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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2. 19.
수내동 2402호의 陰謀?… 무시무시 이재명 Vs. 사면초가 안철수
▶ 수내동 2402호의 비밀…이재명-김혜경 부부의 기생충 거주지?
지난 15일부터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모든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를 '상당히' 또는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세는 이미 윤석열 쪽으로 기울었다'는 성급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민심의 실재가 이미 윤석열로 결정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민심에 따른 투표가 반드시 민심(民心) 그대로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 문-재명 정권의 대한민국입니다. 이점을 간과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결코 안 됩니다. 상식적인 일반 국민이 무엇을 예상하고 전망하든지 문-재명 정권은 그것을 초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누구도 쉽사리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 또 터져나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법인카드를 횡령해 초밥, 샌드위치, 닭백숙…등 엄청난 물량의 음식을 7급 공무원 A씨로부터 공급받은 사실이 밝혀졌을 때, 국민들은 "대체 그 많은 음식을 누가 먹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오죽하면 불법적으로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노릇을 오랫동안 한 5급 공무원 배모씨조차 "(김혜경씨에게 숨겨둔) 남자가 있어나, 기생충이 사는 것이 분명하다"는 '진지한 농담'을 했을 정도입니다. 김혜경씨를 불법적으로 시중들었던 5급 공무원 배모씨와 7급 공무원 A씨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신기로운 일들이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가 17일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윤석열-안철수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 연합뉴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전 제주지사)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밀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수내동 아파트 바로 옆집 '2402호'에 2020년까지 김모씨 부부가 살았고, 김씨는 2007년 김혜경씨와 아들을 데리고 캐나다 유학까지 다녀온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인력공급 및 경호경비업 등을 하던 김씨는 현재 성남아트센터 공연기획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이웃집 김씨 부부의 사이가 '각별하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파트 이웃집에 살면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수내동 아파트 2402호'에서는 또 다시 상식밖의 일이 벌어집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2020년 8월 직원 합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수내동 2402호'를 2년간 9억5천만원에 전세계약을 했습니다.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의 직원 합숙소를 '경기지사 이재명씨' 아파트 바로 옆집에 마련한 것입니다. 특별한 '의도'가 없다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측은 "옆집에 이재명 후보(당시 경기지사)가 살고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재명 후보 측 역시 "전세 계약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측이 또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김혜경 부부는 이웃집 2402호에 살던 김씨 부부와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이사를 간다면 당연히 안부 인사를 했을 것이고, 아파트를 팔고 가는 것인지 아니면 전세나 월세를 주고 가는 것인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이재명씨가 경기지사였던 만큼, "경기주택도시공사에서 직원 합숙소로 계약했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일반의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후보 측은 "몰랐다"고 딱~~잡아떼고 있습니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에서 인사권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사택(아파트)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는 주장 또한 일반의 상식으로 믿기 어렵습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무엇하는 곳입니까? 바로 아파트 짓는 곳입니다. 이재명 후보와 그 주변 사람들은 항상 국민들을 붕어·가재·개구리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개·돼지 취급만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뻔한 XX말'은 할 수 없습니다.
2402호에는 또 다시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지난해 3월 규정을 개정해 '임원'도 합숙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직원 합숙소에 임원이 함께 살면, 그곳에 사는 직원들이 얼마나 불편하고 싫어할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 임원부터 직원까지 모두가 반대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상식밖의 '규정'이 마련됐다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합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지난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기주택도시공사 직원의 글을 공유하며 "GH가 이재명 후보 대선공약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GH 직원 합숙소로 위장한 '수내동 2402호'는 이재명 후보의 '불법적 대선 공약 테스크포스(TF) 아지트였다'는 합리적 추론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법인카드를 불법적으로 횡령해 주문한 '엄청난 양의 음식'을 대선 공약 TF 요원들(?)에게 접대한 것이 됩니다. 모든 의혹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이제야 상식에 부합합니다. 김혜경씨의 최측근이자 수행비서였던 배모 5급 공무원조차 이 사실을 몰랐을 만큼, '비밀조직'이었던 셈입니다. 이 역시 합리적 추론입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 "내가 이재명이다" GH 사장 이헌욱 변호사…이재명 집? "나 몰라"
'수내동 2402호'에 대한 의혹이 확산하자, 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었던 이헌욱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와 관련한 국민의힘 허위사실유포에 대하여 관용 없이 법적조치하겠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면책 특권에 숨지 말고 국회 밖으로 나와서 당당히 주장하고 법의 심판을 받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헌욱'이란 사람, 알고보니 '비밀스런 의혹의 인물' 그 자체입니다.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은 공식 임기보다 4개월여 앞선 시점에 사임하고, 지금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에서 약속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핵심 부동산 공약 중 하나인 '기본주택'을 설계한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헌욱 변호사는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절에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파트가 직원 합숙소 옆집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 GH 및 이재명 후보 측의 설명입니다.
