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6.
시간이 지나 잊혀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리면서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은 하나둘씩 면죄부를 받고 있다. 장관의 탄핵은 기각되고 용산서장 등 구속됐던 실무자들은 모두 풀려났다. 온 세계가 주목한 참사였고 자그만치 150명이 넘었는데 말이다.
오송 지하차도 사건 사망자수가 14명인데 검찰은 경찰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보다 10배가 넘는 사망자가 나온 이태원 참사에 대해 언론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당시에 거대참사여서 검찰이 수사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거대 참사는 수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인명 피해가 적은 사건만 압수수색을 하며 들쑤시는 나라가 제대로 된 법치국가 맞는가? 경찰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검찰과 법무부 장관이 그리도 마음에 들어 검경 수사 조정을 흐지부지 시켰는가?
이번에도 세상은 힘이 있고 없음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힘 있는 용산 경찰서장 등은 쉽게 풀려났고 힘 없는 지방 경찰들은 책임을 추궁당하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 힘의 역학 관계를 외면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경찰조직에서도, 심지어 길가다 묻지마 봉변을 당한다.
힘, 권력이란 단어를 터부시하거나 외면하지말고 관심을 갖고 역학 관계를 직시하자. 민주 시민의 역량은 별 거 아니다. 거창할 필요도 없다.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무관심하면 시간이 지나 언제든 내 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