에 남은 삶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좋은 것과 안 좋은 것,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으로 나눈다. 물론 가치로 본다면 다 소중하다. 이것은 인간이 편리에 따라 만든 기준일 뿐이다.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마저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는 자 없는 자.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유식함과 무식함 등등으로 편 가르기를 한다. 그렇게 해놓고 멸시하고, 무시하고, 무지막지하게 대한다.
물론 분류할 수 있다. 잘 살고 못 살고가 더 뚜렷해지고,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분명해진 세상.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에서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할까? 간간이 상대적 빈곤에 힘들어한다. 하지만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있고 없고를 떠나 사람은 인간다워야 한다. 있지만 천원에 인품을 버리고, 없지만 인격을 얻은자도 많다.
내 주위에 다양한 부류의 인격체가 있다. 그중에 특별한 인품의 소유자가 있어, 오랜만에 연필을 잡았다. 아무나, 누구나 할 수 없는 인품의 소유자다.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라고 하지만 스스로 가꾸어 가야 한다. 타고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인품의 소유자 박연환 회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 백전초등학교 42회 동기이자, 함양중학교 23회 입학 동기다. 삶의 뒤안길에서 박회장을 다시 만난 건 산천초목이 한참 변하고 나서다. 대충 50년은 될 것 같다.
가끔 초등학교 총동창체육대회에 갔었지만, 미미한 나의 존재로서는 만날 수가 없었다. 젊은 시절 도시로 떠났다가 귀향한 친구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고향 동기 모임(뽐날)을 결성했다. 그러다 얼떨결에 동기회 총무를 맡으면서부터다.
아주 어려웠던 그 시절이었지만, 초등동기회 발족을 위한 큰 기부로 멋지게 출발했고,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만약 그러한 마중물이 없었다면, 동기회는 출범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어부지리 동기회 총무를 맡으면서 박회장과의 운명적인 재회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만든 동기회가 없어질 기로에 서자, 너무나 안타까워 박회장이 다시 나섰다. 박회장의 진면목을 잘 몰랐던 내가 그의 인간미와 인품에 반하여 열심히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 백전초 42회는 박회장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백전초 100주년 기념식도 박회장의 애정 어린 찬조금으로 성대하게 치를 수 있었다. 모교의 도서관은 박회장의 기부책으로 가득 찼으며, 총동창 체육대회에는 어김없이 유아독존식 42회 부스를 설치해 준다. 그만큼 없어서는 안 될 하늘이 점지해 주신 분이라고 치켜세운다.
이번 함양중 23회 골프 모임도 와해 일로에서 물심양면으로 나섰다. ‘함중23’ 골프 모임도 인연이 다 하는 그날까지 올림픽 성화처럼 활활 타오를 것이다.
박연환 회장은 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발자취를 남기고자 한다. 학교에서 친구에서 사회에서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기부 천사가 된다. 내가 초딩 동기지만은 이만한 친구 본적 없으며, 친구 이상으로 존경하는 이유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기부 많이 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그 존재 가치를 마음껏 펼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