이헌욱 민주당 선대위 약속과실천위원장과 이재명 후보 측이 '수내동 2402호'와 관련해 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강한 의혹은 이헌욱 위원장의 경력과 이재명 후보와의 관계에서 보다 명확해진다는 분석입니다.
이헌욱 변호사는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성남시가 설립한 주빌리은행의 고문 변호사를 맡았습니다. 주빌리은행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입니다.
이헌욱 변호사는 또 2016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성남FC 감사를 맡았습니다. 게다가 2015~2016년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의 후원금을 받아 성남FC에 지원했던 시민단체 '희망살림'의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받고 있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핵심 당사자이기도 한 셈입니다. 네이버는 2016년 9월 성남시로부터 분당구 정자동에 제2사옥 건축허가를 얻어냈습니다. 정황상 특혜와 불법의 냄새를 풀~풀~ 풍깁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이헌욱 변호사가 성남시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슬로건이 '내가 이재명이다' 입니다. 낙선한 이헌욱 변호사를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임명합니다. 이런 이재명 경기지사가 사는 아파트를, 이헌욱 변호사는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헌욱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약속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전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해명을 늘어놓는 이헌욱 변호사와 이재명 후보 측에게는 분명히 '말못할 사정' '감추고 싶은 진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26개 기초지자체 공약을 소개하는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종료 후 부인 김혜경 씨 불법 의전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뒤 자리를 뜨고 있다. / 연합뉴스
▶ 김경수 감옥 보낸 드루킹 사건…추미애와 이재명-이헌욱의 공모 의심?
이헌욱 변호사와 '수내동 2402호 의혹'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갑작스레 친문(親文) 단체들이 분기탱천하고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가 소환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16일 이재명 후보의 공식 온라인 선거영상 플랫폼에 등장해 '재명이 진짜 미애가 키웠어?'라는 질문에 "진짜지. 내가 당 대표였잖아"라고 답변했습니다.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이어서 "(이재명 후보가) 내 말은 아주 잘 들어"라고 했습니다.
상황을 제대로 알고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영상입니다. '수내동 2402호'를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전세 계약할 당시 사장 이헌욱 변호사가 바로 '친문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감옥행을 촉발시킨 드루킹 댓글조작 고발의 민주당 실무자였기 때문입니다.
드루킹 댓글조작은 민주당이 2018년 1월 댓글조작을 경찰에 고발한 이후 실체가 드러나면서 오히려 민주당의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고발을 주도했고, 이헌욱 변호사는 민주당 댓글조작·가짜뉴스모니터단 단장을 맡아 2018년 1월 3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진행된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조작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대단히 공교롭게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2018년 1월 19일 트위터에 "매크로 댓글조작 행위를 (성남)시에서도 모니터링해 자료를 축적 중이다. 중대범죄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2018년 5월 드루킹 특검법이 제정되고, '친문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결국 감옥살이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일부 친문(親文) 세력의 분개는 드루킹 사건을 촉발시킨 민주당의 댓글조작사건 고발이 애초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향후 대권 경쟁 상대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겨냥했다는 의구심에서 출발합니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돕고 있는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와 이헌욱 변호사가 경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견제하고 제거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 앞집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댓글 공작 찝어낸다더니 드루킹만 핀셋 고발하고 해체, 김경수 제거한 공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의혹'과 '의구심'이지만, 하나하나의 사실(Fact)들을 서로 엮어보니, 이재명-김혜경 부부, 이헌욱 변호사,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 사이에 어마어마한 음모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특혜, 성남FC 후원금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조폭 연루 의혹…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관련된 온갖 의혹과 불법 혐의 모두가 '이런 식'이 아닐까 생각하니 온몸이 오싹해 집니다.
때마침,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 검사)이 확보한 화천대유(대주주 김만배)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김만배씨 등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10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언론에 알려졌습니다.
정민용 투자사업팀장의 '공로'에 대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은 "기존 '성남 대장동·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에서 1공단을 떼어내 결합개발이라는 말을 없애 버리고, 직접 2016년 1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독대해 결재를 받아냄으로써 큰 역할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관련 모든 특혜와 이권은 이처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이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유승민 마침내 합류 '원팀' 완성…안철수-윤석열 단일화 기대?
정권 교체를 향한 공식 선거운동 초반 분위기는 순조로워 보입니다. 특히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내 경선에게 경쟁했던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의기투합하는 모습은 정권 교체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로써 국민의힘 당내 경선 경쟁자들의 '원팀'은 완성됐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일찌감치 윤석열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 솔선수범해 왔고, 아깝게 차점자로 낙선한 홍준표 의원도 상임고문으로 합류한데 이어, 마지막으로 유승민 전 의원이 정권 교체 대의(大義)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있지만,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이 보여준 깔끔한 모습은 박수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 직후,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말'보다 중요한 것이 '행동'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곧바로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지원하는 유세에 윤석열 후보와 함께 했습니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말로는 백의종군(白衣從軍) 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소 남의 집 닭 쳐다보듯 하는 행태'가 많았습니다.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많은 국민들은 이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해 쐐기를 박아주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주장이 걸림돌입니다.
현재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40%대 중반까지 오른 반면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선택'은 이미 끝났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우기는 것은 '정권 유지를 원하는 문-재명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기대한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를 단일화 하는 데, 정권 유지를 원하는 국민들을 포함시켜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정말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원했다면, 본인의 지지율이 17%까지 급등하고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던 1월 초쯤 제안했어야 합니다. 아니라면 설 연휴 이후 본인의 지지율을 20% 수준으로 올려놓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억지스런 미련을 버리고, 유승민 전 의원이 보여주었듯이 깔끔하게 정권 교체라는 '대의(大義)'를 따르길 권고합니다.
사실 안철수 후보는 사면초가(四面楚歌)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14일 "180석 여당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이 일을 추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밖에 없다. 박빙으로 야권이 이긴다 해도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름 일리 있는 옳은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대국민 경선 방법은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이준석 대표를 뽑았던 과정,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과정, 이번 윤석열 후보를 뽑은 과정과 다 동일한 방법이다. 윤석열 후보가 직접 말씀하셔야 한다. 거기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고 기염(氣焰)을 토했습니다.
1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대선 레이스에서)철수하실 거냐"고 묻는 한 시민의 질문에 "안철수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동남구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15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안철수 후보 측이 마련한 18대의 유세버스 중에서 최소 3대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2명이 숨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사고 소식을 접한 즉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빈소가 차려진 충남 천안으로 이동했습니다.
입장문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마음에 그냥 눈물이 난다. 참으로 비통한 마음뿐이다. 제대로 된 사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나더라도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의당 관계자와 안철수 후보가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본인을 비롯해 국민의당 당원, 지지자 그 누구도 상식적인 판단력을 가졌다면 '안철수 후보가 3월 9일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는 지금 '대선 완주'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정권 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져버리고, 문-재명 정권 출범에 한가닥 희망의 줄을 잇게 해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이고 올바른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대정신에 충실하는 것이 안철수 후보가 가야할 길이고 사는 길입니다. 너무 늦지 않게, 가능하면 이번 주말 안에 장례식이 끝나는 대로 '위대한 결단'을 기대합니다. 물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의힘 당의 '통 큰 포용'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혹시나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독자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는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세력들이 함께 할 때 비로소 가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상당수 드러났고 지금도 계속 밝혀지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 주변의 '무시무시한 일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뻔뻔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악착같이 지지하는 적지 않은 국민들을 지켜보면서 안일(安逸)한 판단을 한다면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sukmin@imaeil.com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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